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고인류 화석의 아이콘 '루시'

이채린 기자 2024. 4.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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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많은 인류학자는 인류의 최초 발원지로 아프리카 대륙을 꼽는다.

4일 사이언스 표지에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인류 화석인 '루시'가 등장했다.

루시는 '최초의 인류'라고 불렸다.

루시 이후 440만년 전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 580~520만년 전 '아르디피테쿠스 카다바', 700~600만 년 전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 등 고인류 화석이 발견되며 인류의 역사를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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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거쉬 미국 시각예술가가 호미닌 '루시'를 실물 크기의 형상으로 만들었다. 사이언스 제공

오늘날 많은 인류학자는 인류의 최초 발원지로 아프리카 대륙을 꼽는다. 정설을 따르면 수백만 년 전 아프리카에 살던 영장류가 다양한 종을 아프리카 곳곳에 등장시켰다. 일부는 아프리카를 넘어 유라시아로 넘어갔다. 이들을 바로 사람의 조상인 '호미닌(hominin)'이라 부른다. 호미닌으로부터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탄생했다. 이같은 학설은 고인류학자들이 발굴한 고인류 화석을 통해 정립됐다. 

4일 사이언스 표지에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인류 화석인 '루시'가 등장했다. 존 거쉬 미국 시각예술가가 루시의 몸을 근육별로 재구성해 만든 것이다. 표지에서 루시는 슬쩍 독자를 바라보며 자신의 이름 일러스트 앞으로 한 발을 내딛는다. 안정적으로 직립하는 루시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날 사이언스는 루시 발견 50주년을 맞이해 인류의 기원에 대한 견해를 바꾼 루시의 이야기를 되짚어보는 기사를 실었다. 

1974년 젊은 인류학자였던 도널드 조핸슨 미국 애리조나주 인류기원연구소 소장은 에티오피아 북부 아파르주 하다르 지역에서 팔꿈치 뼈 하나를 발견했다. 3년째 인류화석을 찾는 작업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어 작은 뒷머리뼈 조각, 몇 미터 옆에서는 다리뼈, 척추뼈, 턱뼈 조각 등을 찾았다. 발굴한 뼈조각을 맞추자 키 1.2m, 몸무게 27㎏의 호미닌이 나타났다. 약 318~320만년 전의 것으로 밝혀졌다. 

루시는 '최초의 인류'라고 불렸다. 인류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고인류 화석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당시 인류학자들은 인류가 두뇌의 크기를 먼저 키운 다음 직립보행하는 쪽으로 진화했다고 생각했다. 루시는 반례였다. 루시의 두뇌는 작았지만 확실하게 직립했던 골격 구조를 갖고 있었다. 직립이 먼저 일어나며 인류가 진화했다는 증거다. 루시는 별명으로 진짜 학명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로 아파르 지역에서 발견된 남방 유인원이라는 뜻이다.

최초의 인류라는 지위는 20년 정도만 유효했다. 루시 이후 440만년 전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 580~520만년 전 '아르디피테쿠스 카다바', 700~600만 년 전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 등 고인류 화석이 발견되며 인류의 역사를 앞당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시는 발견 이후 할리우드 스타급 인기를 누렸다. 루시를 보기 위해 박물관에 줄을 서는 일이 비일비재했으며 2015년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을 때 시간을 내어 루시를 관람했다는 건 전 세계 뉴스거리였다. 

이같은 관심과 인류학 역사상 루시의 중요성 때문에 여전히 주요 연구 대상이다. 6일(현지시간) 루시 발견 50주년을 맞이해 애리조나주 인류기원연구소에서 인류의 기원에서 루시가 미친 영향에 대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루시를 발견한 조핸슨 소장을 비롯한 전 세계 유명 인류학자가 참석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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