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점·ATM 감소 지속...금융취약계층 불편 가중

김지선 기자 2024. 4. 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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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대전 서구의 한 ATM 기기 앞에서 만난 70대 김 모 씨는 은행 업무에 대한 불편함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예전엔 아파트 상가 건물 안에도 소규모 영업점들이 많았다"며 "지금은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선 차량 이동이 필수인데, 택시도 예약 안 하면 못 탄다. ATM도 어느 샌가 없어져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나가려면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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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은행 영업점 2018년 4698곳서 지난해 3926곳으로 16.4% 감소
같은 기간 대전에선 149곳→123곳으로 17.4% 감소…전국보다 감소폭 커
ATM도 전국서 5년만 27.6%(7919대) 사라져…대전서는 2021년에만 72대↓
고령층 영업점 이용 불편, 청년층은 취업문 감소에도…"통·폐합 분위기 여전"
게티이미지뱅크

"늙은 사람들은 어딜 가나 눈치를 봐야 해요"

지난 5일 대전 서구의 한 ATM 기기 앞에서 만난 70대 김 모 씨는 은행 업무에 대한 불편함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예전엔 아파트 상가 건물 안에도 소규모 영업점들이 많았다"며 "지금은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선 차량 이동이 필수인데, 택시도 예약 안 하면 못 탄다. ATM도 어느 샌가 없어져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나가려면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김 씨는 이날 현금 인출을 위해 거주지로부터 버스를 타고 세 정거장을 거쳐 해당 영업점 내 ATM 기기를 찾았다.

은행권 점포 폐쇄에 따른 고령층 등 이른바 '금융취약계층'의 접근성 악화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가운데 대전에서도 영업점과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이 빠르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전 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영업점 수는 총 123곳이다. 2018년 말 149곳과 비교하면 5년 만에 17.4%(26곳)나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전국의 감소폭 16.4%(4698곳→3926곳) 보다 높은 수치다.

ATM 감소도 가파르다.

5대 시중은행의 전국 ATM 대수는 2018년 말 2만 8698대에서 지난해 말 2만 779대로 27.6%(7919대) 줄었다.

대전에선 2021년 한 해에만 72대(3318대→3246대)의 ATM이 사라졌다는 게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의 설명이다.

이처럼 영업점·ATM기기가 사라지면서, 현금 사용률이 높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금융취약계층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 2022년 발표한 '2021년 지급수단 및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를 보면 70대 이상의 63.5%는 여전히 지급수단으로 '현금'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금융서비스 이용 시 가장 선호하는 접근방식'으로 '모바일'을 선택한 70대 이상은 2.9%에 불과했으며, 'PC'를 선택한 비중은 1.8%뿐이었다. 95.3%는 '지점, ATM, 실물카드, 현금 등'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영업점 폐쇄에 따른 청년층 일자리 감소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올 상반기 100명의 신입 행원을 채용, 지난해 동 분기 250명 대비 절반 이상(60.0%) 규모를 축소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상반기 250명서 28.0%(70명) 감소한 180명, 하나은행은 250명에서 40.0% 줄어든 150명을 각각 채용했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NH농협은행만 유일하게 50명 늘린 530명을 신규 채용했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모바일 금융거래 증가에 따른 내점객 감소, ATM 유지·관리 비용 등을 이유로 영업점과 ATM 기기를 지속 줄이는 분위기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점 통·폐합과 그에 따른 채용 규모 축소는 어쩔 수 없는 추세"라며 "ATM의 경우 월 유지관리 비용만 최소 50만 원 이상인데다, 수수료 감면 혜택 확대, 이용률 감소 등에 따라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다 보니 기기 철수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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