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따옴표 없이도 미디어오늘 논점 드러나는 헤드라인 많아졌으면

김예리 기자 2024. 4. 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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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5기 독자권익위원회 3차 회의]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미디어오늘 5기 독자권익위위원회가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미디어오늘 회의실에서 3차 회의를 열었다. △김봄빛나래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김세현 경희대 미디어학과 학생 △신호철 시사인 편집위원이 회의에 참석했고, 이해수 고려대 BK21 미디어학교육연구단 연구교수는 서면으로 의견을 밝혔다. 미디어오늘에선 정철운 편집국장, 김예리 기자가 참석했다.

▲서울 영등포구 미디어오늘 회의실에서 회의하고 있는 독권위원들. 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세현, 김봄빛나래, 이해수, 신호철 독자위원. 사진=미디어오늘

이해수 : 선거철 윤석열 정부의 언론, 방송 탄압 공작이 극심해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미디어오늘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산하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방송사 시사·보도 프로그램 법정제재 남발을 꾸준히 지적하고 있다. '입틀막 심의' 세션에서 기사를 선별해 보여주고, <<u>尹 심기 경호 선방심의위 법정제재, 이명박·박근혜보다 심하다>로 역대 총선 법정제재 건수를 비교한 시도가 좋았다. 다만 심의를 단건으로 다루거나 양적 측면을 조명하는 걸 넘어 선방심의위 여야 구성, 심의와 판단 기준, 절차를 종합해 정리한 기사가 있으면 좋겠다. 문제적 제재가 선방심의위 구조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세현 : 관련 기사에 현직 언론인이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더 담아도 좋겠다.

신호철 : 방통심의위 문제를 3월6일자, 13일자 1면에 특집으로 계속 다루고 있다. 미디어오늘이 작심했다는 느낌이다. 선거방송 심의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관심이 없는 경향이 있는데 너무나 중요한 문제이기에 좋게 보았다.

▲지난 3월13일 미디어오늘 1면 갈무리

김봄빛나래 : 실제 선방심의위와 방통심의위 회의에 가 보면 말도 안 되는 발언이 많다. '저런 사람이 방통심의위원이라니' 생각이 드는 수준이다. 미디어오늘이 운영하는 유튜브를 통해 현장에서 실제 발언 내용을 정리해 알려주는 것도 좋겠다. 방통심의위와 선방심의위의 구성이나 운영에 대한 정보를 알게 쉽게 정리한 인포그래픽을 만들기를 바란다. 기본 정보를 담은 그래픽을 매번 기사 하단에 넣어주면 일반 시민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해수 : <선거 여론조사 '1위' 보도 믿을 수 있을까>는 총선 보도 비평으로서 좋은 기사였다. 모든 언론사가 여론조사 보도에 열을 올리는 탓에 혼란을 느낄 때가 많은데, 이 기사는 여론조사 보도의 문제점과 한계를 지적하고 독자이자 유권자들이 여론조사 보도를 어떻게 수용해야할지 짚어줬다.

김세현 : '2024 총선 기획-선거 미디어 리터러시' 보도는 정치에 대한 피로감 쌓인 상황에서 선거 보도를 리터러시 측면에서 경어체로 적절하게 설명해줬다. 다른 보도에도 경어체를 확대하면 어떨까.

▲3월13일 미디어오늘 보도 갈무리

신호철 : 특정 정치인 지지자들이 상황에 따라 미디어오늘을 욕하기도, 칭찬하기도 하면서 뜨겁게 반응한다. 여기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u>“여론조사가 보수 과표집으로 여론조작” 사실일까>는 할 말을 한 용기 있는 기사였다. 더불어민주당 쪽 지지자들이 3월 초반쯤 민주당에 판세가 안 좋았을 때 커뮤니티에서 '여론조사들은 다 잘못됐다'고 치부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미디어오늘이 과표집을 여론조작으로 볼 수 없다고 짚었다.

지지자들 비판이 아주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u>이재명 “광주 사람 잘 들어” 5·18 희화화에 “강원서도 전락” 강원도 비하 논란>의 경우 제목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본문을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광주 사람 잘 들어'라고 했다는 뜻이 아니라,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발언을 비판하면서 '누가 그런 식으로 말하면 좋겠느냐'고 했다는 뜻이다. 제목이 독자에 혼란을 주는 경우다. 3월 미디어오늘 기사 중 '따옴표 제목' 기사가 36%라 지난달 19%보다 늘었다.

(이 같은 지적에 해당 기사를 쓴 조현호 기자는 “해당 기사는 이재명 대표가 황상무 회칼 기자 테러 경고 발언을 비판하기 위해 예로 들었다는 맥락을 알리고자 한 것이 아니라 그런 예를 들고자 하더라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족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표현을 지적하고자 함이다. 기사 내에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가 '어떤 맥락, 어떤 상황에서도 5월 광주를 언급할 때는 애도와 겸허함을 지키며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 대목이 들어있는데 이 발언이 이 기사의 핵심 메시지다. 제목이 무슨 뜻인지 모른다거나 혼란을 준다는 주장은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지 않았거나, 메시지를 오독한 경우”라고 반론했습니다.)

▲13일 미디어오늘 지면

이해수 :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에 문제를 제기한 기사들 가운데 <<u>용산 언론관 파문, 입틀막에서 칼틀막으로>는 비유가 직관적이면서 독자의 공감을 일으키는 헤드라인이었다. 헤드라인에 막말을 직접 인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논점을 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쌍따옴표 없이도 미디어오늘 논점이 드러나는 헤드라인이 많아졌으면 한다.

김봄빛나래 : 정치인 막말과 대파 공방 속에서 중요한 민생 의제는 파묻히는 상황이다. <<a href="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6894">제대로 된 총선보도는 정말 없을까>는 유권자에게 도움 되는 보도를 정리해줬다. 총선 미디어 공약 보도는 그래픽으로 정당별 주요 공약을 정리해 한눈에 들어왔다. 재밌게 본 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인터뷰다. 첫 공약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었기에 1호 공약을 국회에서 해낼지 궁금했다. 다만 꼬리 질문이 나올 법한 대목들이 있었는데 서면 인터뷰이다 보니 담겨 있지 않아 아쉬웠다. 공영방송 재원을 조세로 지원하는 방향의 현실성이나 우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을 만나 나눈 얘기를 더 깊게 물으면 좋았을 것이다.

▲정당별 주요 언론·미디어 공약. 향후 정당 상황에 따라 추가·변경될 수 있다. 그래픽=안혜나 기자

신호철 : 미디어오늘이 '폴리널리스트' 문제도 지속해서 다루고 있다.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 해외보다 많다는 지적이 공감 갔다. 3월27일자 지면엔 22대 총선 출마자들을 전수조사해 얼굴까지 다 실었는데, 얼굴 이미지를 보니 느낌이 달라 신선했다.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 민주당에 많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막상 보면 국민의힘 쪽이 압도적으로 많다. <<u>다양성·포용성 선언 5개월 만에 여성들 사라진 KBS>는 이달의 좋은 기사 중 하나였다. 경영진이 바뀐 뒤 KBS가 젠더 문제에서도 변화하지 않았나 싶었는데, 이 기사를 보고 확실하게 느꼈다.

▲3월26일 미디어오늘 지면

이해수 : <<a href="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6604">조선일보 노동시장 이중구조 기획, 노동자에게 물어보니>는 조선일보와 전태일재단과 공동기획 보도가 말하지 않거나 왜곡하는 것, 현장 노동자 반응을 담았다. 시도는 좋았으나 기사가 그 자체로 길고 많은 내용을 다뤄 집중력이 분산된다. 모바일로는 스크롤의 압박 때문인지 소화하기 쉽지 않았다. 기사 후반부에 나오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 정책과 조선일보 측 입장 등은 별도의 기사로 나눠도 좋았겠다.

신호철 : 독자들이 사전 지식을 갖고 있다고 전제하고 쓰는 기사들이 종종 있다. <<u>한겨레, 로그인 월 도입 위해 직접 독자들과 만났다>는 재미있게 봤는데, '로그인 월'이라는 말이 고유명사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로그인 전용 콘텐츠 전략을 이르는 보통명사더라.

이해수 : <<a href="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6810&page=2&total=159318">875원짜리 대파? 하나로마트에서도 찾기 어려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이 보도된 이후 미디어오늘이 처음 문제 제기한 기사다. 헤드라인이 사안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기사 흐름이 기자가 마트를 돌며 가격을 검증한 내용으로 전개되는데, 무엇을 위해 여러 마트의 가격을 비교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마지막 문단의 '대파 논란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어렴풋이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 이 맥락이 제목과 기사 앞단 등 비중 있게 다뤄졌어야 하지 않았나 한다.

신호철 : 한 가지 취재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언론사들의 정치 유튜브에 대한 고민이 깊다. 꼬리가 몸통을 먹는다고, 유튜브의 사회적 파급력이 더 커지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김경률의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도 유튜브에서 나왔고, 조국의 '민주당으로는 안 가' 발언도 유튜브 출연에서 비롯했다. 반면 최근 방송뉴스 발언으로 화제된 게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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