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기회"…여야, 청년·신혼부부 표심잡기 올인

김진수 2024. 4. 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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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국힘 "규제완화 혜택을 공공분양 늘리기로"
민주 "공공주택 50% 우선배정…출산지원금도"

오는 10일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이 청년과 신혼부부의 표심을 잡으려는 정치권의 열기가 뜨겁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 관련 정책 공약 중 상당수는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안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관련기사: 부동산 총선 '교통·규제완화' vs '기본주택 100만호'(4월3일)

여당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통해 공공분양 물량을 확보한다는 방안을 냈다. 대출 문턱도 낮춰 내 집 마련까지 한발짝 더 다가설 수 있게 한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야당은 기본주택 공약을 바탕으로 청년·신혼부부용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약속했다. 출산가구엔 1억원 지원금도 주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다만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면서도 실행 예산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포퓰리즘이 아닌 청년층의 주거안정에 초점을 두고 공약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 여 야 청년 신혼부부 공약 /그래픽=비즈워치

개발 규제 완화, 대출 규제 완화…높은 집값은?

국민의힘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역세권을 중심으로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GTX 역세권 도심복합개발 과정에서 상향된 용적률 일부를 청년, 신혼, 출산가구를 위한 공공분양(뉴홈) 주택 등으로 공공기여토록 한다는 것이다.

도심 철도지하화 주변과 구도심 재개발 부지를 중심으로 청년주택 공급도 확대한다.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로 발생한 개발이익의 일부를 청년, 신혼, 출산가구 대상 뉴홈과 신생아 우선공급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예비부부와 혼인 1년 내 신혼부부에겐 디딤돌(구입자금)과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의 문턱을 낮춰준다. 부부합산 소득요건을 각각 8500만원→1억2000만원, 7500만원→1억원으로 대폭 완화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 가입대상을 현행 만 34세에서 39세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공약도 담았다. 지방광역권의 개발제한구역엔 입지규제 개선을 통해 일자리와 보육환경을 갖춘 콤팩트시티도 조성한다.

이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청년층이 혼인과 출산을 꺼리는 이유가 높은 집값 때문인데 '빚 내서 집 사라'는 융자 정책뿐"이라며 "청년층 주거안정이 아니라 부동산 가격 유지, 주택경기 부양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고 꼬집었다.

그래픽=비즈워치

반값아파트 25만가구? 3기신도시 '영끌'해도 안돼

더불어민주당은 기본주택 100만가구 규모의 주거복합플랫폼 조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수도권 50만가구, 지방특화형 40만가구, 어르신 복지주택 10만가구 등이다.

기본주택은 무주택자 누구나 적정 임대료를 내고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분양·임대형 공공주택을 지칭한다. 민주당은 2030년까지 공공임대 300만가구를 확보하고 공공임대 공급 로드맵을 법정화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신혼부부 대상으로는 반값아파트 25만가구 공급을 약속했다. 신규 공공주택의 50% 우선 배정 혜택도 제공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을 위해선 파격적인 공약도 내놨다. 2자녀를 출산하는 신혼부부에게 24평형(79㎡), 3자녀 이상 낳는 신혼부부에게 33평형(109㎡) 규모의 분양전환 공공임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금전적 혜택으로는 모든 신혼부부에게 '결혼·출산지원금' 명목으로 가구당 10년 만기 1억원을 대출해 준다. 첫째 출생시 무이자로 전환되고 둘째는 무이자에 원금 50% 감면, 셋째는 원리금 전액을 감면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선(先) 내집마련- 후(後) 원리금상환 '10년 내집마련'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2자녀 이상 가구가 생애 최초로 주택(12억원 이하)을 구입할 경우엔 소득에 상관없이 취득세를 면제(1000만원 한도)해준다.

야당 공약에 대해서는 현실성에 의문이 붙기도 한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3기신도시 물량을 다 합친 것(17만가구)보다 많은 25만가구를 반값아파트로 공급하겠다는 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신규 공공주택 절반을 청년·신혼부부에게 우선배정하는 것도 40~50대 무주택자 등 다른 수요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총선 앞두고 공(空)약? 누가 되든 '주거안정' 필요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양당 공약이 취지는 좋으나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정책·예산·실행계획이 불투명해 단순히 '구호'적인 공약에만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여당 공약에 대해 "청년을 위한 주택공급 공약은 분양중심, 대출정책에 치우쳤다"고 지적했다. 야당 공약의 경우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회피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야 모두 저출산 해소와 청년 주거안정이라는 대전제에 동의하는 만큼 상대방의 공약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여당이 승리하더라도 야당이 제안한 기본주택과 출산지원금 정책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청년과 신혼부부가 최소 20~30년은 쫓겨나지 않고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정창수 소장도 "'취약계층'이 아닌 청년과 신혼부부를 공공임대주택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로잡고 원룸이 아닌 중대형 주택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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