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일, 두 딸과 절연 “암투병 아내 죽고 6개월만 재혼했다고”(특종세상)[어제TV]

서유나 2024. 4. 5.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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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특종세상’ 캡처
MBN ‘특종세상’ 캡처

[뉴스엔 서유나 기자]

성우 겸 배우 김수일이 두 딸과 절연하게 된 사연을 고백했다.

4월 4일 방송된 MBN 밀착 다큐멘터리 '특종세상' 629회에서는 90세 김수일의 행복한 3년 차 신혼 일상 속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김수일은 대한민국 1세대 성우이자 '제3공화국', '수사반장', '제국의 아침' 등 인기 드라마에서 배우로도 활동한 인물.

이날 김수일은 90세 나이에 핑크빛 사랑에 푹 빠진 근황을 전했다. 김수일의 마음을 사로잡은 상대는 16살 연하 아내 최명자 씨였다. 김수일은 "저 사람이 없으면 지금 현재로선 난 못 살 것 같다. (아내는) 나의 분신"이라며 애정을 과시했다.

신혼 3년 차라는 부부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뽀뽀를 하고, 어디 갈 때마다 손을 꼭 잡고 다녔다. 취미 생활도 함께였다. 부부는 젊은이들 사이 인기라는 즉석 사진관을 찾아 각종 소품을 이용해 유쾌한 사진을 찍기도 했다. 김수일은 "행복하다. 인생이 이렇게 바뀔 수도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행복한 심경을 전했다.

김수일이 최명자 씨를 만난 건 지인의 소개 덕이었다. 김수일은 "(전 부인이) 투병 생활 한 게 수술하고서부터 따지면 꽤 오래다. 11년 전에 이미 암 판정을 받아서 4년 만에 림프샘으로 전이됐다고 그러더라"고 회상했다.

10여 년간 유방암 투병을 한 전 부인을 살뜰히 보살폈지만 4년 전 결국 사별하고 외로움에 사무쳐 삶의 의지를 잃어갈 쯤 아내를 만나 첫눈에 반해 6개월의 연애 끝에 재혼을 했다고. 아들이 11살 때 이혼해 일에만 집중하다가 이제야 알콩달콩 살아본다는 아내 역시 김수일을 "마지막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김수일은 최명자 씨의 아들 내외와 손자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날 아들 내외를 집에 초대한 김수일은 "미남 아들하고 미남 손자. 다 예쁘다"고 말하며 새로 생긴 가족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줬다. 함께 여행을 가 김수일이 직접 바비큐를 해준 추억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과 어울리며 김수일의 표정엔 묘하게 그림자가 졌다. 김수일은 "실제 딸들하고 (연락을) 안 하는 건 이 사람(현 아내)하고 살면서부터다. 이 사람과 살면서부터 자식들이 안 하니까 나도 안 한다. 우리 딸들이 얘기하기를 '엄마 돌아가신 지 6개월도 안 됐는데 너무하다'고 '아버지 그럼 손자들하고는 영원히 못 봐요'라고 하더라"고 사연을 밝혔다.

이어 "그런데 사실 고인이 돼서 수목장으로 묻어 놓고 나서 6개월이지, 내가 홀로 침대 생활한 건 6개월이 더 됐다"며 "자식들은 나름대로 나를 위해서 가사 도우미를 일주일에 한 번씩 대서 도와드리고 생활하는데 불편함 없이 (해주겠다더라). 불편함이라는 게 뭐가 있냐. 누구하고 말을 해야지 불편함이 없는 거지 그건 아니다"라고 섭섭함을 내비쳤다.

이후 저녁, 최명자 씨는 김수일의 표정에서 쓸쓸함을 읽었다며 "내 죄책감인지 몰라도 딸도 저리 와서 같이 놀았으면 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자식인데 부모가 먼저 손을 내밀어라"고 조언했다. 그러곤 "내가 당신이 우리 아버지라도, 고생한 건 알겠는데 돌아가시고 나서 얼마 안 돼 저를 만났잖나. 저는 그때 사모님이 언제 돌아가신 지도 몰랐다. 물어보지도 않았다. 6개월 만에 새엄마를 맞이한다고 하면 딸도 서운했을 것"이라며 자신은 딸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함을 드러냈다.

최명자 씨는 이에 "서로 차츰 가까워지는 걸 원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김수일은 딸들 관련한 문제에서는 쉽게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러다 안 받겠다고 하면 어쩔 거냐. 그러면 내가 더 충격 받는다"고 김수일이 두려움을 고백하자 최명자 씨는 "혼자 살았으면 딸들하고 잘 지냈을 텐데 중간에 내가 가로막았나 생각도 든다"며 눈물과 함께 죄책감을 보였다.

물론 김수일도 속내는 딸들이 그리웠다. 이후 인터뷰에서 "굉장히 서운하다. 딸 두 명밖에 없으니까. 무슨 때 되면 사실은 은근히 보고 싶다. 속으로 핑 돈다"며 눈물을 흘린 김수일은 말은 안 했지만 연락이 끊긴 3년간 매일 딸들의 전화를 기다려온 사실을 털어놓았다. 김수일은 딸에게 전화를 걸어볼까 고민하다가 결국 번호를 누르지 못했다.

그래도 김수일이 먼저 용기를 냈다. 며칠 뒤 최명자 씨와 시장을 찾은 김수일은 해산물을 골라 딸들에게 택배 배송시키고자 했다. 그러곤 손녀에게 전화해 "엄마하고 나눠 먹으라"며 "엄마는 잘 있냐"고 물었다. 3년 만에 처음으로 손녀를 통해 딸의 안부를 들은 김수일은 어김없이 눈물을 삼켰고 최명자 씨는 이런 김수일을 옆에서 위로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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