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빠지면 환불해 드려요”…가뭄의 단비처럼 찾아온 공모주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4. 4. 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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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출처 : 연합뉴스]
IPO(기업공개) 시장에 때아닌 춘궁기가 한달여 가량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공모주 투자자들이 기다리던 이차전지 장비업체 제일엠앤에스의 IPO가 본격화되면서 식어가는 열기를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회사는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 영업이익이 나고 있는데다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하락하면 상장 주관사에서 주식을 매입해주는 환매청구권도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번주에 이어 다음주에도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하는 일반 기업은 0곳이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신한제13호스팩 정도만 11~12일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뜻하지 않게 찾아온 IPO 춘궁기는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지난달 25~26일 아이엠비디엑스의 청약 이후 3주째 공모청약이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아이엠디비엑스도 지난달 14~15일 진행된 엔젤로보틱스 청약 이후 열흘 만에 진행된 청약이었다. 당초 지난달 말로 예정돼있던 코칩, 민테크, 이노그리드 등의 청약 일정이 대거 이달 중순과 하순으로 밀린 영향 탓이다.

한산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주인공으로는 이차전지 장비업체 제일엠앤에스가 꼽힌다. 제일엠앤에스의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이날부터 시작됐다. 오는 12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18~19일 KB증권 창구를 통해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접수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1만5000원에서 1만8000원이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3098억원에서 3711억원이다.

이 회사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노스볼트 등 이차전지 제조사에 믹싱장비를 납품하는 업체다. 믹싱은 가루 형태의 활물질에 바인더, 도전재를 섞어 슬러리 형태로 만드는 전극공정의 첫 공정을 말한다. 2007년부터 삼성SDI에 대형 믹싱장비를 최초로 공급한 이력 보유하고 있고 전체 매출의 90% 가량이 이차전지 분야에서 발생하는 진짜 이차전지업체다.

지난 2022년 매출액 618억원에 영업이익 20억원, 지난해 매출액 1431억원에 영업이익 18억원으로 이미 흑자를 내고 있는 회사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상장된 이차전지 장비업체들의 주가 흐름이 소재쪽보다도 더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차전지라는 테마 자체는 공모주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종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흥행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엠앤에스 공모주 투자자에게는 환매청구권도 부여된다. 환매청구권은 상장 이후 3개월 내에 주가가 공모가보다 10% 이상 하락하게 되면 상장 주관사인 KB증권을 통해 공모가의 90%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다. 수익이 나면 모두 투자자의 몫이지만 10% 이상의 손실은 발생하지 않는 구조다.

환매청구권이 붙은 것은 이 회사가 영업이익은 흑자이나 당기순이익은 적자 상태기 때문이다. 제일엠앤에스는 지난 2022년 185억원, 지난해 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크게 우려할 부분이 아니다. 제일엠앤에스는 지난 2020년 총 150억원 어치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신주인수권부사채와 상환전환우선주는 기업의 가치가 증가할수록 부채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같은 파생상품손실이 2022년에 192억원, 지난해 63억원이 발생했다. 지난 2022년 발행한 전환우선주를 제외하면 이미 전량 보통주로 전환된 상태여서 추가적인 회계이슈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믹싱 사업의 경우 고객사와 장비 업체가 함께 연구 개발과 설비 개선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라며 “국내에서도 제일엠앤에스, 윤성에프앤씨, 티에스아이 등 3사가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일엠앤에스는 경쟁사 대비 고객 다변화가 잘 이뤄져있다”며 “고객사들의 폭발적인 증설로 인해 수주잔고가 대폭 증가하고 있어 매출 성장의 가시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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