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기타신공] 피노 팔라디노, 세션 베이스계의 최고봉

조성진 기자 2024. 4. 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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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장르 아우르는 불가능 모르는 베이시스트
40년 넘게 세계 세션베이스계 기둥으로
팝/록/랩/블루스에서 비정형, 모타운까지
프렛리스 베이스 대중화에 기여
원론적 베이스와 통념 깨는 연주 병행
천재적 혜안, 뉘앙스와 깊이의 대가
비욘세 신작 ‘카우보이 카터’ 세션까지
피노 팔라디노 [사진=유튜브 캡처]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더 후, 엘튼 존, 돈 헨리, 제프 벡, 에릭 클랩튼, B.B., 폴 영, 존 메이어 트리오, 디 안젤로, 해리 스타일스, 존 레전드, 티어스 포 피어스, 나인 인치 네일스, 에리카 바두, 켄드릭 라마, 브라이언 페리, 21세기에 가장 많이 팔린 앨범 중 하나인 아델 '21'과 에드 시런 'Divide'를 비롯해 비욘세 신작 'Cowboy Carter'에 이르기까지 온갖 장르를 아우르며 불가능을 모르는 최고의 세션 베이스 기타리스트가 있다.

이탈리아계 영국 베이시스트 피노 팔라디노(Pino Palladino66)는 역대 최고의 세션 베이시스트 중 하나다.

어떤 곡에서건 마치 그 곡을 위한 연주자로 태어난 듯한 최적의 맞춤형 베이스 연주를 들려주지만, 자신만의 존재감도 잊지 않고 마치 지문처럼 모든 연주에 그만의 뉘앙스와 깊이를 남기는 진정한 베이스 마스터다.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기타신공'에서 인터뷰한 국내의 실력파 베이스 연주자들이 롤모델로 꼽고 있는 기타리스트가 피노 팔라디노이기도 하다.

1970년대부터 레드 제플린과 예스, 그리고 모타운 사운드를 들으며 성장한 피노 팔라디노는 폴 영의 'Wherever I Lay My Hat'를 연주하며 세계 세션계에서 주목받았다. 마빈 게이 원곡을 리메이크한 'Wherever I Lay My Hat'은 스트라빈스키에서 영감을 받아 프렛리스 베이스 기타로 연주했는데, 이후 프렛리스 베이스가 스튜디오 세션계 수면 위로 올라오며 대중적 사랑을 받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스타일은 이후 피노 팔라디노의 시그니처 베이스 라인이 됐다.

게리 뉴만의 1982년 앨범 [I, Assassin]'War songs'에서 들을 수 있는 프렛리스 베이스도 당시로선 신선한 접근의 연주 세계다. 디 안젤로 'Chicken Grease'도 피노 팔라디노의 연주세계를 언급할 때 반드시 나오는 필청 트랙이다. 언젠가 존 메이어가 "좋아하는 베이스라인 중 하나"로 이 곡을 꼽을 만큼 인상적인 베이스 연주를 들려준다.

존 메이어 'Vultures'도 돋보인다. 이 곡에 대해 피노 팔라디노는 "베이스 라인은 매우 심플하지만 블루스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레게에 가까운 힙합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여기며 연주했다"고 밝혔다. 존 메이어 트리오의 2008년 작 'Who Did You Think I Was'(라이브) 연주도 빼놓을 수 없다.

제프 벡의 'Psycho Sam'도 명연이다. 이런 톤과 뉘앙스, 역시 피노만의 속이 꽉 찬 베이스다. 에리카 바두 'Didn't Cha Know', 더후의 'My Generation'도 명연이다. 피트 타운센드로부터 "엔트휘슬이 앰프를 켜고 최대한 큰 소리로 연주했다"며 이렇게 해주길 요청했지만 피노는 여기에 자신만의 뉘앙스와 깊이를 더했다.

그런가 하면 드 라 소울 'All Good?'도 특별하다. 자신이 해오던 것과는 또 다른 힙합 베이스 스타일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존 메이어 소개로 해리 스타일스와 알게 된 이래 'Watermelon Sugar' 세션이나 나인 인치 네일스 'Sanctified' 등등 많은 곡에서 피노 팔라디노의 베이스 연주를 접할 수 있다.

빠르게 현장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연주자 중 한 명으로 주목받은 피노 팔라디노는 엘튼 존, 돈 헨리 등등 당대의 빅스타들 모두 그의 재능을 빌려달라고 요청하면서 최고의 세션맨으로 우뚝 섰다. 존 메이어 트리오 멤버로도 활동 중인 그는 명반 'Continuum'에서 드럼과 기타를 (절대)방해하지 않고 모든 걸 원론적인 베이스 개념을 따르는 가운데 자신의 공간을 차지하는 방식을 능숙하게 펼치고 있다.

많은 베이시스트가 모든 단일 트랙에서 메트로놈에만 국한되는 경향이 있지만, 팔라디노의 시간 감각은 모든 노래 전반에 걸쳐 유동적, 즉 소수만이 따라올 수 있는 뚜렷한 펄스를 만들어 냈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스튜디오 및 라이브 세션계의 기둥이자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최고봉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세션한 곡조차 기억 못할 만큼 양적으로 너무 많은 연주를 하는 국내 일부 세션 연주자들과는 달리 피노 팔라디노는 한곡 한곡마다 자신이 어떤 식으로 해야겠다는 진정성을 담았기에 '날림 공사'가 전혀 없고 그 많은 양의 세션 곡들을 모두 기억할 정도다.

오래전 기타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피노 팔라디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연주하는 모든 음악을 동일한 존중심으로 대하고 진실성을 부여하려고 합니다. 다양한 장르에 빠져들고 그 장르를 존중하는 동시에 제 자신을 조금 담아내는 걸 좋아합니다."

피노 팔라디노는 2021년 블레이크 밀스와 앨범 'Notes With Attachments'를 발매했다. 2년 반에 걸쳐 '사운드시티'에서 일련의 스튜디오 세션으로 녹음된 작품으로, 클래식 영화 사운드트랙, 쿨 재즈 및 버트 바카락 편곡에 대한 사랑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그는 40년 넘는 세월 동안 여러 기타를 사용했다.

63년 펜더 프레시전 베이스는 피노 파라디노의 대표 기타 중 하나다. 1990년대에 자신의 시그니처인 프렛리스 사운드에서 벗어나 모타운 베이시스트 제임스 제이머슨과 같은 빈티지 소울과 R&B 톤을 시도하고자 프렛 P-베이스로 전환했다. 디안젤로 'Voodoo' 'Black Messiah' 앨범에서 들을 수 있다.

61년 펜더 프레시전 베이스(Fiesta Red)도 피노 팔라디노가 가장 좋아하는 기타 중 하나로 플랫와운드 현과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 폴 사이먼의 2006년 앨범 'Surprise'에서 들을 수 있다.

2002년 더후 베이시스트 존 엔트휘슬의 갑작스런 타계 이후 더후 공연 무대에서 엔트휘슬을 대신했다. 처음엔 펜더 프레시전 및 재즈 베이스를 시험해 본 후, 두 개의 썬더버드 픽업을 사용해 펜더 아메리칸스탠더드 재규어의 강력한 톤과 커팅 어택에 매료됐다.

펜더 커스텀샵에서 제작한 시그니처 모델 '펜더 피노 팔라디노 프레시전 베이스'는 피노의 61P-베이스를 기반으로 하며, C 모양의 메이플 넥과 로즈우드 지판은 그의 63P-베이스를 기반으로 했다. Desert Sand 위에 Fiesta Red로 마감됐다. 더후와 투어하는 동안 이 모델을 사용했지만, 60년대 깁슨 선더버드 픽업을 추가했다.

20023월부터 10월까지 디안젤로 'Voodoo' 투어 기간 순백색 문 JJ-4 300B 베이스를 연주하기도 했다.

79년 뮤직맨 스팅레이 프렛리스 베이스는 피노 팔라디노가 초기에 애용하던 기타다. 게리 뉴먼의 1982년 앨범 'I, Assassin'과 돈 헨리의 1984년 작 'Building The Perfect Beast' 등에서 이 베이스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당시 그는 단순히 저음을 누르는 게 아니라 베이스란 악기의 최고 음역을 활용한 리드 멜로디도 많이 연주했다. 피노 팔라디노의 이러한 연주 스타일은 이후 그의 시그니처 사운드로 자리했다.

베이스 줄은 토마스틱-인펠트 플랫와운드, 제이머슨 라벨라 플랫와운드, 그리고 어니볼 코발트 등을 즐겨 사용한다.

피노 팔라디노는 몇몇 앰프를 애용했는데 그중의 하나가 애쉬다운 ABM 900 EVO III 헤드, ABM-810-EVO-IV 8×10 캐비닛이다. 존 메이어 트리오, 더후 무대에서 자주 사용했다. 20122013 더후 'Quadrophenia' 투어 땐 펜더 슈퍼베이스맨을 사용했다. 이외에 필 존스 M-300/500 헤드(8T/16B 캐비닛)Ampeg B15(Voodoo 앨범) 등도 즐겨 사용했다.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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