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내내 계속 닦아내야 할걸”…한입 베어물면 소고기 패티 육즙이 자르르 [특슐랭 in 뉴욕]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2024. 4. 6.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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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5 Napkin Burger
가격: 5 Napkin Burger 21.5달러
주소: 630 9th Ave, New York, NY 10036
파이브 냅킨 버거 <파이브 냅킨 버거 홈페이지 사진>
뉴욕의 버거 맛집을 고르는 일은 마치 한국의 김치 맛집을 고르는 일에 비유될 수 있다. 버거는 나름 미국 국가 대표 메뉴라서 어느 식당에서나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고, 재료나 형태가 여러가지며, 각각이 고유의 맛을 자랑한다. 쉽게 말해 한 곳을 콕 집어 더 우월한 버거 맛집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배추김치와 갓김치, 혹은 같은 배추김치라도 젓갈 여부 등에 따른 맛의 우월을 논하기 힘들듯이 말이다.

그러나 몇 가지 기준은 버거에 분명히 있다. 무엇보다 고기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이 가득하며, 씹을 때 숯불의 향과 함께 소고기 본연의 맛이 나는 것. 여기에 소스와 각종 재료가 빵 사이를 터져나올 듯 넘치는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파이브 냅킨 버거(5 Napkin Burger)’를 추천한다.

반으로 가른 파이브 냅킨 버거
이름을 풀이하자면 ‘냅킨이 5장 필요한 버거’라는 뜻이다. 버거를 손으로 들고 먹으면 빵안에 든 내용물이 흘러 내려와 냅킨으로 손을 닦을 수 밖에 없다.

사실 ‘파이브 냅킨 버거’ 식당은 ‘니스 마탱(Nice Matin)’이라는 뉴욕 소재 프랑스 식당의 주인이 만들었다. 니스 마탱에선 고기와 양념을 잔뜩 넣은 조금 큰 버거를 팔았는데, 너무 인기가 좋자 아예 버거 전문식당을 별도로 만들기로 한 게 파이브 냅킨 버거 식당이다. 오픈 당시 식당 이름을 고민하다 손님들이 냅킨을 적어도 5개는 달라고해서 그렇게 이름 붙였다.

뉴욕에 ‘파이브 냅킨 버거’ 식당은 타임스스퀘어에 한 군데,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 한 군데, 총 두 군데 있다. 아무래도 손님이 더 몰리는 곳은 타임스스웨어 식당을 기준으로 소개한다.

식당 내부
식당에 들어서면 내부는 편안한 분위기다. 주말엔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다. 예약은 웬만하면 해서 가는 게 낭패를 보지 않는다.

메뉴를 보면 클래식 치즈 버거(17.5달러), 베이컨 체다 버거(18.5달러), 트러플 버거(20.5달러) 등 다양한 버거가 있지만 시그니처 메뉴는 당연 ‘5 냅킨 버거(21.5달러)’다. 모든 버거에 들어가는 쇠고기는 무항생제 및 무호르몬을 자랑한다.

우선 버거 주문을 하면 서버가 고기 굽기를 물어본다. 100% 쇠고기라며 마치 스테이크를 생각하라는 식이다. 미디엄이나 미디엄 웰 정도를 추천한다.

식당 전경
음식이 나오면 그제서야 왜 냅킨이 필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위, 아래 두 빵 사이에 들어간 고기와 다른 재료들이 제법 두툼하다. 그리고 두 빵 사이를 아이올리 소스(마요네즈와 마늘로 만든 걸죽한 소스)가 비집고 나와 흐른다. 그 틈 사이로 정말로 잘 카라멜라이즈된 거의 갈색의 양파가 보인다. 칼과 포크 대신 버거는 손으로 먹어야 제맛이라고 여기는 기자는 먹는 내내 손과 입을 닦아 내야 했다.

모습은 느끼할 거 같은 비주얼이지만 한입 베어물면 그렇진 않다. 무엇보다 숯불향과 바삭하면서도 육즙이 터지는 고기 맛이 먼저 입을 강타하고 이어 마늘과 양파의 양념이 어우러지며 조화를 이룬다. 보기와 달리 느끼함보다는 주이시(juicy)한 맛이다. 빵은 풍신하면서 부드러움으로 버거의 맛을 완성시킨다.

버거 하나마다 피클 오이 한 개가 통째로 나와서 함께 먹으면 상쾌하다.

어니언링
사이드로 시키면 좋은 게 양파튀김(onion ring)이다. 특징은 정말로 바삭 익혀 나온다는 점이다. 양파튀김의 바삭함으로는 이집을 넘어서기 힘들 정도다.

이 집의 또 다른 인기 메뉴는 ‘트러플 버거’다. 트러플의 향기가 더해져 깊은 풍미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치킨 김치 버거
특이 메뉴로는 ‘치킨 김치 버거(Katsu Sando·16.5달러)’가 있다. 요즘엔 웬만한 뉴욕 식당에서는 한식당이 아니라도 김치나 고추장을 이용한 메뉴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버거에 김치가 들어간 것은 이례적이다. 이 치킨 김치 버거는 닭가슴살 튀김을 기본으로 하고 김치와 고추장 소스와 매운 마요네즈가 들어가 있다. 맛은 상상 그대로다. 프라이드 치킨에 김치를 얹고 고추장 양념을 살짝 한 맛이다. 한국인에게는 정통 버거에 어울리지는 않는 별미다.
뉴욕은 전세계 음식을 모아놓은 요식계의 멜팅팟(melting pot)입니다. 맛집도 그만큼 많습니다. 여행이나 출장을 와서 어디서 먹으면 좋을까 고민할 수 밖에 없죠. 그 고민을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로 해소해드립니다. 직접 내돈내산으로 먹고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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