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수도권과 PK 엄중한 상황…야당과 싸우기만 할 때 아냐”

이원석·박나영 기자 2024. 4. 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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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의료대란 책임자 해임해야”
“국민들, 마음 둘 곳이 없으니 범죄 혐의자 집단 지지…정치 비정상화”

(시사저널=이원석·박나영 기자)

尹 정권 심판론 vs '李·曺' 심판론 격돌… 최후 승자는?

심판론 대 심판론, 4·10 총선을 목전에 두고 서로 다른 심판론이 강하게 부딪치고 있다. 야당은 거리에서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외친다.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 수사의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현재 사직)의 '회칼 테러' 막말 논란에 이어 최근엔 의대 2000명 증원 문제를 놓고 정부와 의료계가 충돌하면서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의료대란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 생명을 담보로 파업에 들어간 의사집단도 문제지만, 정부가 문제를 풀어낼 능력이 없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4월4일 윤석열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 간의 극적인 만남이 이뤄졌지만, 합의점에 이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당은 이른바 '이·조 심판론'을 꺼내들었다. "범죄자 심판"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사법 리스크가 존재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정면 겨냥한 것이다. 민주당은 자당 소속 후보자들의 잇단 도덕성·막말 논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민주당의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는 과거 자녀 명의로 11억원의 사업자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사기 대출' 의혹을 받고 있다.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는 2022년 한 유튜브 방송에서 "미군정 시기 김활란(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이대생들을 미군 장교에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나 막말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각종 이슈가 뒤얽히며 선거는 막판까지 혼전 상태다. 실제 심판의 몽둥이를 쥔 유권자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시사저널은 여야의 운명이 걸린 총선의 최종 판세와 변수를 진단하기 위해 총선을 일주일여 앞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의 선대위원장을 직접 만나 최종 점검의 기회를 가졌다.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현안마다 정부·여당을 향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는 자신의 경기 성남 분당갑 선거 현장을 뛰면서 선거 지휘 역할도 함께 맡고 있다. 의사인 안 위원장은 최근 몇 달째 지속되고 있는 정부와 의사집단 간 갈등에 대해선 "빠른 시일 내에 풀어야 한다"며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들어 해결 방안까지 제시하며 중재자를 자처하기도 했다. 그는 선거 막판 판세와 남은 변수들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4월2일 성남 분당에 위치한 안 위원장의 선거사무실을 직접 찾아 인터뷰를 가졌다.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시사저널 박은숙

"대통령, 첫 담화의 진의 보여주는 조치 필요"

현재 선거 판세는 어떻게 보고 있나.

"수도권과 PK(부산·울산·경남) 쪽이 엄중한 상황이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는 1000표 전후 차이로 당락이 좌우되는 곳도 많아 보인다. 그중에서도 제 지역구가 속해 있는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엄중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느낀다."

상황이 엄중해진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최근 현안이 세 가지 정도였다. 시민사회수석(황상무 전 수석)의 발언이라든지 호주대사(이종섭 전 대사) 임명, 그리고 최근의 의료대란이다. 앞의 두 건은 이제 수습은 됐지만 아쉬운 점이 많았다. 논란이 있자마자 저는 바로 경질해야 한다고 했었다. 그대로 놔두면 일주일 후에는 결국 해임할 수밖에 없다는 게 뻔히 보이는데 왜 당장 해임하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제 남은 게 의료대란인데 이 문제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빠른 시간 내에 풀어야 한다고 본다."

여론조사상으로는 전반적으로 민주당이 앞서는 분위기인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며칠 만에 바뀔 수 있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일어났던 모든 일이 선거 기간 동안에 일어날 수 있다는 말도 있지 않나. 분명한 위기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해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진정성을 보여드리는 게 여당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의사와 정부 간 갈등, 의료대란 문제가 남았다고 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어제(4월1일) 대국민담화는 어떻게 봤나.

"이 의료대란 문제를 어떻게 슬기롭게 잘 헤쳐나가느냐가 선거의 제일 큰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왜 2000명이라는 숫자를 고민하게 됐는가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런데 그 뒤에 처음 나온 말이 있었다. 의사들이 합리적인 단일안을 합의해서 가지고 오면 논의할 수 있다, 그리고 제가 선대위 회의에서도 언급했었던 사회적 협의체 같은 것들도 가능하다고 했다. 문을 열어둔 것이다. 그러나 2000명 부분에 너무 할애를 하다 보니 언론에선 '2000명 정원에 대해선 변할 생각이 없구나' 이렇게 돼버린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후에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보충 설명을 하면서 여지가 있다는 점이 설명은 됐다."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나.

"우선 단일안 제시는 불가능하다. 제가 의사이기도 하지만 개업의들과 대학교 교수들은 입장이 많이 다르다. 합의가 어렵다. 된다고 해도 굉장히 오래 걸린다. 해봤자 안 되는 일이다. 저는 일단 2000명을 못 박지 말고, 정부와 시민단체, 특히 저는 이해당사자인 환우와 가족들의 모임인 환우회, 그리고 국제적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같은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협의체에 맡기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윤 대통령이 지난 담화가 끝이 아니라 신속하게 대국민담화를 한 번 더 하든, 이런 기구를 만들겠다고 발표하든 해서 첫 담화의 진의를 보여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라도 빨리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당내 일각에선 대통령 탈당 요구나 내각 총사퇴 요구도 나왔는데.

"의료대란을 일으킨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더 이상 강 대 강 대치로 국민만 희생자가 되는 파국은 막아야 한다. 정부 내부에선 이 문제에 대해 실제로 책임 있는 사람을 알 것 아닌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책임자를 해임해야 한다. 정부·여당은 민심에 순응하고 국민이 그만하면 됐다고 할 때까지 국민 눈높이에서 낮은 자세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여당의 대화 상대는 국민이다"

남은 총선 기간에 여당은 무엇을 조심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한다고 보나.

"여당과 야당의 역할이 다르다. 야당의 대화 상대는 여당이다. 여당이 하는 일이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거기에 비판을 하는 게 야당의 일이다. 영어로 야당이 오포지션 파티(opposition party)인 이유도 거기에 있다. 반면 여당은 대화 상대가 야당이 아니다. 여당의 대화 상대는 국민이다. 야당이 갖고 있지 않은 집행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민생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대한민국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것들이다. 국민들은 이런 얘길 듣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일을 하지 않고 야당과 싸우기만 하면 '도대체 우리 삶을 누가 개선해줄 것인가' 이런 생각이 들지 않겠나. 국민들이 소외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야당과 싸우기만 하는 게 아니라 빨리 의료 문제를 해결하고, 민생 문제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을 남은 기간 진정성 있게 설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양문석 안산갑 후보 등 민주당 일부 후보가 재산 문제 관련 도덕성 논란 등에 휩싸였는데.

"개개인 후보들에 대해 평가하고 싶진 않다. 다만 공직자 재산신고를 더 엄격하게,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가족 중 부모나 자식에 대해 조건이 되면 고지 거부가 가능한데 땅에 대해선 4촌까지도 신고를 하게 해서 부정이 개입되지 않도록 하면 더 투명해지지 않을까 싶다."

조국혁신당이 상당한 지지를 가져가고 있는데. 

"비정상 아닌가. 2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사람(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게 지지를 보낸다는 말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저는 민주당이 아니라 '이재명당'이라고 하는데, 그 이재명당에 실망을 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현재 재판을 세 개나 받고 수사도 받고 있지 않나. 제 지역구(분당갑)에 (이 대표 개발 비리 의혹의) 대장동, 백현동이 다 있다. 지역주민들도 배신감에 치를 떨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또 제대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임기 2년도 안 됐는데 지지율이 30% 정도 수준에 머문다는 건 그게 딱 민심인 것이다. 그러니 국민들이 마음 둘 곳이 없으니 자포자기 심정으로 그런 범죄 혐의자 집단에 표를 주겠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나. 정치가 완전히 비정상화된 것이다."

분당갑 선거는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나.

"안랩 본사가 있었던 분당은 저에게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거의 회사가 없을 때 이곳에 왔기 때문에 제가 판교 테크노밸리 발전에 초석을 놓은 사람 중 한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특히 2022년에 이곳에 출마하면서 가장 부족했다고 본 게 교육기관과 연구기관인데,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인공지능연구원을 이곳에 짓기로 협약서를 맺고 땅까지 확보가 됐고, 2900명 규모의 키스트(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소도 옮기기로 했다. 지난 1년 반 전에 이곳에서 당선돼 거의 4년 임기 이상의 일을 했다고 자부한다. 유권자분들이 현명하게 판단해 주시리라고 믿는다."

만일 당선된다면 다음 전당대회나 대선에 출마할 계획이 있나.

"오로지 목표는 이번 선거 당선이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리 장기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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