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까딱 안하게 해준다는 ‘이것’...아반떼 가격에 나오면 얼마나 팔릴까 [더테크웨이브]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4. 4. 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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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휴머노이드 보고서
AI-로보틱스, 최신 트렌드 분석

최근 테크업계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과 함께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바로 ‘로보틱스(로봇)’입니다. 다수의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로봇 기술과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퀀텀점프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로봇의 ‘뇌’ 역할을 하는 AI 기술 발전으로 인해 물리세계에서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로봇도 속속 출현하고 있습니다.

로봇을 개발하는 대다수 기술 기업들은 AI와 융합해 궁극적으로 인간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 ‘무인화’를 표방하고 있어요.

이는 제조 물류 등 산업 전 영역은 물론 군사(안보) 지형까지 바꿀 수 있는 ‘노동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트렌드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24’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가 관람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특히 최근에는 상용화까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분야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어 주목됩니다.

로봇이 과연 스마트폰, 자율주행·전기차와 같이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킬러 디바이스’가 될 수 있을까요.

이번주 <더테크웨이브>에서는 AI로 변화하는 로봇 시장의 최신 동향과 함께 그 가능성을 전해드리겠습니다.

10년내 휴머노이드 상용화, 골드만삭스 보고서
최근 로봇업계에서는 골드만삭스 보고서가 회자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글로벌 자동화:휴머노이드 로봇’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5년 380억 달러 규모까지 커지고 로봇 출하량이 140만대에 달할 것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전망치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골드만삭스가 발표했던 전망치와 비교했을 때 시장 규모는 6배, 출하량은 4배나 증가한 것인데요. 그만큼 생성형AI와 결합해 로봇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휴머노이드의 상용화 시기가 훨씬 앞당겨지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긍정적인 시나리오에서 2031년 출하량 100만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고, AI발전으로 인해 휴머노이드 로봇은 전기차와 스마트폰 다음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지배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원가와 산출물에 대한 투자회수기간 분석에 따르면 과거 예상치보다 로봇 상용화가 더 빨리 올 수 있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전망입니다.

이대로라면 10년 내로 자동차 한대 가격으로 사람과 유사한 수준의 휴머노이드가 산업현장 그리고 일반 가정에 보급될 수 있다는 것이죠.

구체적으로 2030년께 산업용 휴머노이드가 약 25만대 출하되고, 소비자용 휴머노이드는 2035년께 연간 100만대 생산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휴머노이드 상용화 가능한 두가지 이유
골드만삭스가 로봇 산업의 빠른 성장을 예상하면서 상용화 전망 시기를 앞당긴 첫 번째 이유는 AI 발전입니다.

생성형AI 생태계가 확장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디지털 공간 내에서 생산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언어모델을 로봇에 적용할 수 있다면, 자연어 명령만으로 로봇을 조종하거나 창작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겠죠.

실제로 디지털 공간 내에만 머무르고 있는 AI 기술을 로봇에 적용해 기계가 사람처럼 인식·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챗GPT처럼 자연어 명령만으로 로봇을 조종하는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시도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어요.

특히 이러한 흐름은 AI모델이 급격하게 발전한 덕분에 기술 개발 속도에 탄력이 붙었고요.

이와 관련해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AI 발전이 우리를 가장 놀라게 했다. 로보틱스 분야에서 LLM(거대언어모델) 도입은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엔지니어가 모든 것을 로봇에 코딩할 필요없이,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 비용 곡선. 골드만삭스
두 번째 이유는 로봇 제작 원가의 하락입니다.

불과 1년 사이 로봇 생산비용은 40% 가량 하락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사양 로봇의 경우 제작 비용이 1년전 25만 달러에서 2023년 기준 15만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과거 예상했던 15~20% 하락보다 훨씬 더 큰 낙폭입니다)

고정밀 기어부터 액추에이터까지 로봇 부품의 가격이 과거 예상과는 달리 날로 저렴해지고 있는 것이죠.

이는 △광범위한 글로벌 공급망의 형성 △설계 및 제주 기술 최적화 등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에 따라 공장용 휴머노이드는 1년, 소비자용 휴머노이드는 기존 예상보다 2~4년 빨리 보급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주요 로봇 개발 현황. 골드만삭스
투자 관점에서는 테슬라와 같이 완성형 로봇 제품을 만드는 기업 뿐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에 필요한 핵심 부품과 관련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공급망 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위험하고, 더럽고, 단조로운’ 일 로봇이 대신
전 세계적으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노동시장 인건비를 고려하면 대당 1만불 수준까지 판매 가격을 맞출 경우 다용도 휴머노이드 로봇은 매우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여요.

골드만삭스는 2030년 초중반부터 제조업 노동력 부족의 격차를 휴머노이드 로봇이 일부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전세계적인 초고령화 현상과 관련해 고령자케어(간호·간병) 등 사회 문제 해결에 로봇이 투입될 수도 있겠죠.

이 때문에 로봇이 스마트폰, 전기차(EV)와 같이 사람들이 무조건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필수 장치(디바이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골드만삭스
휴머노이드 로봇은 우선 사람이 기피하는 ‘위험하고 더럽고 단조로운’ 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인력 구조를 효율화하고 비용을 줄이고 싶어하는 제조 기업들의 니즈와도 맞아 떨어집니다.

골드만삭스는 △자동차 제조 △ 재난 구조 △원자로 작업 등 위험한 노동 대체율을 5~15%로 가정할 경우,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수요는 세계적으로 110만~350만대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로봇을 둘러싼 경제강국들의 공격적인 투자는 각국의 ‘제조업 부흥 정책’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과 자동화가 일반화되면서 국방, 제조, 모빌리티,물류, 정보통신 등 산업 곳곳에서 로봇 활용이 빠르게 확산됐죠.

이러한 가운데 성장이 멈춘 선진국들은 고령화·저출산에 따른 일손 부족, 인건비 상승 흐름 속에서 로봇을 제조업을 혁신시킬 핵심 기술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 등 제조 선진국에서는 팬데믹 이후 기업들이 로봇 의존도가 급속도로 커지는 추세입니다. 반복 업무가 많은 자동차 제조 공장에서 쓰이는 산업용 로봇 뿐 아니라 물류, 서비스 등 분야·업종도 다양화하고 있고요.

치솟는 인건비와 코로나19에 따른 근로 환경 변화 등으로 로봇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데다 기술 고도화로 로봇이 더 다양하고 복잡한 업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실제 도입 사례가 늘고 있는 것입니다.

테슬라는 향후 옵티머스 로봇을 향후 3~5년 이내에 2만 달러의 가격으로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리 돈 약 2600만원으로 휴가 없이 365일 밤낮으로 일하는 노동 로봇이 등장하는 셈이죠. 로봇이 공장에서 일하거나 집사, 가사도우미, 인간의 동반자로 활용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는 의미입니다. 당장 사람처럼 행동하는 수준의 휴머노이드 보다는 인간의 노동을 덜어주는 로봇이 먼저 등장하는 식으로 기술 발전이 예상됩니다.

테슬라는 공장에서도 사람이 아예 없는 ‘완전 자동화’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팬데믹과 파업 같은 이슈에서 자유롭고 사람보다 더 빠르면서도 더 오랜 시간 일하는 로봇을 꿈꾸고 있는 것이죠.

테슬라 사례처럼 기업들이 AI·머신러닝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로봇에 접목하기 시작하면서 2~3년내로 ‘로봇 제조 시대’가 일상화될 전망입니다.

그동안 인간이 해야했던 반복적이고 고된 노동을 더 많은 분야에서 로봇이 대신해줄 수 있다는 의미죠.

오픈AI와 손잡은피규어AI
최근 빅테크 업계에서는 AI 선점 경쟁에 이어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투자가 몰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요즘 시장에서 가장 ‘핫’한 회사는 단연 오픈AI가 투자한 실리콘밸리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Figure AI)입니다.

피규어AI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01’ 모습. 이 로봇은 BMW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 시범 투입될 예정입니다. 피규어AI
피규어 AI는 오픈 AI와 협업한 로봇 ‘피규어 01’의 시연 비디오를 공개했어요.

공개된 영상에서 인간형태를 한 로봇은 “지금 무엇이 보이냐”는 질문을 받자 “테이블 중앙에 놓인 접시 위에 빨간 사과가 있고, 컵과 접시가 있는 건조대가 있고, 당신은 테이블 위에 손을 얹고 근처에 서 있다”고 말하죠.

이어 등장인물이 “먹을 것을 달라”고 얘기하자 오른손으로 사과를 들어 왼손으로 옮긴 뒤 사람에게 전달했는데, 다소 느리지만 사람의 행동과 유사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테이블 위에 있는 여러 사물 중 사과만이 먹을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미리 인지하고 행동했다는 것입니다. 사과를 받은 사람이 “네가 방금 한 일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하자 로봇은 “테이블 위 물건 중 사과가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어서 내가 당신에게 사과를 줬다”고 배경 설명까지 해줬어요.

이에 대해 코리 린치 피겨 AI 수석 엔지니어는 “우리 로봇은 시각적 경험을 설명하고 다음 행동을 계획하고, 기억을 반추하고, 추론을 구두로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피규어AI는 지난 2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인텔 등으로부터 6억7500만달러의 대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어요. 피규어의 기업가치는 단숨에 26억달러에 달하게 됐고요. 설립 3년차에 직원이 80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스타트업이 엄청난 속도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게 된 셈입니다.

피규어는 창업후 1년동안 IHMC, 보스턴 다이내믹스, 테슬라, 웨이모, 애플, 크루즈, 구글X 등에서 40명 이상의 핵심 엔지니어를 대거 영입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대부분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자율 시스템 분야에서 상당한 경력을 갖춘 이들이죠. 하드웨어(로봇 설계)는 물론 AI와 같은 소프트웨어(제어) 분야의 세계 최고 전문가들이 뭉친 셈인데요.

피규어 창업자인 브렛 애드콕은 “운 좋게도 AI, 제어, 전기, 통합, 소프트웨어 및 기계 시스템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고용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 “휴머노이드를 상용화하겠다”는 피규어의 ‘호언장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빅테크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 매경DB
테슬라는 ‘옵티머스’로 맞불
피규어AI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자 로봇에 진심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즉시 맞불을 놨습니다.

그는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사람처럼 두 발로 연구실을 걸어 다니는 영상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했어요.

두발로 자연스럽게 걷는 테슬라 2세대 옵티머스의 모습. 테슬라 옵티머스 X
영상에 나온 로봇은 테슬라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옵티머스’에서 진화된 2세대 버전입니다.

2세대 옵티머스는 전보다 빠른 속도로 걷고 다섯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일 뿐만 아니라 스쿼트를 하거나, 계란을 깨뜨리지 않고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집는 등 훨씬 정교한 무브를 보여주고 있어 로봇공학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테슬라에 따르면 2세대 옵티머스는 30% 더 빠르게 걸을 수 있고 무게도 10kg 을 줄였어요. 특히 2세대 옵티머스는 기존 옵티머스와 비교했을 때 구조적 변경점이 있습니다. 우선 발에 간단한 발가락 관절이 추가됐어요. 이는 보다 인체에 가까운 보행동작을 추구하기 위함입니다. 기존에는 고정되어 있었던 목에도 구동 가능한 관절이 추가되어 고개를 숙이거나 돌릴 수 있게 됐고요. 사람이 할 수 있는 동작을 구현하는 로봇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틀라스’ 등 기존 경쟁사 로봇과 비교하면 어떨까요. 경쟁사의 하이엔드 로봇들의 경우 대부분 구동할 수 있는 시간이 1시간을 넘기지 못할 정도로 에너지 효율이 낮아요. 애초에 양산을 염두에 둔 설계가 아니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현재로선 어렵죠.

반면 옵티머스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점에서 경쟁사 로봇들과 차이가 있습니다. 테슬라 공식 발표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작동시간이 8시간 정도로 상당히 길어요. 저속 구동장치를 쓰면서 단가를 낮췄고, 배터리 효율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상용화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으면서도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능을 갖췄다는 점이 옵티머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로봇업계에서는 옵티머스의 ‘손’이야말로 테슬라 로봇 기술의 정수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옵티머스는 인간의 손과 거의 흡사한 형태로 설계, 제작됐어요. 향후 AI기술 탑재를 통해 인간이 하는 업무를 대신 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일론 머스크의 ‘빅픽처’는
일론 머스크가 옵티머스를 통해 단순히 ‘로봇쇼’를 하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전기, 자율주행차 산업에서 증명한 성공방정식을 로봇 산업에서 다시금 증명하겠다는 것이 머스크의 구상입니다.

테슬라의 로봇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어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서 자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프로젝트명 옵티머스) 시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모습. 당시 머스크 CEO는 대량 생산을 전제로 향후 대당 2만달러 미만 가격에 테슬라 로봇이 시판돼 생산 현장의 반복·위험업무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테슬라
“테슬라의 ‘4륜 로봇(자동차)’은 사람들이 여행하고 생활하는 방식을 바꿔 놓았다. 우리는 AI기술을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를 위해 로봇이 충분히 똑똑해지고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업계에서는 머지 않아 테슬라가 공장 투입과 판매 등 옵티머스 상용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로봇이 풍요로운 미래, 빈곤이 없는 미래를 만들 것이다. 옵티머스를 성능이 매우 우수한 로봇으로 만들고 수백만 대를 양산할 것”이라고 장담했죠.

당장 로봇을 팔아 매출을 올리기보다는 테슬라 공장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기술 고도화에 나서는 전략을 구가할 것으로 보여요.

머스크가 로봇 산업에서 그리는 ‘빅픽처’는 하드웨어(로봇)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AI)까지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뇌과학 전문기업 뉴럴링크도 설립해 관련 연구를 진행중인데요. 그가 뇌 과학에 심혈을 쏟고 있는 이유를 두고 단순히 헬스케어 사업 목적이 아니라 테슬라의 로봇 비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로봇 패권, 美中 경쟁
로봇 패권을 두고 국가 간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국가별로 로봇 제조 역량이 분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등이 AI를 비롯한 로봇 소프트웨어를 이끌고, 광범위한 공급망과 낮은 제조 비용을 제공하는 아시아가 로봇 생산 허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지역별 로봇 클러스터 특징. 매경DB
현재 로봇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나라는 미국입니다. 미국은 보스턴-피츠버그-실리콘밸리 중심의 ‘산학연’ 민간 로봇 생태계를 육성하는 한편 정부 차원에서 연구개발(R&D)과 제조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실행하고 있어요. 미국 내에서 이뤄진 로봇 투자는 200억 달러(약 26조 8260억원) 규모로 전 세계 투자액의 60%를 차지합니다. 이는 2021년 기준으로 미국 비중이 현재 더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로봇 사업 로드맵을 통해 △제조업 △의료 △헬스케어(재활로봇) △서비스업 △우주 △군사 6개 분야에서 로봇 개발 계획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후 국가로봇이니셔티브(NRI2.0) 추진을 통해 대학을 비롯해 산업계와 비영리조직, 민간 스타트업 등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중국도 ‘로봇굴기’를 통해 미국에 맞불을 놓고 있어요. 세계 최대 로봇 시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 2025’를 통해 로봇을 10대 핵심 사업으로 지정했습니다.

이듬해 ‘로봇산업 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는 2025년까지 로봇 산업 매출액을 연평균 20% 이상 높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로봇산업 육성을 통해 중국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는 임금상승, 핵심기술·부품의 높은 대외의존도 등 제조업 경쟁력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중국의 경우 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 시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원천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죠. 특히 모터, 센서, 감속장치 등 핵심 부품에 대한 대외의존도가 높다고 해요. 이에 중국은 2025년까지 핵심 기술과 부품, 소재를 70%까지 자급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습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특히 생산과 물류, 자동화 분야에서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요. 중국이 무서운 이유는 정부차원의 막대한 지원입니다.

중국은 상하이를 비롯해 베이징, 선전, 둥관, 선양 등 10곳에 달하는 로봇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했습니다. 그 결과로 중국산 로봇은 자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전 세계 시장을 잠식하고 있고요.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각종 보조금과 환급금 혜택 등 보조금을 퍼부으면서 중국 로봇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에서 한국, 미국 등 경쟁국에 비해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서비스·자율주행 등 첨단 로봇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존재감이 높아지자 미국에서는 데이터 소유권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조금으로 성장한 중국 업체들이 로봇이 수집한 정보를 언제든 중국 정부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죠.

군사용 ‘킬러로봇’도 등장
AI의 군사적 사용에 대한 각국 움직임. 매경DB
로봇 기술은 군사 분야에서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간군인’ 대신 ‘살인로봇’들이 전쟁을 벌이는 일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앞서 세계경제포럼(WEF)은 ‘2016 세계 위험 보고서’에서 살인 로봇을 지목해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기존 전쟁의 규칙을 뒤흔들 것”이라고 명시하기도 했죠.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10월 세계적인 로봇 기업들이 로봇을 무기화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업계에 파장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비롯해 애질리티 로보틱스, 오픈 로보틱스(미국), 클리어패스 로보틱스(캐나다), 애니보틱스(스위스), 유니트리(중국)등 로봇 기업 여섯 곳은 공동 서명한 공개 서한에서 “고도의 이동 로봇이 속속 등장하면서 로봇 악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특히 걱정하는 것은 (로봇의)무기화”라고 밝혔습니다.

로봇업계가 이례적으로 기술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선 것은 인공지능(AI)이 접목된 최첨단 로봇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AI로봇을 두고 ‘전쟁 기계(War-Fighting Machine)’로 진화해 인류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로봇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 AI산업을 선도하는 기술 기업들이 AI규제가 필요하다고 나선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구글과 오픈AI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로봇에 접목시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AI로봇 기술 진화 속도에 맞춘 규제에 대한 논의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입니다.

AI ‘킬러서비스’ 챗GPT 등장과 함께 생성형AI 부작용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듯 AI로봇 분야에서 상용화에 가까워질 수록 위험성에 대한 논란에 불이 지펴질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마치며
최근 생성형AI 기술이 국가 간 경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국가 경제와 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막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게 될 로봇 역시 나라의 주권과 국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로봇패권’을 둔 G2의 전쟁 사이에서 ‘넛크래커’가 된 한국이 로봇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이제 막 태동하는 로봇·AI 시장에서 한국만의 ‘엣지’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경우 전자,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에 있어서 강점이 있기 때문에 해외 로봇 산업을 한국으로 유치해서 관련 제조·소재·부품 사업을 키울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로봇 업계와 학계에서는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 낙수효과를 기회로 살려 ‘산·학·연’이 유기적인 시너지를 내는 창업과 연구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경쟁자들은 이미 빠르게 달려나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최근 몇년 새 기업과 대학을 중심으로 로봇연구소(RI)를 구축하고 나섰습니다. 우리나라 각 가정과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는 서비스, 홈 로봇들의 경우 중국산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고요. 위기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스마트폰, 자동차 분야에서 자국 시장을 지키고 세계로 뻗어나갔듯 ‘메이드 인 코리아’가 팽창하는 로봇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아낼 수 있길 바랍니다.

<황순민 기자의 더테크웨이브> 연재를 시작합니다. 기술(Tech)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리라 믿습니다. 혁신적인 서비스로 인류를 진보시키는 최신 기술 동향과 기업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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