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값 반등 언제?…소비부진·수입 공세에 발목

이민우 기자 2024. 4. 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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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생산비 밑으로 형성된 돼지고기값이 3개월이 지났지만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돼지고기값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데는 극심한 소비 침체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현장에선 돼지고기 덤핑(헐값) 판매 등 소비부진 여파가 나타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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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균 4702원 생산비 밑돌아
물량 줄었지만 경기 위축 영향
외식시장 수요는 외국산이 잠식
가정의 달 앞두고 상승세 전망
극심한 소비부진과 외국산 공세로 국산 돼지고기값 약세가 계속되면서 농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손세희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대한한돈협회장, 왼쪽 두번째)이 2월29일 서울 중구 청계천광장에서 열린 ‘삼겹살데이 1+1 판매행사’에서 소비자에게 삼겹살을 건네고 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연초부터 생산비 밑으로 형성된 돼지고기값이 3개월이 지났지만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공급량이 줄었지만 극심한 소비부진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들어 돼지고기 수입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드러나 가격 약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4일 돼지고기 경락값(등외 제외)은 1㎏당 평균 4702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854원) 대비 3.1% 낮은 값이다. 대한한돈협회가 올 1월 추정한 돼지고기 1㎏당 생산비(5119원)보다도 8.1% 낮다.

돼지고기값은 지난해말 4000원 중반대로 하락하며 생산비 밑으로 떨어진 뒤 전반적으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2월 설 소비 성수기엔 경기 파주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이동제한을 우려해 농가들이 홍수출하를 하자 값 반등에 실패했다.

3월 들어서는 삼겹살데이(3월3일) 할인행사 직후 5일간 5000원대를 웃돌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내 4000원대로 하락하며 현재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돼지고기값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데는 극심한 소비 침체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3월 한달간 공급물량이 전년보다 줄었음에도 소매가 부진하자 육가공업계의 돼지고기 매수세가 약해져 하락세가 이어진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3월 돼지 도축마릿수는 159만3965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감소했다.

김성기 우성유통 영업팀장은 “삼겹살데이 행사 이후 육가공업계에서 가축전염병에 따른 공급량 부족을 우려해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일시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소매 경기가 극도로 위축되는 등 시장상황이 어려워지자 다시 관망세로 돌아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 현장에선 돼지고기 덤핑(헐값) 판매 등 소비부진 여파가 나타나는 상황이다. 김재욱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대전충청지회장은 “현재 일부 업체가 삼겹살을 1㎏당 1만4000원대에 판매하는 등 덤핑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판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겹살은 보통 1㎏당 1만5000~1만6000원선에서 유통되고 있다.

올초 돼지고기 수입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도 돼지고기값 하락세를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1∼2월 돼지고기 수입량(냉동·냉장 삼겹살 및 기타 기준)은 9만4371t으로 지난해(8만3897t)보다 12.5% 많았다.

김성환 충북 농협음성공판장 경매실장은 “외국산은 주로 식당 등에서 유통되기 때문에 외식분야 돼지고기 수요를 상당 부분 잠식했을 것”이라며 “외국산 증가는 국산 돼지고기값 하방 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돼지고기값 향방은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이후 소비 심리가 얼마나 회복되느냐에 달렸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고병원성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과 돼지유행성설사병(PED) 등 가축질병으로 공급량이 감소하고, 5월 가정의 달 행사 때 소비촉진이 이뤄진다면 가격 상승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심대용 한돈협회 한돈미래연구소 연구원은 “현재까진 질병에 따른 공급량 감소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나타나진 않고 있다”며 “다만 매년 이 시기 돼지고기값이 상승한 데다 가정의 달을 앞두고 소비가 늘어날 수 있어 이달 중 500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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