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IT] 출판만화 종주국 일본 홀린 네카오 웹툰

최은수 기자 2024. 4. 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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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세로 스크롤 네카오 웹툰 플랫폼 일본 만화 공습
'라인망가' 월 거래액 1억엔 돌파 작품 증가…픽코마 연거래액 1000억엔
젊은 세대 중심 대중문화로 안착…"만화도 한국에 밀려날 것" 일본 우려
라인망가에서 연재하는 웹툰 ‘상남자가 지난 3월 한달 거래액으로 1억1500만엔(10억 2000만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사진=라인망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원조 출판만화 강국인 일본에서 한국 웹툰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가로로 읽는 종이 만화 대신에 스마트폰 세로 화면에 맞춰 '쓱쓱' 쉽게 읽히는 웹툰이 Z세대를 공략해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일본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입니다. 급기야 일본에서 현지에선 K-웹툰에게 만화 종주국 이미지를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이 일본에서 운영 중인 현지 플랫폼 ‘라인망가’는 월 거래 규모가 1억엔(약 8억9374만원)을 넘는 한국 웹툰이 지속 배출되고 있습니다. 웹툰 상남자(각색/그림/원작: 하늘소/도가도/김태궁)가는 지난 3월 한달 거래액 규모가 1억1500만엔(10억200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웹툰 상남자는 성공만 바라보며 평범한 직장인에서 유명 기업 CEO 자리까지 오른 주인공이 신입사원 시절로 돌아가 과거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평범한 샐러리맨들의 희로애락을 생생한 상황 묘사와 통쾌한 전개로 풀어내며 일본 독자층을 사로잡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2013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라인망가는 일본 1위 메신저 ‘라인’ 지위를 활용해 시장을 선점했습니다. 책 중심 일본 만화 중심 시장에 세로 스크롤 웹툰을 선보이면서 신선한 충격을 줬습니다. 현재 라인망가에서 월 거래금액 1억엔이 넘는 한국 웹툰은 상남자와 ‘입학용병’, ‘재혼황후’, ‘약탈신부’ 등 4개입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 현지 웹툰 ‘신혈의 구세주~ 0.00000001%를 맞혀 최강으로~’도 지난 1월 한달 거래액 1억 2000만엔을 기록했습니다.

카카오의 디지털 만화 플랫폼 픽코마는 작년 일본 거래액이 1000억엔을 돌파했습니다. 단일 플랫폼 사상 최초의 기록입니다. 일본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서 가장 돈을 많이 쓴 앱으로 꼽혔습니다. 특히 '외과의사 엘리제', '동물들의 공주님' 등 국내 웹툰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픽코마는 2016년 4월 일본에서 한국 웹툰 뿐만 아니라 일본 만화를 일컫는 ‘망가’도 서비스하는 플랫폼입니다. 2020년에는 라인망가를 제치며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에서 1위를 기록 중입니다. 픽코마가 선제적으로 도입한 ‘기다리면 무료’ 정책이 큰 호응을 얻었고, 만화 한 권을 에피소드에 따라 나눠 제공하는 ‘화 분절’ 방식도 인기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질세라 라인망가는 라인디지털프론티어가 인수한 이북재팬 플랫폼와 합친 지난해 통합 거래액이 11개월만에 1000억엔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 플랫폼의 선전으로 일본에서는 출판만화를 스캔해 옮기는 디지털 만화가 아닌 웹툰 형식으로 제작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두 앱이 일본 만화 앱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카카오픽코마는 2016년 4월 세계 최대 만화 시장 일본에서 첫 선을 보인 디지털 만화 플랫폼 ‘픽코마’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거래액 1000억엔(한화 약 9000억원)을 경신했다고 22일 밝혔다.(사진=카카오픽코마)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웹툰 기반 영상화 작품들도 덩달아 일본에서 인기입니다. 성공적인 2차 IP 제작이 실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라인망가 연재 웹툰 ‘간을 빼앗긴 아내’ 동명의 드라마는 이달 일본 니혼TV를 통해 방영됩니다. 원작은 일본 누적 조회수 1억3300만회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싸움독학’ 애니메이션은 후지TV 플러스 울트라 채널에서 이달 방영됩니다. 해당 원작 글로벌 누적 조회수는 작년 기준 20억회를 넘습니다. 네이버웹툰 원작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롯폰기 클라쓰’로 제작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초 ‘나 혼자만 레벨업(나혼렙)’의 애니메이션을 TV와 글로벌 OTT를 통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지역에 동시 공개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웹툰 IP ‘외과의사 엘리제’도 일본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 AT-X와 지상파 도쿄MX를 포함해 BS닛테레, KTV 등에서 작품을 선보였죠. ‘너의 이름은’ 등 애니메이션 출판물로 유명한 카도카와가 기획 프로듀싱을 맡아 이목을 끌었습니다.

종이책, 전자책 만화만 펴내던 일본 만화 시장은 네이버, 카카오 웹툰 플랫폼의 공습에 점차 세로 읽기가 유행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세로 스크롤로 어디서든 쉽게 읽을 수 있는 웹툰이 대중문화의 한 형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2월 ‘일본 만화의 성지’ 불리는 도쿄도 도시마구에는 웹툰 작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위한 셰어하우스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생겼다고 전해졌습니다.

일본 만화 시장도 웹툰 중심으로 제작환경이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대형 출판사들은 웹툰 사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일본 대표 만화 출판사 슈에이샤는 작년 5월 웹툰 서비스 '점프TOON'을 론칭했습니다. 한국 웹툰처럼 스마트폰으로 보기 편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변화에 나선 것입니다.

급기야 한국 웹툰에 시장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현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주간지 플래시(FLASH)는 “만화는 유튜브, 틱톡 등과 경쟁해야 하는데 웹툰은 단시간에 쾌적하게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라며 “일본의 산업계는 특기 분야였던 텔레비전이나 반도체에서 한국에 밀려 쓴맛을 봤다. 만화도 이웃 나라(한국)에 밀려날 것인가”라고 우려했습니다.

아직까지 일본은 종이책 만화를 즐기는 사람이 다수입니다. 미국 빅테크 아마존과 애플, 일본 대표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이 웹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일본 웹툰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에 깃발을 꽂은 네이버와 카카오 웹툰의 독주가 지속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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