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은 신촌, 이재명은 대전…당대표 사전투표 장소 보면 각 당 ‘핵심전략’ 나온다[2024 총선]
민주는 '정권심판론' 공세
새미래·개혁신당 등 제3지대는 '지역구 사수' 전략
[파이낸셜뉴스] 제22대 총선 사전투표가 5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거대 양당과 제3지대 정당 대표들이 모두 사전투표 행렬에 뛰어들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 신촌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전을 사전투표 장소로 택했으며 이낙연·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각각 자신들이 출마하는 지역구인 광주, 세종, 경기 화성에서 사전투표를 진행했다. 거대 양당 대표 사전투표 장소에는 격전지 공략 및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 전략이 내포됐으며 제3지대의 경우 지역구라도 사수해야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에 위치한 신촌동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후 "나라의 미래는 청년에게 있다"며 "민주당은 최악의 혐오·사기 후보를 끝까지 비호하면서 판세에 영향이 없다고 말했는데, 국민들께서 그게 착각이고 오만이라는 걸 알려주실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화여대를 포함한 여러 대학이 밀집한 신촌에서 최근 불거진 김준혁 민주당 후보의 이대·여성 비하발언과 같은 당 양문석·공영운 후보의 편법대출·꼼수증여 의혹을 상기시켜 민주당 '후보 리스크'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서울이 워낙 중요하고 마포와 인근 지역은 '배틀 그라운드'로 꼽히는 한강벨트"라며 "요새 이대 관련해 나온 (민주당 후보 측의) 폄하 발언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대전 중구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서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카이스트 재학생들과 사전투표를 진행했다.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지적에 더해 지난 2월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벌어진 윤석열 대통령 경호처의 '과잉 경호' 논란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 대표는 사전투표 후 "대전은 연구도시이고, 연구개발예산 삭감 문제가 관심사이기도 하며 카이스트 학생들이 '입틀막'을 당했는데 이들과 함께 과학기술의 중요성과 정부 정책의 무지함을 지적하고 싶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재묵 교수는 "대전이 워낙 중요하기도 하고, 격전지인 데다가 당적을 바꾼 의원도 있어 여러 가지로 포섭하려는 것이 아닌가"라고 봤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충청도가 민주당 입장에서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든지, 판세에 좀 더 영향을 줄 희망이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의 인천 계양을 지역구 표심에 대한 여유가 반영된 것이라는 관점도 있다. 여당 대표인 한 위원장을 제외한 민주당·새로운미래·개혁신당 등 야당 대표들은 모두 지역구에 후보로 출마한 상태인데, 이 중 본인의 지역구에서 사전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은 이재명 대표가 유일하다.
이에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꼭 (출마) 지역에서 사전투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여유를 과시하는 의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준한 교수 역시 "자기 지역에서 여유가 있어 대전 등지의 득표 전략에 도움을 줘야겠다고 판단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이낙연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광주 첨단1동행정복지센터에서, 세종갑에 출마한 김종민 대표는 세종시 다정동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사전투표를 진행했으며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대표는 동탄7동행정복지센터에서 사전투표를 시행했다.
아내와 함께 사전투표를 했다는 이낙연 대표는 "법적·도덕적 문제가 없는 정당, 비례대표 후보가 가장 젊은 정당인 새로운미래를 많이 지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 대표도 "여러분께서 꼭 투표하셔서 대한민국 방향을 잡아주시기 바란다"고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이준석 대표는 "지금 동탄에서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유권자의 마음이 파죽지세로 모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승리를 통해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문가들은 제3지대 대표들의 지역구 사전투표가 의석을 하나라도 더 가져오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묵 교수는 "지금 보면 워낙 양당 구도로 많이 부딪치고 있어 비례대표는 몰라도 지역구에서는 상대적으로 이기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요소 때문에 (당 대표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더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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