[르포] “전통 시장 품은 신축 아파트”… 주변 노후화는 ‘아쉽’ [영등포푸르지오센트럴위브]

이미호 기자 2024. 4. 8.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역세권 입지에 병원·타임스퀘어 도보권
아크로스퀘어타워와 ‘쌍벽’ 이룰 듯
전통시장 뒤쪽 상권, 옛 모습 간직
여의도 출퇴근 수요자, 선호 예상

정보 홍수 시대. 부동산 정보도 예외는 아닙니다. 독자들 대신 직접 분양 예정 단지에 가봅니다. 실수요자가 누구냐에 따라 강점이 약점이 되기도 하고, 반대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보여드립니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입니다.[편집자주]

영등포푸르지오센트럴위브 공사현장 입구로 덤프트럭이 들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 왼쪽에 보이는 아파트는 오는 8월 입주 예정인 센트레빌아스테리움영등포(가로주택사업)./사진=이미호기자

재개발 정비구역은 통상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비해 주변이 복잡하고 지저분하다. 빌라와 단독주택 등 형태와 크기가 각기 다른 건물들이 노후화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전통 시장’까지 품고 있다면? 주거 환경은 물론 투자 측면에서도 고개가 갸웃해진다.

하지만 지난 4일 직접 둘러본 영등포센트럴푸르지오위브 일대는 “그 생각은 편견”이라고 말해주는 듯 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에서 나와 한 3분쯤 걸었을까. 양산로를 기준으로 왼쪽에는 영등포동 대장주이자 영등포뉴타운에서 가장 먼저(2017년 8월) 입주한 아크로타워스퀘어(1-4구역 재개발)가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바로 오른쪽에는 영등포센트럴푸르지오위브 공사현장을 둘러싼 하얀색 담장이 보였다. 오히려 신도시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영등포 뉴타운은 과거 주거지가 아닌 공장지대였다. 대부분 준공업 지역이라 소규모 공장이나 점포, 식당, 식품점들이 많았다. 생계 때문에 이주 부담이 큰 사람들이 상당수였다는 뜻이다. 재정비 사업 진척이 없자 서울시는 50%만 허용했던 주거 비율을 연면적의 90%까지 늘렸다. 이후 속도가 붙었고 각 구역들이 속속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이다.

마침 영등포센트럴푸르지오위브 공사현장 입구 맞은편에 센트레빌아스테리움영등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곳은 2022년 평균 경쟁률 200대1을 기록해 주목받은 곳으로, 오는 8월 입주다. 재개발 구역들이 마치 블록처럼 하나씩 하나씩 맞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주변 일대가 살기가 좋다. 일단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가고 병원과 복합쇼핑몰도 가까이에 있다. 재래시장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며 “지금은 좀 정신없지만 일대 개발이 완료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영등포동 대장주 아크로스퀘어타워의 모습. 영등포푸르지오센트럴위브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일대에서 가장 비싼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아파트다./사진=이미호기자

실제 이 아파트에서 도보로 4분 거리에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이 있었다. 직접 타임스퀘어까지 걸어가보니 11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도 1㎞가 채 안되는 거리에 있었다. 5호선 여의도역까지 지하철을 이용하든 버스를 이용하든 20분내로 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인 가구 직장인이나 신혼 부부 및 맞벌이 부부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짐작됐다. 도보로도 33분 밖에 걸리지 않아 날씨가 좋을 땐, 운동 삼아 걸어서 출퇴근도 가능해보였다.

또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도 도보로 13분 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가깝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영등포역을 통해 KTX 호남선도 이용할 수 있다.

학교 여건은 좋지 않았다. 영중초등학교가 가장 가까운 학교인데, 단지 정문에서 영등포시장역까지 걸어서 6분 이동한 뒤, 횡단보도를 이용해 큰 길(사거리)를 건너야 한다. 또는 역사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1번 출구 밖으로 나와야 하기 때문에 초등 저학년생을 둔 학부모라면 등하교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중학교는 양화중학교를 다녀야 하는데 버스로 20분, 도보는 26분 이상 걸린다.

이 관계자는 “동네 자체가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며 “생활인프라가 가까이에 있어 편리하지만 아이들 키우기엔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학원가도 결국은 목동까지 가야 한다”고 했다.

주변 정비가 아직 안 된 곳도 있었다. 단지 정문에서 영등포로45길을 따라 영등포역 방향으로 쭈욱 내려와 보니 ‘영등포 전통시장’이 보였다. 시장은 옛날 모습을 벗고 현대적으로 변한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다만 시장 입구와 가벽에는 ‘영등포 전통시장 정상 영업 중입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아파트 건축 공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보려는 노력으로 보였다.

영등포 전통시장 입구에 걸려 있는 현수막./사진=이미호기자

특히 재래시장 너머로 오래된 공업사와 폐점한 상점 등 옛 영등포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 남아 있었다. 마치 이 아파트를 둘러싸고 미래와 과거가 공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보면 뉴타운 정비사업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동네가 번잡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곳은 개발로 인한 발전이 확실한 곳이다. 실제 그것을 염두에 두고 실거주 겸 투자를 생각해 청약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와 비교해 튀지 않는 가격으로 책정됐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높은 분양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분양가는 3.3㎡당 3500만원 안팎 정도로 예상되는데, 작년 2월 분양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가 평균 3473만원이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작년보다 공사비가 10% 이상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며 “청약자 수는 1만5000명 이상은 충분히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로 중소형 평형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여기보다 상급지인 목동 재건축을 기다리는 수요도 있겠지만, 시일이 오래 걸린다는 점에서 ‘신축 아파트’에 목 마른 사람들이 청약할 것이다. 영등포뉴타운은 인근 신길뉴타운 보다는 상급지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영등포센트럴푸르지오위브와 영등포시장역(지하철 5호선) 사이에 위치한 영등포재정비촉진지구의 모습/사진=이미호기자
영등포 재정비지구 일대는 과거 준공업지역이었다. /사진=이미호기자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