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 앞에서 분필 ‘쫙’ 근데 일타강사 아니네…알고보니 ‘리액션’ 영상 인기 쑥쑥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4. 4. 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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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 강사'처럼 보이는 한 여성이 한숨을 내쉬며 분필을 집고, 칠판에 '17화'라고 적는다.

이를 본 MZ세대는 삼삼오오 리액션 영상 콘텐츠로 모여 댓글을 통해 활발한 토론을 이어간다.

예컨대 구독자 수가 20만명이 넘는 한 '리액션 전문' 유튜버의 콘텐츠 리뷰 영상에는 기본적으로 1000∼3000개의 댓글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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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하말넘많’. [사진 출처 =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일타 강사’처럼 보이는 한 여성이 한숨을 내쉬며 분필을 집고, 칠판에 ‘17화’라고 적는다. 이내 카메라를 보며 “이제 17화까지 봤으니까 18화, 19화, 20화 남았네요”라고 말한다.

티빙 연애 리얼리티 시리즈 ‘환승연애’를 본 뒤 리뷰 영상을 리뷰하며 주목받은 인기 유튜버의 영상 속 한 장면이다. 지난 17화를 리뷰한 영상의 조회수는 30만회를 훌쩍 넘어섰다.

7일 방송가에 따르면 예능 프로그램을 중계하듯 해설하고 평가하는 각종 ‘리액션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강사처럼 출연진의 감정선을 칠판 위에 그려가며 콘텐츠를 리뷰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편안한 차림으로 방에서 ‘먹방’(먹는 방송)을 하며 콘텐츠를 시청하는 리액션 유튜버도 있고, 커플끼리 토론하며 콘텐츠를 감상하는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낸 이들도 있다.

이들은 출연진의 감정이나 태도 등을 두고 마치 자기 일인 것처럼 과몰입해 반응한다.

프로그램에서 ‘빌런’으로 꼽히는 이들의 행동에 속 시원하게 욕해주고,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출연자의 심리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본 MZ세대는 삼삼오오 리액션 영상 콘텐츠로 모여 댓글을 통해 활발한 토론을 이어간다.

유튜브 ‘찰스엔터’. [사진 출처 = 유튜브 영상 갈무리]
예컨대 구독자 수가 20만명이 넘는 한 ‘리액션 전문’ 유튜버의 콘텐츠 리뷰 영상에는 기본적으로 1000∼3000개의 댓글이 달린다. 시청자들은 매번 같은 이유로 싸우는 커플의 대화 패턴을 분석하고, 제작진의 연출 역량을 지적하기도 한다.

리액션 영상을 보는 게 일종의 콘텐츠 시청 루틴으로 여겨지며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 해가는 모습이다. 애청자들은 “본방송을 보고 리액션 콘텐츠까지 봐야 방송을 다 본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다.

젊은 세대가 리액션 콘텐츠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대면이 일상화된 시청자들의 소통 욕구를 파고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이 나온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리액션 콘텐츠 등을 통해 프로그램 속 출연진의 행동을 분석하고, 토론하는 트렌드는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요즘 세대가 인간관계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런 콘텐츠들이 인터넷상에서 자기 의견을 표출하는 데 익숙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소통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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