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 못쳐도 돼요” KIA 29세 수비왕은 성숙한 청개구리…출루에 집중하니 AVG 0.368 ‘최고의 출발’

김진성 기자 2024. 4. 5.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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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할? 못쳐도 돼요.”

타이거즈 특급이자 수비왕,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찬호(29)는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규정타석 3할을 작년에 한 번 해봤으니,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골든글러브도 받으면 좋지만, 받고 싶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박찬호/KIA 타이거즈

정말 3할과 골든글러브 수상에 욕심이 없을까. 박찬호는 마음을 비운 것 같다. 그리고 팀에 더더욱 헌신하기로 했다. 올 시즌 모토는 출루다. 올 시즌 타순은 리드오프 혹은 9번이나 2번. 밥상을 부지런히 차리고 부지런히 뛰고, 동료들의 한방에 득점하는 게 KIA를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세상사가 그렇다. 마음을 비워야 일이 어느 정도 풀린다. 그래서일까. 타율에 대한 욕심을 버렸는데 개막 후 9경기 타율이 38타수 14안타, 0.368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들 중 팀에서 가장 높은 타율이며, 하재훈(SSG 랜더스)과 함께 리그 공동 6위다.

시즌 초반이다. 표본이 적어 애버리지도, 순위도 언제든 큰 폭으로 요동칠 게 확실하다. 그러나 고타율,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타자는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기 마련이다. 박찬호로선 지금부터 ‘진짜’ 마음을 비워야 할 시기에 들어선다고 봐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시즌 초반 박찬호의 마인드를 칭찬했다. 출루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하니 “타율도 오를 것”이라고 했다. 그대로 맞아떨어지고 있다. 결국 공을 잘 봐야 출루율이 높아지고, 그래야 애버리지도 올라가기 마련이다. 실제 출루율도 0.400으로 팀내 3위이자 리그 22위로 괜찮다.

지난 1~2년을 통해 박찬호는 자신만의 타격 자세, 기술을 확실하게 갖췄다고 봐야 한다. 더 이상 변화구에 약점을 드러내지도 않고, 체력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수비는, 이젠 두 말하면 입 아프다. 사실 시즌 초반 3루수 김도영과 2루수 김선빈의 실책이 적은 편은 아니다. 박찬호는, 그런 두 사람의 심적 부담까지 덜어줄 수 있는 존재감이 있다. 4일 수원 KT 위즈전 8회말 아웃카운트 3개를 홀로 책임진, 그것으로 말 다했다. 

두 번째 3할 타율 달성과 함께 또 하나 마음을 비운 골든글러브. 이 또한 박찬호의 말과 달리 강력한 수상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시즌 초반 국내 유격수 1인자 오지환(LG 트윈스)의 방망이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대신 박찬호와 함께 박성한(SSG)의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다. 물론 현 시점에서 개인상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니, 이건 정말 신경을 안 쓰는 게 맞다.

그럼에도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박찬호의 진심이다. 그는 캔버라에서 “우승할 수 있다면 주전으로 안 뛰어도 된다”라고 했다. 프로스포츠 선수에게 연봉만큼 중요한 가치가 우승이다. 박찬호는 우승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기로 했다.

박찬호/KIA 타이거즈

언행불일치를 유지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말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말과 반대로 가는 ‘성숙한 청개구리’ 박찬호의 2024시즌 출발이 매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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