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건물 가득한 맨해튼 흔든 지진…피해 미미(종합)

강영진 기자 2024. 4. 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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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고층 건물에서 큰 진동 느껴지고
겁먹은 자동차 운전자들 경적 울리기도
"지진 때 고층 건물은 가장 안전한 장소"
[뉴욕=AP/뉴시스]인근 지역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한 뉴욕시의 타임 스퀘어에서 관광객들이 5일(현지시각) 지진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나오는 전광판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2024.4.6.


[뉴욕AP/뉴시스]강영진 기자 = 지진 발생이 적은 미 동부 해안지역에서 이례적으로 5일(현지시각) 규모 4.8의 비교적 강한 지진이 발생해 뉴욕과 필라델피아 고층 건물이 흔들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크게 놀랐으나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미 지질조사국은 뉴욕에서 서쪽으로 72km, 필라델피아에서 북쪽으로 80km 떨어진 뉴저지 주 화이트하우스 스테이션에서 발생한 규모 4.8의 지진으로 4200만 명 이상이 진동을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볼티모어와 보스턴 너머 지역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 뉴저지 주 뉴아크에서는 건물 피해를 점검하기 위해 다세대 주택 세 곳에서 30명 가까이 소개되기도 했다. 당국이 교량 등 주요 시설을 점검했고 일부 항공편이 회항하거나 연착됐다. 통행이 많은 동북 지방 철도에서 기차가 서행했으며 필라델피아 통근 열차가 일시 운행을 멈췄다.

진앙 화이트하우스 스테이션 근처에 사는 크리스티안 톰슨은 벽에 걸린 그림과 장식물들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겁먹은 개들이 놀라서 마구 뛰어다녔다”고 덧붙였다.

팀 앱거 화이트하우스 스테이션 소방서장은 부상자 발생 보고가 없었으나 가스 유출 신고가 일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지역 북쪽의 264년 된 존 테일러 그리스트 밀 대령 기념관 윗부분이 일부 무너졌다고 애덤 뮐러 리딩턴 타운십 시장이 밝혔다.

뉴욕 중심지 맨해튼 중심지의 26층 건물에서 일하는 숀 클락 변호사는 진동을 느끼고 폭발이나 건물 붕괴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정말 겁났다”고 말했다.

미국 동부는 지각 판상의 가장자리에 놓인 서부와 달리 지진 발생이 적다. 지질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진앙에서 500km 이내 거리에서 1950년 이래 규모 4.5 이상의 지진이 13번 일어났다. 가장 강한 지진은 2011년 버지니아 주 미네랄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이다. 당시 진동이 조지아 주에서 캐나다까지 느껴졌다.

동부 해안 지역의 암반은 서부 지역보다 더 멀리까지 지진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

폴 카루소 지질연구소 지구물리학자는 “캘리포니아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먼 곳에서는 진동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진 발생 뒤 5일 저녁에 발생한 규모 4.0의 여진 등 여러 차례 여진이 발생했다.

지질연구소는 X에 올린 글에서 규모 4.8의 지진은 진앙 이외 지역에서 피해를 일으킬 정도로 강하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 4일 대만에서 발생한 규모 7.2~7.4의 지진으로 12명 이상이 숨지고 1000 명 이상이 부상했다.

그러나 이번 지진에 따른 피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뉴욕과 뉴아크, 볼티모어 공항의 활주로를 점검하는 동안 이들 공항으로 가는 항공편들이 출발지에서 대기했다. 4일 인디애나폴리스의 전국초대경기에서 우승한 세튼 홀 대 남자 농구팀이 뉴저지 주로 귀환이 지연됐다.

뉴아크 공항으로 가던 항공편 5대 이상이 펜실베이니아 주 앨런타운의 르하이 밸리 국제공항에 착륙해 일부 승객들이 차를 렌트해 귀가했다.

뉴욕 및 뉴저지 항만 당국은 저지 시티와 맨해튼을 연결하는 홀랜드 터널 점검을 위해 10분 동안 통행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맨해튼 중부에서는 자동차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리면서 공포를 표시했다. 브루클린 지역에서는 폭음이 울렸으며 건물이 흔들렸다. 가족, 친지들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폭주하면서 휴대폰 통신에 과부하가 걸렸다. 뉴욕 필하모니의 아침 공연 도중 지진 경보가 울리기도 했다.

뉴욕 유엔 본부에서도 얀티 쇠립토 세이브 더 칠드런 대표가 유엔 안전보장회의 비상 회의에 가자지구의 상황에 대해 보고하다가 일시 중단했다. 브롱스에서는 양키즈팀이 타격 연습을 하던 중이었다.

이날 지진은 멀리 메인 주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버몬트 주와 뉴햄프셔 주 주민들도 지붕에 쌓인 눈이 떨어지거나 트랙터가 지나가는 줄 알았다는 주민들이 있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필요할 경우 연방 정부가 지원할 것임을 밝혔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뉴욕시에 큰 위험이나 기반시설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뉴욕시 건물책임자 제임스 오도는 뉴욕의 110만 채 건물들에 균열 등 피해가 있는 지를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지니어들은 뉴욕의 고층 건물들이 고강도 재료로 건축됐고 바람 등 충격에 따라 느리게 흔들리도록 설계돼 있다고 밝혔다. 현대 고층 건물들은 대부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엔지니어링 회사 WSP 글로벌의 아마드 라히미안은 “지진이 발생할 때 고층건물이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말했다.

차이나타운 미술관 조각품에 위태롭게 설치돼 있는 달걀들도 떨어지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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