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활용 수업이 대세…머뭇거리면 낙오"

안수진 기자(goodvibes52@mk.co.kr) 2024. 4. 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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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권위자 마사 폴랙 코넬대 총장 방한
대학내 AI도입 교육 선도 위해
준비 조직·가이드라인 마련
의대·농대선 연구에 이미 활용
위험만 초점두면 기회 상실해
정부·기업·학계 美 AI연합체
규제논의하지만 지원에 우선
한국도 이런 방식 참고해야

"학생들에게 인공지능(AI) 활용법을 가르치는 건 생각해보면 과거에 우리가 계산기를 다루는 방식과 유사하다. 처음 계산기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아이들이 기본 덧셈·뺄셈도 배우지 않을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연산을 가르치며 동시에 계산기를 쓰지 못하게 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2017년부터 7년째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를 이끌고 있는 마사 폴랙 총장(65)을 최근 매일경제가 만났다. 그는 이달 5일부터 사흘간 서울에서 열린 코넬대의 아시아 퍼시픽 리더십 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했다.

아시아 퍼시픽 리더십 콘퍼런스는 2008년부터 16년째 진행 중인 코넬대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문회 행사다. 우리나라에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부회장, 그리고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이주호 사회부총리가 모두 코넬대 동문이다.

폴랙 총장은 AI와 자연어 처리를 전공한 컴퓨터 과학자로, 미시간대 학장을 지냈고 IBM 이사와 인공지능연구저널 편집장, 인공지능발전협회 회장 등을 거치며 미국 내 AI 학계를 이끌고 있다.

폴랙 총장은 "AI를 활용하면서 인류의 건강에 대한 부분은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면 코넬대에서는 의과대학 연구진과 컴퓨터 과학자가 함께 심장병이 언제 심부전으로 진행되는지 밝혀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심장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다른 분야는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한 부문으로, 컴퓨터 과학자와 농업 분야 연구원들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농작물 재배에서 어떻게 물과 살충제, 화학비료를 최소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7년간 코넬대를 이끌면서 그는 인공지능 세상에서 살아가게 될 미래 세대 교육에 대한 철학도 밝혔다. 그는 "우리 학생들은 AI가 지배하는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강의실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가르치고,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교육 방식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며 "코넬대는 수업에서 AI를 사용하는 방식에 대한 체계와 이를 운영하는 별도 조직을 마련했다. 세 가지 범주의 기본적 기술을 배우는 과정으로, △생성형 AI를 쓰면 부정행위가 되는 수업 △사용할 순 있지만 어디에 썼는지 꼭 명시해야 하는 수업 △전반적인 목표가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고 학생이 하는 일에 관여하는 방식을 가르치는 수업으로 나눠서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유럽연합(EU)이 '인공지능법'을 통과시키는 등 적극적인 규제를 펴고 있는 반면 미국 정부는 AI 관련 규제 법안을 발족하지 않는 데 대해 폴랙 총장은 "미국도 물론 어떤 규제를 해야 하는지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조금 더 기술적인 혁신을 지원하는 데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며 "그러한 규제들이 큰 기업체보다는 작은 기업들에 큰 피해를 끼치기 때문에 미국은 작은 기업들을 보호하는 데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들이 이런 강대국의 프로토콜을 따라가며 실리를 챙기는 방법에 대해서도 그는 "미국에는 50여 개 기업과 정부기관, 학술기관이 함께하는 AI 연합체가 있는데, 코넬대도 여기에 함께하고 있다"면서 "여기서 기술과 여러 정책에 대해 아이디어를 나누며 AI 생태계를 만들어가는데, 한국 정부도 이러한 방식을 참고해 발전을 모색하면 어떨까 싶다"고 조언했다.

폴랙 총장은 AI 발달이 인류에 많은 도움을 줬지만, '신뢰할 만한 정보'에 대한 우려와 교육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어떤 정보가 진짜인지 알기 위해 지역사회와 단체가 공공의 신뢰를 키우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신문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폴랙 총장은 다음달 한국에서 열리는 AI 안정성 회의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다루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잠재적 위험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잠재적 기회 또한 잃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안수진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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