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물 쏟아내는 불청객…천덕꾸러기 된 '민폐 비둘기'

이한주 기자 2024. 4. 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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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침입 막기 위해 천적 모형 설치도
내년부터 비둘기에 먹이 주면 과태료 부과
[앵커]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이라지만, 이젠 그다지 반갑지 않은 천덕꾸러기 신세입니다. 배설물로 지붕과 바닥을 뒤덮고 떼로 몰려와 건물을 점령하기도 하죠. 먹이 못 주게 하는 법까지 통과됐지만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이한주 기자입니다.

[기자]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입니다.

지붕마다 비둘기가 뒤덮고 있습니다.

머문 곳에 희끗희끗한 자국이 남습니다.

배설물입니다.

[수원시 환경미화원 : 아예 거기 비둘기가 똥을 싸는 데가 있어요. 저희가 아침마다 저 대리석에 있는데 거기는 물청소를 해요.]

매일 청소를 하지만 그때뿐입니다.

사람이 머무는 곳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수연/경기 수원시 영화동 : 땅이고 의자고 저기고 그냥 뭐 여기고 그냥 확 비둘기 똥이야 그냥.]

충북 청주 오송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곳곳에 흘러내린 배설물이 남아있습니다.

치우고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오송역 환경미화원 : 얘네가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애들이 안 나가잖아요. 어떤 분들은 막 지나가다가 옷에, 머리에 막 묻어가지고…]

비둘기 천적인 황조롱이 모형이 설치돼 있습니다.

황조롱이 울음소리를 틀기도 했습니다.

지하철 역사 안까지 비둘기가 수시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지하철 빵집 직원 : 황조롱이 봤어요? 그거 이제 비둘기 퇴치인데 그것도 이제 비둘기들이 무시하고 들어와요. 반짝 안 오다가 다시 또 오더라고요.]

비둘기는 도심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비둘기 관리지역에서 파악된 숫자만 해도 2021년 2만 7천 마리에서 1년 만에 3만 5천여 마리로 늘었습니다.

전국으로 따지면 30만 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많게는 1년에 4번 정도 알을 낳고 이렇다 할 천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주기적으로 먹이를 주는 사람들이 줄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비둘기 먹이 제공자 : 많이 줬죠. 눈이 많이 왔을 적에. 왜냐하면 제가 어렸을 때 배고픔을 많이 당해서 동물이나 사람이나 배고프면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부터 먹이를 주면 과태료가 부과되는 법이 통과됐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지켜봐야 합니다.

[수원시 환경정책과 관계자 : 저희가 (조례) 검토 중입니다. 무작정 갑자기 또 과태료 부과하게 되면 반대 의견도 있으니까. 이것저것 검토 중입니다.]

미국과 영국에선 불임제를 넣은 먹이를 지자체가 직접 뿌리고 있지만 동물 학대 논란도 일었습니다.

[VJ 박태용 / 취재지원 황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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