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번은 처음 봤어요" 51.7㎝ 용지에 '깜짝'…여의도 투표소 '북새통'

이병권 기자 2024. 4. 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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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2대 총선 사전투표 첫 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주민센터···현장 안내 부족에 볼멘소리도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본인확인을 하고 있다. 2024.04.05. 20hwan@newsis.com /사진=뉴시스


"와 (비례대표 정당 번호가) 무슨 40번까지 있네!"

4·10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오전 8시1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주민센터 사전투표를 마친 50대 남성 A씨는 " 많다고는 들었는데 40번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 당이 이렇게 많았느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총선의 비례대표 투표용지에는 38개 정당이 표기돼 길이가 51.7㎝에 달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비례대표 정당 투표 번호는 1,2번 없이 3번부터 40번까지 나열됐다. 즉 개수로는 총 38개 정당이 253명의 후보를 냈다.

A씨는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데 재료 준비하러 들어가기 전에 투표하려고 이곳에 들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투에 넣어서 밀봉하니까 비밀투표가 보장되는 느낌도 들었다"며 "종이가 엄청 길더라. (비례대표 투표 용지를) 두 번 접어서 봉투에 넣었다"고 했다.

오전 7시까지만 해도 여의동주민센터 4층에 위치한 기표소는 대기자 없이 한산했지만 본격적인 출근 시간인 8시를 전후로 방문 유권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한 직장에서 단체로 10명이 넘는 유권자들이 오기도 하고 수녀, 군인 등이 5~6명 무리지어 투표소에 방문했다. 이밖에도 70대 이상으로 보이는 고령층, 군인, 아직 투표권이 없는 딸을 데리고 나온 어머니를 만나볼 수 있었다.

출퇴근 인구가 많은 여의도 특성상 출근 전에 투표를 하러 온 직장인이 많았다. 20대 직장인 B씨는 "출근 길에 20분 정도 여유있게 나와서 사전투표를 했다"며 "이른 아침이고 첫날이라서 그런지 연배있는 분들도 생각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사전투표한 이유에 대해선 "주말에 온전히 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출근 전 함께 사전투표소에 방문한 30대 부부는 "전입신고가 안 돼있어서 투표를 못하는줄 알았는데 관내, 관외 상관이 없어서 다행히 했다"고 웃어보였다. 이들은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걸렸던 것 말고는 투표 자체는 쉽고 빠르게 했다"며 "절차도 간단했고 불편한 점도 그다지 없었다"고 말했다.

10시30분부터는 투표소 바깥에 마련된 부스까지 줄이 이어지면서 북새통을 이뤘다/사진=이병권 기자


이날 오전 10시30분 투표소 바깥에 마련된 부스까지 줄이 이어지면서 북새통을 이루자 일부 시민들로부터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아래층에서 관외 유권자와 관내 유권자의 줄이 헷갈린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관내 유권자 일부가 관외 유권자줄에 서있다가 뒤늦게야 알아채면서 이들은 "뭐야 바닥에 설명이라도 붙여놓지" "괜히 기다렸네"라며 안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여의동주민센터 투표소 곳곳에서 투표 안내원들의 대처가 시작됐다. 이들은 "기표소는 4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관내 유권자는 좌측, 관외일 경우 우측으로 이동해달라"고 줄을 안내했다.

또 "건강하신 분들은 고령층을 위해 계단을 이용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투표소 내 질서를 잡았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시민들로부터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는 민원이 계속되면서 1층에 투표 안내원이 추가로 배치됐다.

한편 이날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 김진표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오영환·박원석 새로운미래 선대위원장 등은 여의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독려했다.

이해찬 위원장은 오전 11시30분에 투표 현장을 찾았다 관외투표자 줄이 너무 긴 것을 확인하고는 투표를 하지 않고 발길을 돌렸다. 이 위원장과 함께 투표장을 찾은 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의 비례정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줄이 굉장히 길어서 제가 뒤 일정 때문에 투표 참여 못 하고 간다. 저희 집이 (강원도) 원주인데 원주에서 내일 새벽에 투표해야 할 것 같다"며 "(긴 대기 탓에 투표를 못하고 가도)너무 신이 난다. 그만큼 정권심판에 대한 국민 여러분 열정과 열망이 강하다고 느껴진다"고 했다.

이어 "열심히 마지막날까지 선거운동하도록 하겠다"며 "여러분들께서 원하시는 것들을 여러분의 손으로 직접 변화시켜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투표로서 여러분 권리를 쟁취하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른 아침에 투표장을 찾아 사전투표를 했던 인 선대위원장은 "정도와 반칙을 가르는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해 민주주의를 지켜달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정치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더라도 더 좋은 후보를 여러분 손으로 뽑아달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5일 낮 12시 기준 전국 사전투표율이 6.5%라고 밝혔다. 직전 2020년 총선 전국 투표율보다 1.6%P(포인트) 높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는 5~6일 이틀간 진행한다. 양일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18세 이상(2006년 4월 11일 출생자 포함) 국민이라면 누구나 투표할 수 있다. 투표 시 신분증(주민등록증·여권·운전면허증 등)을 지참해야 한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사전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4.4.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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