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찍으면 사표?”…국민의미래·자유통일당 ‘보수표’ 놓고 난타전

문광호 기자 2024. 4. 7. 20: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로 허위사실 유포 의혹 제기
‘표 잠식’ 위기감 느낀 여당 측
“우리가 정통 보수, 홍보할 것”
‘때이른 무더위’도 지지 열기 못 말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7일 서울 서초구 거리에서 홍익표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 중인 이재명 대표를 바라보고 있다.(위쪽 사진) 충남 공주시 공주대학교 후문 앞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정진석 국민의힘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주축으로 하는 극우 성향 자유통일당과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가 7일 서로를 향해 “‘우릴 찍으면 사표가 된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자유통일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주장하며 국민의힘에 실망한 극우 결집을 시도했다.

자유통일당 비례대표 1번 후보인 황보승희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힘 일각에서 자유통일당을 찍으면 사표가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를 반박했다. 최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3일 실시한 조사에서 비례대표 정당 중 자유통일당 지지율이 5.9%까지 나왔다는 것이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윤 대통령 40년 지기인 석동현 비례 2번 후보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국민의힘은 자유통일당에 비례표를 찍으면 죽은 표가 된다고 왜곡하는 것을 삼가주기 바란다”며 “국민의힘이 보수우파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긴 점을 직시하고 보수의 빅텐트 아래 모든 우파세력이 연대해 좌파의 공세로부터 윤석열 정부를 지키자고 호소하라”고 촉구했다.

자유통일당은 최근 ‘윤 대통령 지키기’를 총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 범국민대회’에 나서겠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실망한 보수 표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통일당 고문인 전광훈 목사는 전날 SNS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내야 할 우파정권은 지금 전무하다”며 “중도 발언에 스스로를 옭아매 결국 대통령 탄핵까지의 설계가 완료됐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자유통일당이 특정 계층에 대한 혐오 정서와 막말성 발언으로 표심을 모으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박진재 자유통일당 대구 북갑 후보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강압적으로 체포·억류·검문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전 목사는 전날 유튜브 채널 ‘HEP방송’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 “간첩이라고 말했지 않느냐. USB 넘겨준 것이 결정적인 간첩”이라며 “김대중(전 대통령)도 간첩이고 다 간첩인데 노무현(전 대통령)은 조금 다르다. (미국에 가서) 전향하고 돌아와서 FTA도 하고 제주도 강정(해군)기지 했다가 완전히 노사모한테 그냥 묵사발이 된 거다. 그래서 자살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미래는 단호한 대응을 예고했다. 강세원 국민의미래 선대위 공보단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사전투표를 전후해 국민의미래에 투표하면 그 표는 사표가 되므로, 다른 보수성향 정당에 투표해야 한다는 허위 사실이 SNS를 중심으로 유포되고 있다.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민의힘·국민의미래 입장에서는 자유통일당이 보수층의 표를 잠식하는 것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자유통일당이 비례대표 투표에서 3% 이상을 득표하면 그만큼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석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역구에서 자유통일당 후보들이 선전할 경우 격전지 당락이 바뀔 수도 있다. 한 국민의미래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보수의 정통 정당은 국민의미래라는 식의 홍보를 더 많이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