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칼라우와 찰떡 궁합 비뉴 베르데 화이트·스파클링 와인 마셔봤나요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최현태 2024. 4. 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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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최북단 와인산지 비뉴 베르데를 가다/서늘한 기후 ·화강암 토양 덕분 산도·미네랄 뛰어난 화이트 유명/대표 품종은 알바리뉴·아린뚜·로레이루·아베소/복숭아·감귤·열대과일·꽃향 매력/석회암 토양 그대로 담은 아벨레다 알바리뉴 미네랄 뛰어나/5년 병숙성 쿠르보스 스파클링 와인 샴페인도 울고 갈 맛/포르투갈 ‘소울푸드’ 바칼라우와 찰떡궁합

아벨레다 와인.  최현태 기자
어른 5명이 두 팔을 벌려야 겨우 껴안을 수 있는 거대한 유칼립투스 나무. 100년이 넘는 세월을 고스란히 한자리에서 지킨 나무는 아버지처럼 든든하고 따뜻한 햇살을 받아 어머니 품 같은 온화한 봄의 향기를 내뿜는다. 아름다운 분수의 물줄기가 하늘을 향해 오르는 연못은 반짝이는 윤슬로 부서지고. 할 일없이 손님 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니던 공작새는 나 좀 봐달라며 봄볕을 온 몸으로 받고 화려한 총천연색 날개를 활짝 폈다. 포르투갈 북부 와인산지 비뉴 베르데(Vinho Verde)의 심장 퀸타 다 아벨레다(Quinta da Aveleda). 향긋한 봄내음 맡으며 수백년 역사를 간직한 아름답고 비밀스러운 정원으로 들어선다.
세계일보 여행면. 편집=김창환 기자
아벨레다 정원 100년 수령 유칼립투스 나무. 최현태 기자
아벨레다 정원 공작새. 최현태 기자
◆300년 역사 간직한 아벨레다 ‘비밀의 정원’

포르투 상벤투역에서 여행자를 싣은 빨간색 통근 열차 우바노(Urbano)는 덜컹거리며 동쪽으로 달린다. 어린시절 아버지 손잡고 여행 가던 우리나라 무궁화 기차와 비슷해 추억의 시간으로 이끄는 열차는 40분을 달려 파레데스(Paredes) 역에 닿는다. 택시로 5분 거리 아벨레다로 들어서자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선 붉은 벽돌 건물들은 한눈에도 고풍스럽다. 산책로엔 송이째 후드득 떨어지는 동백나무가 꽃길을 깔았다. 동백꽃 지기 시작하는 걸 보니 이제 포르투갈도 본격적인 봄이 시작됐구나. 동백꽃 사이로 공작새들이 제 마당임을 과시하듯 마냥 휘젓고 다닌다. 낯선 이를 보고도 경계하지 않는 걸 보니 여행자들에 많이 익숙해졌나 보다. 예쁜 사진 잘 나올때까지 가만히 곁에서 멋진 모델이 돼주니 기특하다.

아벨레다 홍보 매니저 Maria Mauel Aranha.  최현태 기자
그렇게 10여분 공작새와 노닥거리는 사이 아벨레다 홍보 매니저 마리아 마누엘 아란하(Maria Mauel Aranha)가 다가와 먼길 오느라 고생했다며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그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4인 디플로마를 취득한 와인전문가로 와이너리 테이스팅 프로그램을 담당한다. 고색창연한 건물과 잘 꾸며진 정원을 보니 와이너리 역사가 꽤 오래돼 보인다. 아니다 다를까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중 하나란다. “1870년 마누엘 페드로 구에데스(Manoel Pedro Guedes)가 와이너리를 인수해 본격적인 와인 생산이 시작됐지만 역사는 그보다 훨씬 이전인 12세기 아벨레다 가문으로 거슬러 올라간답니다.”
아벨레다 와인샵과 테이스팅룸 건물. 최현태 기자
아벨레다 정원. 최현태 기자
아벨레다는 와인이 오크통째로 유통되던 시절 비뉴 베르데에서 가장 처음 병에 담아 판매를 한 와이너리로 1888년 베를린박람회 금메달, 1889년 파리박람회 은메달을 받으면서 비뉴 베르데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현재 아벨레다는 5개 산지에 포도밭 204ha를 보유하고 있고 70여개국에 와인을 수출하는 비뉴 베르데 최대 와이너리로 성장했다.
아벨레다 정원.  최현태 기자
아벨레다 정원 동백나무 숲길.  최현태 기자
아벨레다 정원 동백나무 숲길.  최현태 기자
포르투에서 가까워 와인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이 찾고 있지만 아벨레다를 방문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300년이 훌쩍 넘은 아름다운 정원 때문이다. 무려 80ha에 달하는 드넓은 정원엔 동백나무, 유칼립투스, 사이프러스, 삼나무, 수국 등 다양한 수종의 나무와 꽃들이 자란다. 특히 정교하게 손질된 잔디밭과 조각상이 있는 프랑스식 정원과 연못, 분수, 구불구불한 오솔길로 꾸민 영국식 정원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이에 2001년 권위 있는 인터내셔널 베스트 와인 투어리즘 어워드에서 ‘건축 공원 및 정원’ 부문으로 선정됐다.
아벨레다 정원 유칼립투스 나무.  최현태 기자
아벨레다 정원 아기염소.  최현태 기자
마리아를 따라 정원 산책에 나선다.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동백꽃. 탐스러운 빨간꽃이 주렁주렁 달렸고 성급한 동백은 앞 다퉈 떨어져 오솔길을 예쁘게 꾸며 놓았다. 무려 100여종의 동백나무가 정원을 가득 채우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거대한 유칼립투스 나무. 마리아는 “100년은 훌쩍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한다. 어른 세명이 나란히 서도 밑동의 절반도 가리지 못할 정도로 우람한 몸통이 하늘을 향해 30m이상 쭉 뻗어 올라간 풍경이 장관이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 숨은 염소 탑에선 초롱초롱 눈망울을 깜박이는 아기 염소 반갑다고 달려 나온다. 유칼립투스 이파리 주워 입 가까이로 가져가니 맛나게 먹어 치운다.
아벨레다 정원 오두막. 최현태 기자
아벨레다 정원 오두막. 최현태 기자
아벨레다 정원 여름별장. 최현태 기자
아벨레다 정원 여름별장. 최현태 기자
분수가 시원하게 솟구쳐 오르는 연못엔 갈대로 지붕을 엮은 오두막이 놓였다. 아벨레다 대저택을 지키던 수문지기 살던 곳. 벤치에 앉아 책 한권 읽으면 시간 가는지 모르는 평온함만 가득할 것 같은 풍경이다. 아름다운 본관 건물은 지금도 와이너리 주인 가족들이 여름별장으로 사용하는 곳으로 내부는 개방이 안 돼 외관만 둘러 볼 수 있다.
아벨레다 정원 노사 세노라 드 반도마. 최현태 기자
아벨레다 정원 노사 세노라 드 반도마. 최현태 기자
노사 세노라 드 반도마 앞 잔디 정원. 최현태 기자
18세기에 지은 노사 세노라 드 반도마(Nossa Senhora de Vandoma) 분수도 인기 있는 역사적 유산. 이끼가 잔득 낀 분수에서 생명을 상징하는 물줄기가 졸졸 흐르고 그 앞에는 넓은 잔디정원이 펼쳐졌다. 날이 좋은 날 결혼식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는 곳이다.
아벨레다 포도밭. 최현태 기자
아벨레다 아데가 벨하 셀러. 최현태 기자
아데가 벨하. 최현태 기자
마리아가 열쇠 하나를 건네더니 한눈에도 규모가 있어 보이는 건물의 문을 직접 열어 보란다. 문을 열고 불을 켜자 끝없이 놓인 오크통과 환상적인 조명에 탄성이 터진다. 아벨레다의 요람인 오래된 와인들을 보관하는 아데가 벨라로 1850년에 지어졌으며 현재도 오크통 300개에서 맛있는 와인과 브랜디가 익어 가고 있다.
아벨레다 테이스팅룸. 최현태 기자
아벨레다 홍보 매니저 Maria Mauel Aranha, Adriana. 최현태 기자
비뉴 베르데 주요 품종과 위치. 포르투갈와인협회
◆화강암 우아한 미네랄 머금은 화이트 와인

와인샵에 딸린 테이스팅룸으로 들어서자 많은 여행자들이 다양한 아벨레다 와인을 즐긴다. 6.5유로에 200유로까지 다양한 테이스팅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스페인과 국경을 이루는 미뉴강과 도우루강 사이에 놓인 포르투갈 최북단 와인산지 비뉴 베르데는 선선한 기후 덕분에 화이트 품종이 잘 자란다.

아벨레다 알바리뉴, 로레이루. 최현태 기자
대표 품종은 알바리뉴(Alvarinho), 로레이루(Loureiro), 아린뚜(Arinto). 알바리뉴는 복숭아, 감귤, 열대과일, 꽃향이 도드라지고 풍부한 미네랄이 매력적이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풀바디 와인으로 주로 알바리뉴 단일 품종 와인으로 빚는다. 영할때 신선하게 마시기 좋지만 숙성잠재력도 뛰어나다. 스페인에서도 유명한 화이트 품종이다. 비뉴 베르데에서도  몽사옹(Moncao), 멜가수(Melgaco)가 유명 산지이다. 알바리뉴 품질이 좋아지면서 포르투갈 남쪽으로 재배가 확대되는 추세다. 루레이루는 ‘포르투갈의 리슬링’으로 불릴 정도로 미네랄이 뛰어나고 풍성한 꽃향, 귤, 레몬향이 더해진다.
아벨레다 알바리뉴.
아벨레다 로에리루. 최현태 기자
아린뚜(Arinto)는  레몬, 사과향, 미네랄이 도드라지고 우아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영할때는 상큼하게 즐길 수 있고 숙성되면 복합미가 더해진다. 천천히 익는 만생종이라 아주 더운 기후에서도 신선한 산도를 잘 유지한다. 따라서 다른 품종에 신선함을 더하기 위해 아린뚜를 많이 블렌딩한다. 산도가 뛰어나 스파클링 와인에도 많이 들어간다. 리스본 바로 북쪽의 부셀라스(Buselas)에서 생산되는 아린뚜는 우아하고 섬세한 와인으로 유명하다. 비교적 서늘한 비뉴 베르데에서도 많이 재배되며 아린뚜를 페데르낭으로도 부른다. 알바리뉴와 로레이루를 블렌딩한 화이트 와인 레이블에는 아벨레다 여름별장을 담았다.
솔로스 데 씨스토와 그라니토 알바리뉴. 최현태 기자
솔로스 데 그라니토 알바리뉴. 최현태 기자
솔로스 데 씨스토 알바리뉴. 최현태 기자
솔로스 데 그라니토(Solos de Granito)와 솔로스 데 씨스토(Solos de Xisto)는 알바리뉴 100% 와인으로 아벨레다를 대표한다. 비뉴 베르데는 와인에 좋은 미네랄을 부여하는 화강암(Granite) 토양이 90%인데 이런 비뉴 베르데의 정체성을 잘 살려 와인 이름에 담았다. 짭조름한 미네랄을 잘 살렸고 청사과, 복숭아, 잘 익은 패션푸르츠향이 풍성하다. 솔로스 데 씨스토는 화강암에 편암, 자갈, 점토질이 약간 섞인 씨스토 토양에서 자란 알바리뉴로 볼륨감이 더 풍성하고 산도와 당도가 좀 더 높다. 복숭아, 패션푸루츠, 망고 등 잘 익은 과일향과 재스민 등 꽃향기, 깨끗한 미네랄, 벨벳처럼 부드럽고 크리미한 질감이 매력적이다. 아벨레다는 이런 루레이로 70%에 알바리뇨를 30%를 섞어 두 품종의 매력을 모두 보여주는 와인도 선보인다. 또 루레이루에 아린토, 트라자두라, 페르낭 피레스 등을 섞어 토착 화이트 품종의 다채로운 매력을 팔레트처럼 펼쳐 보이기도 한다.
쿠르보스 정원. 최현태 기자
쿠르보스 정원 연산홍. 최현태 기자
쿠르보스 정원 동백나무. 최현태 기자
◆포르투갈 전통방식 스파클링 장인 쿠르보스

퀸타 다 쿠르보스는 비뉴 베르데 스파클링 와인 장인이다. 상벤투역에서 캄파냥역을 거쳐 40분을 달리면 바르셀로스(Barcelos)역에 닿는다. 택시로 15분 거리의 에스포젠데(Esposende) 포르자이스(Forjaes) 마을의 쿠르보스로 들어서자 10ha 규모의 광활한 정원이 여행자를 맞는다. 촉촉하게 비에 젖은 오솔길을 따라 다양한 색의 동백꽃이 물방울을 머금은 풍경이 신비롭다.

쿠르보스 정원 동굴. 최현태 기자
쿠르보스 포도밭에서 포즈를 취한 오너 Miguel Fonseca. 최현태 기자
동백나무 400여종이 자라는 포르투갈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낭만주의 정원으로 꼽힌다. 연못에 둘러싸인 신비로운 동굴과 정원 너머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포도밭은 마치 동화속 풍경을 보는 듯하다. 와이너리 오너 미구엘 폰세카(Miguel Fonseca)가 환한 미소로 기자를 맞는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비뉴 베르데 행사때 만난 사이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 쿠르보스 역사는 1600년 마누엘 벨루(Manuel Belo)와 아내 아나 리베이루(Ana Ribeiro)가 성 로퀴 예배당을 지으면서 시작됐으니 400년을 훌쩍 넘겼다.
2023년 한국을 찾은 쿠르보스 오너 Miguel Fonseca . 최현태 기자
쿠르보스 전통방식 스파클링 와인. 최현태 기자
정원과 건물은 여러차례 소유주가 바뀌다 폰세카 가문이 1974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포르자이스(Forjaes), 폰트 데 리마(Ponte de Lima), 바르셀로스(Barcelos) 지역에 소유한 포도밭 27ha에서 연간 27만5000ℓ를 생산한다. 쿠르보스는 다양한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데 가장 돋보이는 역작은 샴페인처럼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이다. 아린뚜 70%에 아베소(Avesso) 30%를 섞어 만드는데 무려 5년이나 동안 병에서 숙성한다. 잘 익은 사과향과 오랜 효모 숙성이 가져다 준 풍성한 빵냄새, 부드러운 버블과 신선한 산도는 눈 감고 마시면 최상급 샴페인이라해도 믿을 정도로 놀랍다.
쿠르보스 와인. 최현태 기자
와이너리 테이스팅룸에서 포즈를 취한 쿠르보스 오너 Miguel Fonseca. 최현태 기자
쿠르보스 알바리뉴. 최현태 기자
쿠르보스는 알바리뉴, 아베소, 로레이루, 트라자두라, 아린뚜 등 비뉴 베르데의 화이트 품종으로 다양한 일반 스틸 와인도 선보이고 있다. 알바리뉴 100%로 빚는 와인은 미묘한 꽃향기로 시작해 감귤 등 시트러스의 과일향이 느껴지고 시간이 지나면 잘 익은 열대과일향이 피어난다. 화강암 토양에서 자란 포도로 만들어 미네랄이 뛰어나다. 입안을 꽉채우는 풀바디 화이트로 구조감과 복합미가 뛰어나다. 지방이 많은 참치, 대방어와 다양한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
쿠르보스 아베소. 최현태 기자
쿠르보스 어얼리 하베스트. 최현태 기자
아베소 100% 와인은 플럼과 배향 등 좀 더 잘익은 과일향을 보여주고 피니시도 길게 이어지는 풀바디 와인이다. 역시 화강암 토양에 자란 아베소로 만들며 다양한 생선 등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린다. 어얼리 하베스트(Early Harvest)는 화강암 토양에서 자란 로레리루 100% 와인으로 잔당 34.5g의 스위트 와인이다. 화강암의 미네랄, 당도, 산도의 밸런스가 좋아 다양한 과일, 디저트와 잘 어울린다.
쿠르보스 프로바 세가 화이트. 최현태 기자
쿠르보스 프로바 세가 레드. 최현태 기자
쿠르보스는 도우루 DOC 스틸 와인도 선보이고 있다. 프로바 세가(Prova Cega) 화이트는 고베이오(Gouveio), 비오시뉴(Viosinho), 라비가토(Rabigato)를 섞었고 배, 플럼 등 과일향이 풍성하며 구조감과 복합미도 좋다. 프로바 세가 레드는 투리가 나시오날(Turiga Nacional), 투리가 프랑카(Triuga Franca), 틴타 호리츠(Tinta Roriz)를 섞어 9개월동 프렌치 오크에서 숙성한다. 레드체리, 레드커런트가 풍성하고 복합미가 뛰어난 과일향이 오크가 만들어내는 스모키, 바닐리향과 잘 어우러진다. 투리가 나시오날은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레드 품종. 색이 깊고 진한 레드 와인과 포트와인으로 만들어진다. 그윽한 허브 느낌의 베르가뭇, 제비꽃, 감초, 잘 익은 블랙 커런트, 라즈베리 풍미가 어우러지고 복합미도 뛰어나며 숙성이 잘된다. 다웅(Dao)과 도우루(Douro)가 서로 원산지라고 주장하지만 지금은 포르투갈 전역에서 재배된다.
Adega do Agostinho 레스토랑 도미구이 요리. 최현태 기자
쿠르보스 수페리오레 화이트와 문어 요리. 최현태 기자
◆포르투갈인 ‘소울푸드’ 바칼라우

포르투갈 화이트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을 보다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 포르투갈인의 소울푸드인 바칼라우 등 구운 생선요리 함께 하면 평생 잊지 못할 포르투갈의 맛에 푹 빠지게 된다 쿠르보스에선 에스포젠데의 아름다운 바닷가 휴양지 프라이아 다 아풀리아(Praia da Apulia)가 가깝다. 마을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아데가 두 아고스티노(Adega do Agostinho)로 들어서자 생선 익는 맛있는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도미 요리를 주문하자 커다란 접시에 통째로 구운 생선을 내어준다. 오일, 마늘, 소금, 후추, 레몬즙을 발라 구웠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며 기름기가 졸졸 흐른다. 한점 떼어 입에 넣으니 에스포젠데의 바다가 통째로 밀려든다. 로레이루 75%, 트라자두라 15%, 아린뚜 10%를 블렌한 쿠르보스 수페리오레를 곁들이면 생선의 잡내와 느끼함을 잘 잡아주고 고소한 맛은 배가 시킨다. 감귤, 망고 과일향과 꽃향이 산뜻한 와인이다.

Terreiro 바칼라우. 최현태 기자
Terreiro 새우해물밥. 최현태 기자
포르투 히베이라 거리에는 생선요리와 스파클링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맛집들이 몰려있다. 그중 테레이루(Terreiro)는 요즘 한국 여행자에게 입소문이 났다. 걸쭉한 국물이 넉넉한 새우해물밥 덕분이다. 레알 컴파냐 벨하 브뤼(Real Companhia Velha Brut)를 곁들인다. 48개월 병숙했으며 품종도 샴페인과 같은 피노누아, 샤르도네로 빚었다. 구수한 효모향, 농익은 사과와 살구향이 풍성한 고품질 스파클링와인을 35유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Real Companhia Velha Brut. 최현태 기자
포르투갈 국민의 ‘소울푸드’ 바칼라우 요리도 빼놓을 수 없다. 소금에 절인 대구 요리인 바칼라우는 포르투갈 사람들이 ‘믿을 수 있는 친구’고 부를 정도로 거의 매일 즐기는 음식이다. 365일 다른 바칼라우 요리를 먹을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레시피도 다양하다. 바칼라우 요리의 역사는 15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포르투갈 어부들은 북대서양에서 대구를 잡아 소금에 절인 뒤 먼 거리까지 운송했는데 오랜 기간 상하지 않아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면서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중요한 식재료가 됐다.
바칼라우와 Soalheiro Alvarinho Bruto Barrica. 최현태 기자
히베이라 거리 레스토랑 골목 야경. 최현태기자
바칼라우를 제대로 즐기려면 바칼라우(Bacalhau)를 찾으면 된다. 얼마나 자신감이 있으면 레스토랑 이름이 바칼라우일까.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무한리필되는 바칼라우 껍질 요리는 바삭하고 고소해 자꾸 손이 가 순식간에 바닥을 보인다. 비뉴 베르드 알바리뉴 100%로 빚은 스파클링 와인 소알헤이루 알바리뉴 브리토 바리카(Soalheiro Alvarinho Bruto Barrica)를 골랐다. 잘 익은 사과 복숭아 배와 바닐라, 효모향, 쨍한 산도와 부드러운 버블이 바칼라우와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면 포르투갈 여행을 맛으로 추억하게 만든다.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olar),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등을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selles) 심사위원, 소펙사 코리아 소믈리에 대회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보르도, 부르고뉴, 상파뉴, 루아르, 알자스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호주, 독일 체코, 스위스, 조지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 

포르투·페나피엘·에스포젠데=글·사진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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