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 식단, 정신질환 완화에 도움? “초기 임상서 효과 보여”
조현병이나 조울증 등 심각한 정신 질환을 완화하는데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키토제닉 식단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청, 환시 등 증상이 감소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연구진은 지난달 27일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연구(Psychiatry Research)에 게재했다.
연구를 이끈 정신과 전문의 로라 사스로우 박사는 비만 클리닉에서 일하던 의대생 시절 자신이 치료하던 조현병 환자가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통해 환청이 사라지는 경험을 한 것을 목격했다. 해당 환자는 정신과 약물이 잘 작용하지 않는 치료 저항성 환자였다. 연구진은 이를 계기로 키토제닉 식단과 정신 질환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진은 4개월 간의 파일럿 실험을 실시했다. 조현병 또는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고 항정신성 약물을 복용 중이며, 체중증가·인슐린 저항성·고중성지방혈증·이상지지혈증 등 대사 질환이 있는 성인 21명에 대해 추적 관찰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이 기간 동안 전체 칼로리의 10%를 탄수화물로, 30%는 단백질로, 60%는 지방으로 섭취하는 키토제닉 식단을 따랐다. 음식의 열량은 별도로 계산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특히 단백질과 녹말이 없는 채소와 가공하지 않은 통곡물 등이 식사의 중점이 되도록 안내하고 참가자들이 키토제닉 식단에 대한 코칭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연구진은 신체가 포도당 대신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를 발생시킬 때 생성되는 ‘케톤’의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참가자들이 식단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 추적 관찰했다. 임상 기간 동안 14명의 환자가 완전히 식단을 준수했고, 6명은 절반 가량 준수했으며 1명은 아예 식단을 따르지 않았다.
4개월간의 추적 관찰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평균 몸무게의 10%를 감량했고, 허리 둘레가 11% 감소했으며 혈압이 감소했다. 특히 정신 건강을 평가하는 지표에서 평균 31% 가량 증상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예상보다 큰 변화가 나타나 놀라웠다”며 “추가적인 대규모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일본은 독도 못 빼앗습니다, 왜? ‘독도는 우리땅’ 노래가 없으니까!”
- 108배에 방석이 땀으로 흥건… 속세를 떠올릴 겨를이 없었다
- 산울림소극장의 괘종시계
- ‘라인야후 사태’ 한일 간 온도 차는 어디서 오는 걸까?
- 청보리·수레국화 수놓은 목장 길에서 인생 사진 찰칵!
- ‘합성사진’ 속 여자가 왕비요, 마고자 차림 남자가 대원군이라는데…
- [TV조선] ‘아리랑의 도시’ 밀양의 맛
- ‘갓생’ 인증에 빠진 사회… ‘자기 착취’를 의심하라
- 디킨스의 글을 빌려… 소년의 목소리로 차별과 가난에 맞섰다
- 당대의 미남 시인을 불귀의 땅으로 내친 ‘붉은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