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농산물 플라스틱 포장 규제 잇따라…대체재 개발 '활기'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세플라스틱 섭취에 대한 건강과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계 각국이 식품 플라스틱 포장 규제에 나서고 있다. 과학자들은 플라스틱 포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친환경 포장 소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 플라스틱 폐기물 상당수는 '포장'…각국서 규제 잇따라

플라스틱은 온실가스 발생의 주요 원인인 화석 연료로 만들어진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해 4월 인류가 매년 4억30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을 생산하며 그 중 3분의2는 폐기물로 바다에 버려진다고 밝혔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잘게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으로 바뀐 뒤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이 가장 많은 영역은 '포장'이다. 생산된 모든 플라스틱의 약 36%가 포장에 사용된다. 플라스틱 포장재는 1930년대에 셀로판을 시작으로 1980년대에는 조개 껍데기 모양의 클램쉘 용기, 1990년대에는 샐러드 봉지가 등장하면서 사용량이 점차 늘었다. 불과 수년전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식품 플라스틱 포장은 급증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계 각국은 플라스틱 포장 규제에 나섰다. 미국은 11개 주가 플라스틱 포장을 제한했다. 스페인은 지난해 1월부터 1㎏당 0.45유로(약 653원)의 플라스틱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프랑스도 올해부터 플라스틱 포장 농산물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플라스틱 포장과 관련해 자체 규제를 추가할 예정이다. 캐나다는 2028년까지 농산물 플라스틱 포장을 95%까지 없애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 종이, 생분해 등 대체재 개발 '활기'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대체하려는 각국 기업들과 연구자들의 노력도 잇따른다. 오스트리아 포장 회사 'VPZ'는 너도밤나무를 이용해 생분해성 셀룰로스 그물망을 만들었다. 미국 베리류 과일 전문기업 드리스콜스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플라스틱 클램쉘을 대체할 종이 용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드리스콜스는 국제산림관리협회(FSC) 인증을 받은 종이를 사용해 포장에 사용되던 플라스틱 양을 94%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루신 왕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식품기술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재사용 가능한 젤리 얼음을 발명했다. 젤리 얼음은 얼음보다 가볍고 열로 쉽게 녹지 않으며 12번 정도 사용한 후 정원이나 쓰레기통에 버리면 녹아 없어진다. 이외에도 수확 후 남은 볏짚, 풀, 사탕수수 줄기, 심지어 음식물 쓰레기까지 활용해 모두 생분해되거나 퇴비화할 수 있는 식물성 용기가 개발되고 있다.

에바 알메나르 미국 미시간주립대 포장학과 교수는 "전체 플라스틱의 10% 미만이 재활용되고 있으며, 농산물 포장재의 경우 그 수치는 더욱 낮다"며 "인프라가 갖춰져 있더라도 사람들의 소비 습관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고 소비자들은 친환경적인 것, 퇴비화 또는 재활용이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병구 기자,김하은 인턴기자 2bottle9@donga.com,har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