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부터 시장 오픈런… 4000원에 순대 1㎏ 가득 주자 생긴 일
고물가 시대에도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음식을 제공해 주목받은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이 소문난 ‘웨이팅(대기)’ 맛집이 됐다. 한달 전 한 유명 유튜버가 경동시장 내 순댓집의 넉넉한 인심을 소개해 유명해진 것인데, 이후 시장 전체가 활성화되자 해당 순댓집 상인은 유튜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50만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떡복퀸은 지난 3일 경동시장 내 순댓집을 한 달 만에 다시 찾았다는 영상을 올렸다.
한눈에 떡볶퀸을 알아본 순댓집 상인은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그러면서 바빠져서 힘들지 않느냐는 떡볶퀸의 말에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거듭 인사했다. 이에 떡볶퀸은 “단골손님들은 나만 아는 맛집을 퍼뜨려서 못사먹게 됐다고 뭐라고 하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떡볶퀸이 방문한 시각은 평일 오전 7시쯤이라, 아직은 가게 주변이 한산했다. 이에 상인은 “9시30분쯤 되면 줄서기 시작하고 10시30분 되면 손님이 몰린다”고 했다. 이어 “주말에는 새벽 6시부터 줄을 선다”며 “주말에 오는 손님이 1000명 정도 된다”고 했다.
순댓집은 새벽 4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상인은 “마감은 원래 오후 7시인데 요즘 일이 밀려 밤늦게까지 문을 연다”고 했다.
앞서 떡볶퀸은 지난 2월26일 ‘광장시장과 같은 가격, 차원이 다른 양’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경동시장 내 순댓집을 소개했다. 그는 “단돈 1만원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양의 순대를 살 수 있다고 해서 경동시장에 왔다”며 해당 순댓집을 ‘전설의 순댓집’이라고 표현했다.
이 순댓집은 순대를 1㎏당 4000원에 판매했다. 유튜버는 이날 순대 6000원어치(1.5㎏), 오소리감투 4000원어치, 허파와 간 각각 1000원어치를 샀다. 그는 “그동안 순대 4000~5000원 주고 사 먹을 때 허파는 두세 조각 들어있었는데, 이만큼 양이 단돈 1000원”이라고 감탄했다. 해당 가게에서는 카드 결제도 됐다.
이 밖에도 경동시장 내 다른 가게들을 찾아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의 만두, 꼬마김밥, 도넛 등을 구입했다.
이 영상은 광장시장 등 일부 전통시장의 바가지가격, 카드결제 거부 등의 논란으로 전통시장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상황에서 공개됐다. 이후 온라인상에선 “바가지로 파는 상인들이 꼭 보고 반성해야 한다” “경동시장 꼭 가봐야겠다” “바가지는커녕 10년 전 물가보다 싼 느낌” 등의 반응을 보였고, 실제로 경동시장에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순댓집에 들렀다가 다른 가게에 들러 장을 보고 돌아가는 방문객들이 늘어나면서 경동시장 전체가 활성화됐다고 한다. 순댓집 상인은 “(양 손에) 들 수도 없을 정도로 장을 이만큼씩 봐오신다”며 기분 좋은 일이라고 했다.
이날도 떡볶퀸은 순대를 구매했다. 그는 “이제 순대는 1인당 1㎏씩만 구매할 수 있다”며 “지난 영상에서는 사장님이 직접 머릿고기를 썰어주셨는데, 원래 통으로 주는 거라고 하니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순댓집 상인은 “아무 것도 아닌 데를 멀리서들 많이 오시고 맛있다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열심히 맛있게 잘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경동시장 자주 가는데 사람 많아진 게 확실히 느껴진다. 요즘은 가게마다 줄선다” “최근들어 훈훈한 시장 이야기는 경동시장이 처음” “이게 바로 한국인의 정이고 참된 장사를 하는 멋진분들” 등의 반응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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