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유치원총연합회 뿌리는 친일파”…김준혁이 쓴 ‘역사책’ 봤더니

변문우 기자 2024. 4. 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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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정 출마 2년 전 《변방의 역사: 낮·밤의 히히히스토리》 출간
“한유총, 정신적으로 경성유치원의 후예”…서울 겨냥해선 “천박한 도시”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이화여대생 성상납' 등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후보가 2년 전 출간한 책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뿌리가 친일파라고 규정한 뒤 "오늘날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보수화되어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기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는 책에서 서울을 "개발이랍시고 콘크리트만 갖다 들이부은 천박한 도시"라고도 규정했다.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면서 파장이 커지는 모습이다. 

왼쪽 사진은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유세 모습. 오른쪽 사진은 김 후보가 지난 2022년 출간한 저서 《변방의 역사》 이미지. ⓒ연합뉴스·출판사 가갸날

"유치원 뿌리는 친일…한유총은 정신적 친일파"

김 후보는 한신대 교수 시절이었던 지난 2022년 2월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를 출간했다. 해당 책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유튜브를 통해 진행했던 '히히히스토리' 프로그램 내용에 일부 역사적 내용을 추가해 '낮의 히히히스토리(1)'와 '밤의 히히히스토리(2)' 두 권의 책과 50개 이야기로 엮은 것이다. 1권은 사법개혁을 비롯한 정권이념 내용이 중심이고, 2권은 '역사상 섹스 스캔들(목차 일부)'을 비롯한 이야기로 구성돼있다.

그는 책 서론을 통해 "역사를 공부하고 싶은 국민들의 욕구가 넘친다"며 "역사를 통해 오늘의 정치현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히히히스토리' 의미에 대해서도 "즐겁게 웃는 '히히히'와 역사 '히스토리'를 합친 것"이라고 설명하며 "제 이야기를 야사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은데, 나는 기록에 없는 이야기는 일체 하지 않는다. 단연코 정확한 그 시대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다만 해당 책 속에는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발언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특히 유치원의 뿌리를 친일파로 규정하며, 한유총을 비판하는 내용도 책에 담겼다. 김 후보는 1권 '친일의 역사에서 시작된 유치원의 뿌리' 편을 통해 "유치원의 뿌리는 친일의 역사에서 시작됐다"며 "친일파가 만든 최초의 유치원은 경성유치원이다. 오늘날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보수화되어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성유치원을 만든 사람은 놀랍게도 친일파 우두머리 이완용"이라며 "이처럼 뼛속까지 스며들도록 친일교육 시킨게 바로 우리나라 유치원의 시작"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한유총에서 자신들의 뿌리가 경성유치원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지, 여기서 말하는 것은 (그들이) 정신적으로 경성유치원의 후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민족통일에 이바지하는 건전한 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올바른 역사관에 입각한 교육을 부정하고 사적 이익만 앞세운다면 정신적 친일파와 무엇이 다르겠나"라고 직격했다.

김 후보는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1권의 '소서노가 선택한 도시, 천박한 서울' 편에서 "서울은 오래된 도시인데 그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개발이랍시고 콘크리트만 갖다 들이부은 것이다. 천박한 도시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물질만능주의가 판을 치고 천박한 사람들이 사랑가는 도시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너도 나도 부동산 투기에 매달리는 곳이 어찌 천박한 도시가 아니겠나"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임 대통령은 물론, 조선 왕실 사생활까지 거론

김 후보는 전 대통령의 사생활, 추문을 기술하기도 했다. "이승만은 하와이에서도 실제 호화주택에 살면서 사람들을 속였다. 한인들이 모은 돈으로 좋은 집에서 맛난 음식 먹으며 살고 여자들하고 호텔가서 놀았다", "해방 전 과묵한 성격의 박정희는 조선인을 토벌하러 간다는 명령이 떨어지면 갑자기 벽력같은 소리로 '요오시(좋다), 토벌이다!'하고 고함을 질렀다", "박정희는 정서불안에 성도착증 같은 게 있었던가 보다. 게다가 알코올 중독자의 모습이 보인다"는 등의 내용이 책에 적혀있다.

특히 그는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일화도 소개하며 "1971년 선거유세차 대전 유성온천에 머물던 박정희가 바람을 피우다 육 여사에게 들킨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육 여사가 박정희가 쉬고 있는 방의 문을 확 열자 민망한 모습이 펼쳐진 것"이라며 "화가 난 박정희는 육 여사에게 재떨이를 던저 버렸다. 그 재떨이가 육 여사의 이마에 맞아 이마가 찢어졌다. 그때 올림머리를 할 수 없어서 급하게 헤어스타일을 바꿨다고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외에도 김 후보는 '고종의 사생활', '한·미 관계' 등 앞서 보도로 나온 각종 논란 발언들을 책에 담았다. 또 조선시대 왕실 등 성문화에 대해서도 수위 높은 표현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관련해 시사저널은 논란성 발언에 대한 취지를 듣기 위해 김 후보 캠프에 연락했으나, 캠프에선 "해당 내용과 관련해선 답변을 드릴 수 없다. 이미 과거 발언에 대해 앞서 올린 사과문으로 갈음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정치권에선 이미 김 후보의 발언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다. 김 후보는 앞서 유튜브 채널 '국민TV' 에서 수원 화성을 방문해 "정조가 사도세자의 묘소를 수원으로 옮기는데 모든 풍수지관들이 여인의 젖가슴 자리라고 얘기했다"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졌다. 또 '김용민TV'에선 "박정희라고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에 정신대 종군 '위안부'들을 상대로 섹스를 했었을 테고"라고 발언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김용민TV를 비롯한 일부 채널 영상은 현재 비공개 상태로 전환된 상태다.

최근엔 과거 유튜브 방송에서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자교 학생들을 미군 장교에게 성상납시켰다"는 취지로 주장한 사실이 알려져 이화여대와 여성단체의 공분까지 사고 있다. 법적대응을 예고한 이화여대 학교 측은 물론, 총동문회와 총학생회까지 나서며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찐여성주권행동'을 비롯한 여성단체들도 김 후보를 경찰에 고발하며 사퇴를 종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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