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김치전골 먹고 길거리서 급똥 '굴욕'…노인·장애인 삶바꾼 이 남자[월드콘]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그러나 아츠시는 이를 창업 계기로 삼았다. 배변감이 언제 올지 미리 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방법을 찾기 시작한 것. 미국 아이디어 공유 플랫폼 메디움닷컴 인터뷰에서 아츠시는 "우연히 일본 성인용 기저귀 판매량이 유아용을 넘어섰다는 기사를 본 게 생각났다"며 "그제서야 많은 사람들이 요실금 문제를 겪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발명된 제품이 웨어러블 기기 '디프리'(D-free)다. D는 기저귀를 뜻하는 영단어 Diaper에서 따온 것으로, 디프리만 있으면 기저귀 없이도 편안하고 깔끔하게 용변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패드나 테이프, 벨트를 이용해서 감지 센서를 배꼽 아래에 붙여두면 센서가 방광을 초음파로 스캔한 뒤 스마트폰을 통해 방광 내 소변량과 배변 예상 시간을 알려준다. 디프리 개발 전에도 방광 스캔 장치가 있긴 했지만 크고 비싸 병원에서만 쓰였다. 디프리 센서는 가로 5cm, 세로 3cm에 무게 26g으로 작고 가벼워 티나지 않게 착용 가능하다. 노인이나 장애인, 환자들이 주 사용층인 만큼 사용법 안내와 고객 응대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아츠시는 디프리 개발은 '맨땅에 헤딩'이나 다름없었다고 회고했다. 아츠시는 "나는 엔지니어 경력도 없고 재정적 지원도 충분히 받지 못했다"며 주변 지인들을 설득해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계공학부터 소프트웨어 공학까지 다양한 분야에 종사 중인 친구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며 "전에 없던 제품을 처음부터 만들어내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고 했다.
투자처를 찾기도 쉽지 않았으나 창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200만엔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아츠시는 오사카 스타트업 포털사이트 인터뷰에서 "많은 노인, 환자와 간병인들의 삶을 뒤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회의적이었던 투자자들도 이를 분명히 인식하게 됐다"고 했다. 디프리는 보완을 거쳐 2018년부터 상용화를 개시했고, 이듬해 미국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미국과 유럽 등 세계 2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뇌성마비와 자폐증을 앓고 있는 8세 딸을 둔 한 부모는 디프리 덕분에 딸 스스로 배변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사연을 공개했다. 이 부모는 "(딸이) 태어나서 한 번도 화장실에서 용변을 본 적이 없었다"며 "올해는 꼭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게 하고 싶었다. 언제 화장실에 앉혀야 하는지 타이밍을 알아야 했다"고 말했다.
이 부모는 "(디프리를 쓰고 나서) 딸이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며 "디프리가 알려주는 소변량 수치를 가리키면서 '이게 화장실에 가고 싶은 거다'라고 알려준 적이 있는데 그걸 기억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딸이) '화장실 가는 요령을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디프리를 소변을 만들어주는 기계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개발사에 매우 감사하다"고 전했다.
아츠시는 오사카 스타트업 포털 인터뷰에서 "디프리가 삶을 변화시켰다는 사용자들의 메시지가 더 열심히 뛰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며 "품위있게 장수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 세상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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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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