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 선거 관리 구멍...후보자 옷 입고 투표에 불법 현수막 안내까지
명룡대전이 벌어진 인천 계양을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선거관리로 4·10 국회의원 선거(총선) 사전투표의 공정성을 헤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전투표소에 특정 후보 이름이 적힌 윗옷을 입고 들어와 투표를 하는데도 제지하지 않는가 하면, 특정 정당에는 잘못된 현수막 게시 방법을 안내해(경기일보 4월5일자 온라인) 뒤늦게 철거 소동까지 벌어지면서다.
6일 경기일보 취재 결과 이날 오전 11시50분께 인천 계양구 계양2동 사전투표소에 ‘계양의 혁명 안정권’이라고 적힌 보라색 상의를 입은 한 남성이 들어와 투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권’은 계양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 이름으로, 유튜버이자 영상 플랫폼 ‘벨라도’ 대표이사다.
공직선거법은 투표소 안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표시나 특징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해당 남성은 윗옷을 벗고 투표소에 들어와 투표한 뒤 투표소 밖에서 다시 옷을 입어야 한다.
선관위는 이 같은 위법행위를 막기 위해 각 사전투표소에 투표관리관과 투표사무원들을 배치시켜 관리, 감독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계양2동 사전투표소 투표관리관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으며, 나머지 투표사무원 수명이 투표소 안에 있었지만 해당 남성의 행위를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관리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앞서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5일에는 계산4동과 계양2·3동 등 다수의 사전투표소 100m 이내에 붉은 색 바탕의 투표 독려 현수막이 걸려 선관위가 긴급히 철거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당 현수막은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측에서 게시한 것으로, 원 후보측은 게시에 앞서 계양구선관위에 현수막 게시 방법을 문의한 결과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직선거법이 사전투표소, 또는 투표소로부터 100m 안에서 투표 참여 권유 활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선관위 직원이 잘못된 내용을 전달한 것이다.
지난 2일 오전에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선거사무원이 인천도시철도(지하철) 1호선 임학역 안에서 사전투표 독려 피켓을 들고 있던 중 계양구 공정선거지원단 지도원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당시 해당 지도원은 “사전투표 독려 피켓은 자원봉사자만 들 수 있다”며 선거사무원의 행동을 중단시켰지만 이 후보 캠프측이 계양구선관위에 질의한 결과 선거사무원도 해당 피켓을 들고 홍보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후보측이 선관위 지도원의 잘못된 선거법 이해로 인해 선거 활동에 지장을 받은 셈이 됐다.
이처럼 계양을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부실 선거관리로 인해 후보들을 중심으로 공정 선거를 훼손하는 행위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A후보측은 “누구보다 전문적이고 다수의 선거를 치러본 선관위 직원들이 법을 잘못 설명하거나, 사전투표소 안에서 1명이 자리를 비웠다고 위법사항이 벌어지는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선관위가 무엇 때문에 있는 곳인지 존재 자체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계양구선관위 관계자는 “계양2동 사전투표소의 경우 투표관리관이 잠시 부재했을 때 그 사람이 다녀갔다”며 “투표소에 있던 다른 투표사무원들의 교육이 조금 부족해 그런 내용을 잘 몰랐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전투표는 통합 명부로 이뤄지기 때문에 해당 남성의 인적사항을 알 수는 없다”며 “일단은 관내 사전투표소에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내를 했다”고 덧붙였다.
또 투표 참여 현수막과 관련해서는 “한 직원이 선거운동 현수막과 투표 참여 현수막을 혼동해 안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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