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 목 빠지게 기다리는 특수아동들…강사·지원인력 확보 미지수

남해인 기자 2024. 4. 7.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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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올해 2학기 모든 특수학교에 늘봄학교 도입을 약속한 가운데 일반 초등학교 운영 상황을 한 달간 지켜본 특수교사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수교육대상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모여 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과후까지 근무할 지원할 인력이 없다고 기존 방과후학교, 돌봄도 못 듣게 했다는데 자녀가 올해 입학해보니 늘봄도 사정이 똑같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특수아동 수요도 해소를 못하는데 특수학교 전면 도입은 어떻게 할 건지 모르겠다"는 댓글이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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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특수학교 초1 늘봄 도입…구인난에 학부모·학교 '갈등'
"일반학교 늘봄도 못 하는 상황" "인력풀 마련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화성시 아인초등학교에서 열린 늘봄학교 초1 맞춤형 프로그램에 참여해 누리호 발사와 관련한 특강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교육부가 올해 2학기 모든 특수학교에 늘봄학교 도입을 약속한 가운데 일반 초등학교 운영 상황을 한 달간 지켜본 특수교사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일반학교에서도 특수교육대상자의 늘봄 지원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올해 2학기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학교 '초1 맞춤형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동시에 특수학교 초등과정에도 늘봄학교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달 3일 기준 2838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시행되고 있지만 총 177개 특수학교 중 한 곳에서도 늘봄학교는 운영되고 있지 않다.

교육부가 지난해 파악한 초등과정 특수교육대상자는 총 5만 1585명이며, 그중 일반학교에 다니는 초1은 6492명이고 특수학교에 다니는 초1은 1650명이다.

특수학교에서는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늘봄학교와는 차이가 있다. 희망하는 인원 전부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학교가 많고, 초등과정부터 고등과정까지의 학생들이 학년 구분 없이 한 교실에서 지내는 경우가 대다수다.

특수교육대상자인 학생들에게 원활하게 프로그램을 제공하려면 특수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늘봄강사와 학생 곁에서 활동을 도울 지원 인력이 필요한데, 이들을 구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원화 특수교사노조 정책실장은 "늘봄강사 시간당 강의료를 6만 원, 8만 원까지 책정할 정도로 인력이 구해지지 않는 지역들이 있는데 특수학교 늘봄강사는 오죽하겠냐"며 "특수교사 자격증, 장애영유아보육교사 자격증이 없는 분들에게 개방한다고 해도 부담감에 지원할 사람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준비할 때부터 특수학교 지원 인력풀을 마련할 방법을 강구하라고 계속 촉구했지만 결국 추진방안에 이 내용은 빠졌다"며 "현재 상황으로서는 늘봄학교 도입 초기에는 잘 정착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수교사들 사이에선 인력을 구하지 못할 경우 특수교사들이 늘봄학교 운영을 떠맡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늘봄교실이 운영되고 있다./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구인난의 조짐은 이미 특수교육대상자 학생들이 다니는 일반학교에서 나타난다.

1학기부터 늘봄학교를 시행 중인 초등학교에 다니는 특수교육대상자 1학년생도 늘봄학교를 신청할 수 있는데, 학생이 혼자 프로그램을 소화하기 어려워 지원 인력이 필요한 경우 학부모와 학교가 갈등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특수교육법'에 따라 특수교육대상자를 위해 필요한 경우 학교는 지원 인력을 제공해야 한다.

초1 특수교육대상자 자녀를 둔 학부모 이 모 씨(36·서울 거주)는 "모든 초1이 지원할 수 있다고 해서 입학 전 수요조사에도 신청하겠다고 써서 냈는데 지원 인력이 구해지지 않는다고 취소할 수 없겠냐고 교장선생님에게 연락이 왔다"며 "장애전담 어린이집 초등 방과후 등 외부 기관을 이용하도록 권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는 일반 초등학교에 다니는 특수아동들이 많은데 대비도 없이 신청이 가능하다고 해서 괜한 기대를 했다"며 "2학기에는 신청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

특수교육대상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모여 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과후까지 근무할 지원할 인력이 없다고 기존 방과후학교, 돌봄도 못 듣게 했다는데 자녀가 올해 입학해보니 늘봄도 사정이 똑같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특수아동 수요도 해소를 못하는데 특수학교 전면 도입은 어떻게 할 건지 모르겠다"는 댓글이 올라와 있다.

교육부는 특수교육대상자도 소외되지 않고 늘봄학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 지원 인력을 활용하거나 파트타임 지원 인력을 학교에서 구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인력풀 마련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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