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 년 산 ‘외사랑’… 산의 모든 것 간직하다 [밀착취재]
산과 관련된 모든 것을 수집하는 산(山)사람이 있다.
산과 관련한 물품을 수집한 것은 40년 전부터다.
“대부분 사람이 산에서 애지중지 아껴 쓴 장비를 귀가해선 내팽개치죠. 저는 산에서 과감하게 사용한 뒤 집에 가져와 꼼꼼히 제대로 관리합니다. 이런 나를 눈여겨본 한 선배가 장비를 기증했습니다. 그때부터 장비를 관리하며 수집하기 시작했죠.”
안씨는 빙설벽을 등반할 때 쓰는 피켈(pickel:얼음을 찍을 때 쓰는 T자 모양의 뾰족한 도구)과 아이스해머(ice hammer:한쪽의 타격면은 망치처럼 뭉뚝하고 다른 한쪽 면은 뾰족한 도구), 아이스바일(eisbeil: 상체는 아이스해머와 같고, 하체는 피켈처럼 뽀족한 도구) 5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피켈에 애착이 있다. 모두 등반의 역사와 사용자의 사연이 가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안씨의 수집 장비는 세월이 흘렀어도 관리를 잘해 대부분 지금도 산에서 쓰려면 쓸 수 있지만 최첨단 기술로 만든 최신 제품보다는 무겁고 불편해 실제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중에는 60년 전인 1960년대에 활약했던 장비도 있고, 해외 수입품을 국내 대장간에서 똑같이 재현한 것도 있다. 등산장비의 변천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단행본은 비교적 구하기 쉽지만 해외등반보고서, 산악단체역사편찬서는 소량으로 발행해 특히 구하기 힘듭니다. 이런 책들은 발행 소식을 들으면 직접 연락해 얻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해외등반보고서, 역사편찬서, 기술서, 안내서, 논문 등 국내에서 발행한 거의 모든 산서를 가지고 있어요. 등반 논문을 준비하는 후배들이나 산악단체에서 역사편찬서를 쓰기 위해 이곳에 와서 소장 산서를 참고자료로 활용합니다. 산악문화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죠.”
“북악산이 도안된 우리나라 옛날 백원 지폐와 백두산, 금강산이 그려진 북한 지폐는 희귀품입니다. 에베레스트를 세계 최초로 등반한 뉴질랜드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가 그려진 5센트 지폐에도 산 그림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산이 에베레스트라고 소개했는데, 공부를 해보니 에베레스트가 아니고 뉴질랜드의 쿡산이라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지폐에 있는 산 중에는 현재 없어진 산도 있어요.” 안씨가 지폐 속의 산과 관련한 해박한 지식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의정부=글·사진 남정탁 기자 jungtak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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