웸반야마, 블록슛 GOAT가 보인다

블록슛, 농구에서 수비자가 반칙을 하지 않고 공격자가 슛한 공을 쳐내는 것을 말한다. 결정적인 슛찬스를 허용했을때 저지가 가능한 최후의 수비 방법인지라 성공했을 경우 아군의 사기가 올라가는 반면 허용한 상대는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기 일쑤다. 상황에 따라서는 블록슛 하나가 경기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단순히 블록슛 한 개 당 한번의 공격 저지로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아래 역대 기록에서도 알 수있듯이 블록슛 타이틀은 특정선수가 몇시즌씩 독식하거나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등은 다양한 상황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기록이다. 블록슛은 다르다. 상대가 돌파를 하거나 슛을 던질 때 직접적으로 막아내야하는 특성상 한 개를 적립하기도 쉽지않다.

무엇보다 높이가 중요한지라 신체조건이 좋은 빅맨(특히 센터) 포지션에서 독식하기도 한다. 아무리 운동능력이 뛰어나고 센스가 좋아도 자신보다 큰 선수가 점프해서 달려들게되면 힘, 타점 등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다. 물론 타이밍만 잘맞으면 블록슛이 가능하지만 어쩌다 한번일 뿐 매번 그런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더불어 크다고 모두 블록슛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현역 최고의 센터 니콜라 요키치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농구를 잘하는 것과 블록슛은 또다른 영역이다. 다른 부분에 뛰어나면서도 블록슛까지 굉장한 선수가 있는 반면 블록슛에 특화된 선수도 있다. 하나같이 좋은 사이즈에 짐승같은 운동능력을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다.

▶ NBA 역대 블록슛왕

◊ 1970~80년대
1973~74시즌 엘모어 스미스 / 1974~75시즌 카림 압둘자바 / 1975~76시즌 카림 압둘자바 / 1976~77시즌 빌 월튼 / 1977~78시즌 조지 T. 존슨 / 1978~79시즌 카림 압둘자바 / 1979~80시즌 카림 압둘자바 / 1980~81시즌 조지 T. 존슨 / 1981~82시즌 조지 T. 존슨 / 1982~83시즌 트리 롤린스 / 1983~84시즌 마크 이튼 / 1984~85시즌 마크 이튼 / 1985~86시즌 마누트 볼 / 1986~87시즌 마크 이튼 / 1987~88시즌 마크 이튼 / 1988~89시즌 마누트 볼 / 1989~90시즌 하킴 올라주원

◊ 1990~2000년대
1990~91시즌 하킴 올라주원 / 1991~92시즌 데이비드 로빈슨 / 1992~93시즌 하킴 올라주원 / 1993~94시즌 디켐베 무톰보 / 1994~95시즌 디켐베 무톰보 / 1995~96시즌 디켐베 무톰보 / 1996~97시즌 숀 브래들리 / 1997~98시즌 마커스 캠비 / 1998~99시즌 알론조 모닝 / 1999~2000시즌 알론조 모닝

◊ 2000~현재
2000~01시즌 테오 라틀리프 / 2001~02시즌 벤 월러스 / 2002~03시즌 테오 라틀리프 / 2003~04시즌 테오 라틀리프 / 2004~05시즌 안드레이 키릴렌코 / 2005~06시즌 마커스 캠비 / 2006~07시즌 마커스 캠비 / 2007~08시즌 마커스 캠비 / 2008~09시즌 드와이트 하워드 / 2009~10시즌 드와이트 하워드 / 2010~11시즌 앤드류 보것 / 2011~12시즌 서지 이바카 / 2012~13시즌 서지 이바카 / 2013~14시즌 앤서니 데이비스 / 2014~15시즌 앤서니 데이비스 / 2015~16시즌 하산 화이트사이드 / 2016~17시즌 루디 고베어 / 2017~18시즌 앤서니 데이비스 / 2018~19시즌 마일스 터너 / 2019~20시즌 하산 화이트사이드 / 2020~21시즌 마일스 터너 / 2021~22시즌 자렌 잭슨 주니어 / 2022~23시즌 자렌 잭슨 주니어

블록슛하면 고대괴수로 불리는 빌 러셀과 윌트 체임벌린을 빼놓을 수 없다. 러셀은 농구에서 블록슛을 전략으로 활용한 최초의 선수로 꼽히며 체임벌린 또한 동시대 최고의 블록슛 스페셜리스트로 불렸다. 엘모어 스미스 또한 NBA 단일 경기 블록 슛 1위(17개) 기록 공동 보유자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하나같이 공식 집계 이전의 선수들인지라 제대로된 기록지 조차 없다. 역대에 꼽힐 블록슛 장인들이면서도 각종 기록에서 이름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다. 공식기록 집계 이후 통산 블록슛 1위는 하킴 올라주원이며 2위는 '통곡의 벽'으로 불렸던 디켐베 무톰보다. 올라주원은 역대 최고의 센터중 한명으로 불릴만큼 한시대를 풍미한 레전드다.

반면 무톰보는 수비에 특화된 괴물 디펜더였다. 마누트 볼은 역대 최장신 센터중 한명이지만 키값을 못한다는 혹평에 시달렸다. 하지만 블록슛만큼은 진퉁이었던지라 평균 득점보다 평균 블록슛 갯수가 더 많은 이색적인 선수였으며 마크 이튼은 통산 블록슛 3천개를 기록한 선수중 유일하게 천경기 미만 출전으로 역사에 남아있다.

인상적인 선수는 마이클 조던과 드웨인 웨이드다. 두선수는 모두 슈팅가드임에도 블록슛에 일가견이 있었다. 조던은 NBA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에 200스틸+100블록 이상을 기록한 것을 비롯 경기당 1.6개의 블록슛과 3.2스틸을 만들어낸 시즌도 있었다. 웨이드는 2008~09시즌 정규시즌 106개 블록 슛을 기록하며, 공식집계 이래 한시즌 100개 이상 블록 슛을 성공시킨 가장 작은 선수에 등극했다. 커리어 전체로 봐도 가드포지션에서 최고의 블로커중 한명으로 꼽힌다.

현역 중에서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슈퍼루키 빅터 웸반야마(20‧223.5cm)가 돋보인다. 압도적인 사이즈, 좋은 운동능력에 다양한 기술까지 겸비한 그는 다방면에 능하지만 특히 블록슛에 있어서 역대 최강자의 반열에 오를 재능이 엿보인다. 포스트는 물론 외곽까지 전천후로 커버하며 블록슛 개수를 쌓아가고있는데 데뷔시즌인 현재 67경기에서 평균 3.5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15~16시즌 하산 화이트사이드의 3.7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한창 어린 나이를 감안했을 때 부상 등 변수만 없다면 수상, 누적 등 엄청난 성적이 기대된다. 더불어 웸반야마 만큼은 아니지만 그와 라이벌 구도를 이루고있는 쳇 홈그렌(22‧213cm) 또한 블록슛에 높은 재능을 보이고있는 만큼 역사의 한페이지에 이름을 올릴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