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로 번 재산, 다 주고 떠난 할머니…“힘든 아이들 위해 써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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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도우미 등 한평생 궂은일을 하며 어렵게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한 80대 할머니가 쓸쓸하게 홀로 생을 마감했다.
권 할머니는 지난 1월 자신의 전 재산 5000여만 원을 저소득층 학생 등 불우이웃에게 써달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만덕3동 행정복지센터, 적십자 등에 나눠 기부했다.
재산을 기부한 권 할머니는 빠르게 쇠약해졌다.
권 할머니는 자녀 등 연고자가 없어 북구청이 지역의 한 장례식장을 빌려 공영 장례로 장례식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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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서 사망 전 5천만원 쾌척
“다 나누고 떠나는 게 도리”
권 할머니는 지난 1월 자신의 전 재산 5000여만 원을 저소득층 학생 등 불우이웃에게 써달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만덕3동 행정복지센터, 적십자 등에 나눠 기부했다. 이 돈은 기초생활수급자인 권 할머니가 가사도우미 생활을 하면서 평생 모은 재산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하며 느꼈던 서러움을 자라나는 아이들이 느끼지 않길 바랐다. 이에 형편이 어려운 아이를 위해 써달라며 기부를 결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 할머니는 결혼은 했지만 자식이 없다는 이유로 시댁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고 그마저도 연락이 끊겨 혼자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기 힘들어 서울 등지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면서 생계를 이어왔고, 생활비를 아껴 적금 통장에 돈을 모았다.
고인은 그동안 여러 차례 만덕3동 행정복지센터 측에 기부 의사를 밝혔다. 행정복지센터 측은 “오래 사시면서 본인을 위해 돈을 쓰시라”고 말렸지만 권 할머니의 뜻을 꺾지 못했다. 당시 고인은 구청 직원에게 “세상 떠날 때는 다 나누고 가는 게 도리”라는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을 기부한 권 할머니는 빠르게 쇠약해졌다. 고인은 수년 전부터 두 다리에 마비 증세가 시작돼 보행기나 요양보호사의 도움 없이는 거동이 힘들었고, 지난달에는 요양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했다. 권 할머니는 코로나19 등의 확진 판정을 받으며 호흡곤란·심부전 등을 겪다가 끝내 세상을 떠났다.
권 할머니는 자녀 등 연고자가 없어 북구청이 지역의 한 장례식장을 빌려 공영 장례로 장례식을 치렀다. 오태원 북구청장과 북구 직원들이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북구 관계자는 “살아생전에는 고독한 삶을 사셨으나, 나눔을 실천하며 보여주신 온기는 우리 사회에 오래 남아 기억될 것 같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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