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돌풍 이광재" vs "철수형 믿어"…격전지 급부상 '분당갑'

김보선 2024. 4. 5. 10: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분당갑 동행취재…민주 이광재·국힘 안철수
이광재, '타지인' 약점 '행정경험'으로 정면돌파
안철수, 여권 대선 주자·현역 프리미엄 강점
지역구 민심, '인물론·정권심판론' 혼전 양상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분당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와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보선,박정민,라창현 기자] 분당 북부 지역과 판교신도시를 품은 경기 분당갑이 막판 격전지로 급부상했다.이광재 더불어민주당-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총선을 불과 6일 앞둔 시점에 초접전 승부 중이다. 분당갑은 원래 '보수 텃밭'으로 꼽히지만 이 후보가 안 후보 대항마로 출마하며 경기권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두 사람 모두 각각 양당 공동선대위원장이자, 잠재적 대권주자들이란 점에서도 두 후보의 승부에 유권자들은 물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YTN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시작 직전 이 지역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500명을 전화면접으로 여론조사(4월 1일~2일)한 결과, 이광재·안철수 후보 지지율은 각각 43%대 39%로 오차범위(±4.4%p) 내 접전 양상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광재, 3주 만에 '광풍'…'하루 20시간 유세'

당초 서울 종로, 강원 원주 출마가 검토됐던 이 후보는 지난 2월 말 분당갑에 '깜짝' 공천됐다. 현역 프리미엄, 지역 연고도 없이 10%p 가까운 열세로 출발했으나(미디어토마토-뉴스토마토, 2월 25~26일 여론조사), 3주 만인 지난달 16일 쯤부터(리서치뷰-KBC광주방송, 3월 16~17일) 접전 구도를 이끌어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광재 경기 성남 분당갑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일 분당 AK플라자 앞에서 시민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경기 성남 분당갑 후보가 4일 분당 AK플라자 앞에서 출근길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

이른바 '광풍'이 분 비결은 노무현 정부 비서관, 3선 국회의원, 국회사무총장 이력 등으로 다져진 '부지런함'이라는 게 지역구 평가다. 이 후보는 현재 매일 새벽 4시부터 자정까지 선거운동하는 '하루 20시간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후보는 4일에도 새벽부터 수인분당선 서현역에서 출근길 시민을 만났다. 그는 <아이뉴스24>의 동행취재에서 "총선이 역대급 '비호감 선거'가 되니 피곤하신 건 오히려 시민들"이라며 "저부터 '친구같은', '일상에 도움되는' 정치를 보여드리기 위해 (장시간 유세와 함께)목욕탕, 분식집 등을 두루 다니며 스킨십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분당갑은 'IT 중심지' 판교를 끼고 있다. 그런 만큼 이 후보가 'IT 1세대'로 대표되는 안 후보를 상대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 후보는 안 후보와의 토론에 적극 나서며 '정면돌파' 전략을 택했다. 지난 3일 벤처기업협회 주최 토론회에서는 안 후보를 상대로 과거 '강릉-원주 철도연결' 사업 유치 등 자신의 행정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사업을 하는 것과 국가 전략,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일"이라며 "분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의 능력을 평가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스타트업 규제특구 지정 △연기금 코스닥 투자 확대 △백현 마이스(MICE) 강화 등 다양한 IT·산업 유치를 우선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저변에는 '미래도시' 분당을 위한 '생활, 복지' 기조가 넓게 깔려 있다.

그는 "혁신산업이 성장할수록 종사자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안정된 환경이 더 보장돼야 한다"며 "복지를 보강해 도시, 나아가 국가의 '예측가능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4일 성남시의회에서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 △방과후 돌봄체계 개편 △표준 복지조례 제정 등 '복지·사회안전망' 공약을 추가로 발표했다.

안철수, '독보적 인지도'…"1년 반 동안 4년 성과"

여당 대선 주자인 안철수 후보는 대중적 인지도와 현역 의원으로서의 디테일한 정책을 앞세워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이날 <아이뉴스24> 동행취재 중 안 후보를 만난 판교동 일대 시민들은 "철수형님 파이팅", "(정육점)고기 좀 사주고 가세요"라며 반갑게 인사했다. 하교길에 마주친 한 학생은 안 후보에게 다가와 "인스타 아이디가 뭐예요"라고 물은 뒤 곧바로 계정을 팔로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경기 분당갑 후보가 4일 오후 운중동 중산운사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보선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경기 분당갑 후보가 4일 오후 서판교역 일대 유세 일정 중 만난 학생의 SNS 팔로우 요청에 계정 주소를 알려주고 있다. [사진=김보선 기자]

안 후보는 지난 1년 반 분당갑에서 △1기신도시재건축특별법 △지하철 8호선 모란-판교 구간 연장 △월판선(월곶-판교 간선철도) 2024년 상반기 착공 △수광선(수서-광주 복선전철) 경로 변경 △카이스트AI연구원 이전 △키스트 분원 설립 등을 추진했다.

이러한 공약들의 완전한 이행과 더불어 △GTX-A 성남역 환승센터 △도시광역버스망 확충 △분당신도시 정비기본계획 개발제한구역 해제 △재건축 부담금 감면 및 최대 용적률 △서현동110번지 일대 공공주택지구 사업 통한 일자리 연결 등을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1년 반 동안 4년 임기 의원이 할 수 있는 일 이상의 성과를 냈다"며 "공약은 안 돼 있는 걸 하겠다는 건데 내가 추진한 일을 이광재 후보가 공약으로 세웠더라, 다 됐는데 그게 무슨 공약인가"라고 지적했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전체 판세를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안 후보는 "(남은)6일이면 사람 마음이 바뀔 수 있는 (충분한)기간"이라며 "국민들은 여당에 민생경제 해결 방향, 미래 비전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을 듣고 싶어 한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에 귀기울이는 진정성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 의료개혁 등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여러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안 후보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 간 첫 '의정 대화'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정부에 의사, 정부, 환우회, 국제기구 등이 포함된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면서 "협의체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모두 수용한다, 그렇게 시작하는 게 답"이라고 했다.

"후보 차이 보단 당 보고 결정"

<아이뉴스24>가 현장 민심을 탐방한 결과 분당 곳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후보 간 경쟁력을 비교적 뚜렷하게 비교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분당서울대병원 등 대형병원을 끼고 있는 지역구 특성상 의료개혁을 둘러싼 의정갈등의 영향이 표심에 상당수 반영될 것이란 진단이 여럿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매동에 거주하는 김기문(가명·70대)씨는 "능력이 있고 적극적으로 주민들에게 공약을 제시하면서 접촉을 많이 하는 후보에게 눈길이 간다"며 (투표할 후보를)"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야탑동에 사는 박충식(가명·65세)씨는 "누구를 뽑을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이광재 후보는 강원도 정치인이 갑자기 분당으로 온 느낌이고, 안철수 후보는 얼굴을 거의 못 봤다"면서 "솔직히 별 차이를 못느낀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야탑동 김춘자(가명·70대)씨는 세부 공약과 관련해 "재개발 재건축도 좋지만 전철 등 교통이 더 보강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 외에 "후보는 별 차이가 없다. 당을 보고 투표할 것"(야탑동 70대), "경제를 잘하는 사람을 뽑을 것"(서현동 40대), "정부가 잘 못하고 있다"(서현동 40대), "개별 공약보다 당에 대한 감정이 영향을 미쳤다"(판교동 40대) 등의 반응이 나왔다.

/성남=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라창현 기자(ra@inews24.com)

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