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野 '선거개입' 주장 정면반박…"보름달 둥근 게 손가락 탓이냐"

김형섭 기자 2024. 4. 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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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 대출 위법·부당 검사결과 놓고 野 비판하자 작심 반박
"관찰자를 비난하는 방식 받아들일 수 없어"
"불법성 증표가 크고 국민적 관심도 큰 사안"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민생침해 금융범죄 대응·협력 강화를 위한 통신·금융부문 간 업무협약'을 마친 뒤 새마을금고 편법 대출 의혹 사태와 관련한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4.05.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최홍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 딸의 새마을금고 편법대출 논란과 관련한 중간검사 결과를 놓고 야당에서 선거개입 주장이 제기되는 데 대해 "보름달이 둥근 것이 (보름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탓은 아니지 않느냐"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진행된 '민생침해 금융범죄 대응·협력 강화를 위한 통신·금융부문 간 업무협약' 체결식 뒤 기자들과 만나 "실존하는 문제를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적발해 문제 제기를 했다는 것만으로 비난을 하는 것에 대해 금감원이란 기관을 운영하는 장으로서 동의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함께 발표한 내용에 대한 비판적 시각들을 보면 마치 보름달이 둥근 것이 (보름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때문이라는 것처럼 말씀을 하는 것 같다"며 "이게 무슨 양자역학적 접근도 아니고 불법 부동산 투기의 상태나 또는 투기가 아닌 상태가 공존하고 있는데 관찰자인 금감원이 그것을 관찰했기 때문에 불법 부동산 투기가 문제됐다는 식으로 관찰자를 비난하는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오늘자로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검찰에 수사의뢰를 한다고 알고 있고 금감원도 설명하고 최대한 협조를 할 텐데 결론이 금방 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가 보기에는 숫자와 법률상의 권리관계 등으로 해서 쉽게 설명될 수 있고 정리될 수 있는 불법과 관련한 문제들을 이렇게 복잡하게 봐주시는지 잘 모르겠다"고 야권을 꼬집었다.

그는 "차라리 금감원이 발표한 내용이 틀렸다 내지는 불법이 아니다 또는 정당한 부동산 취득이고 투기가 아니다라고 말씀을 해주시면 금감원이 충분히 공론장에서 그게 왜 그런 것인지 설명드릴 수 있을 텐데 보름달을 둥글게 만든 것이 너희들이 손가락으로 가리켰기 때문에 둥그러졌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면 이것을 어떻게 해야 될지 잘 모르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불법이 명백해 보이고 문제가 명백히 있는데 거꾸로 외면을 했다거나 확인을 안 했거나 내지는 확인한 내용을 저희들만 몰래 갖고 있다가 한참 나중에 조용해진 다음에 스리슬쩍 처리했으면 그게 정당하다고 판단하실 것이냐"고 반문했다.

야당에서 금감원이 지난 2일 공동검사에 착수한지 불과 이틀만에 중간 검사결과를 내놓은 것을 문제삼은 데 대해서는 "문제가 된 새마을금고 같은 경우 자산 규모가 1200억원, 여신 규모도 700억~800억원 정도 밖에 안 되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 원장은 "저희가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경우도 판매잔액이 19조원 정도 되고 이해관계자들도 몇 만명이 되는 것들을 1개월 정도 안에 핵심적인 사실을 추출해 놓을 정도로 검사와 관련된 전문적인 경험이나 노하우가 있다"며 "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금감원보다 앞서 2~3일 정도 먼저 검사한 점 등을 고려하면 그렇게까지 짧은 기간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제 의사대로만 결정할 수 있었다면 지난주에 검사를 내보내서 더 빠른 시일 안에 결론을 냈을 것"이라며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사안은 어쨌든 불법성의 증표가 크고 국민적 관심도는 높은 반면 확인해야 할 구체적 사실관계는 기술적으로 볼 때 2~3일 정도면 충분한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또 "어쨌든 선거 때문에 일단 다들 그러시는 건데 그러면 최대한 선거 전에 저희가 정리를 해드리는 게 맞지 않느냐"며 "그냥 사소한 불법의 문제가 아니라 강남 주택 구입과 관련해서 가계대출 이슈 등과 맞물려 감독당국은 무엇을 했고 어떤 식으로 이런 현상이 벌어졌느냐와도 맞물려 있는 문제이다보니까 저희가 그전에도 관심을 많이 가졌던 문제"라고 했다.

이날부터 시작되는 사전투표 일정을 고려해 전날 급하게 중간 검사결과를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일정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뉴시스] 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민생침해 금융범죄 대응·협력 강화를 위한 통신·금융부문 간 업무협약' 행사.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금감원은 양 후보가 지난 2020년 8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대학생 장녀 명의로 11억원의 사업자 대출을 받은 것과 관련해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현장검사에 착수한 결과 개인사업자 대출의 용도외 유용, 허위 증빙 제출, 부실 여신심사 등 위법·부당혐의가 다수 발견됐다는 중간 검사결과를 전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양 후보 딸의 대출과 관련한 대출금 회수와 해당 개별금고에 대한 제재조치, 수사기관에 사문서 위조 혐의 통보 조치 등을 취하기로 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이 원장이 총선을 목전에 두고 선거개입에 나섰다며 반발했다.

신현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이 원장이 출마하지 않고 자리를 지킨 이유가 선거 개입이었나"라며 공동 정기검사가 8일로 예정돼 있음에도 금감원을 동원해 선제 검사에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총선 전에 야당에 불리한 결과를 보여주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해찬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금감원이 자기 관할도 아닌 개별 금고 검사를 이렇게 빨리, 신속하게 한 사례가 언제 있었냐. 검사 하루만에 내용도 없는 결과를 발표한다는 게 말이 되냐"며 "노태우 때부터 36년 동안 선거를 지켜봤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뻔뻔하게 관권선거를 주도한 정부는 없었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hog88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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