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신촌'·이재명 '대전'···여야 "사전투표 해달라" 독려
4·10 총선 사전투표가 5일 시작된다. 여야가 한 목소리로 투표를 독려하고 있지만 셈법은 다르다. 국민의힘은 '샤이보수' 등 연성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노리고 있다. 반(反) 민주당 정서를 갖고 있거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부정적으로 보는 2030세대를 끌어들인다면 마냥 불리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전투표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도입된 이후 그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 선거별로 보면 사전투표율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2016년 총선에서 12.2%였던 사전투표율은 2020년 총선에서 26.7%로 뛰어올랐고, 대선의 경우 2017년 26.1%에서 2022년 36.9%를 기록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유권자들 10명 중 4명은 사전투표를 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표 참여 의향이 있는 유권자 중 '사전투표일에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41.4%였다(조사방법 무선전화 가상번호 89.3% 및 유선전화 RDD 10.7%, 응답률은 16.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P),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는 지난 3일에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지역구 후보 254명 모두 사전투표일 첫날인 내일(5일) 투표할 것이다. 저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사전투표장으로 나와달라. 국민의힘에 민생을 지키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힘, 범죄자와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이 이처럼 투표를 독려하고 나선 데에는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않는 '샤이보수' 유권자들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끌어내야 경합 지역에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030 남성들 사이의 반 민주당 정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해 젊은 층의 부정적 인식 등도 국민의힘의 이 같은 판단을 뒷받침한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제기돼온 사전투표 조작 의혹 등을 차단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위원장은 "이번 선거부터 강력히 추진해 사전투표를 포함해 모든 투표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손 개표를 진행한다"며 "걱정 안 하시도록 끝까지 철저하게 감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5일 이화여대 인근인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사전투표를 할 계획이다. '이대생 미군 장교 성상납' 발언으로 설화를 빚은 김준혁 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사전 투표율 31.3%·총투표율 71.3%'이라는 목표치까지 제시하며 투표를 독려해왔다. 정치권에는 총선 투표율이 높을수록 야권에 유리하다는 설이 있다.
한병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은 지난 4일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총선에서 투표율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사전투표에 꼭 참여해주시기를 부탁드리고 호소드린다"고 했다.
한 본부장은 이어 "사전투표율이든 본투표율이든 투표율이 오르면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이라며 "이번에 윤석열 정부 심판을 위해서 모든 국민들께서 투표장에 나와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호소를 드린다. 투표율이 65% 이상이 되면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부산 지원유세에서 "국회의원 선거에서 3명 중에 1명은 투표하지 않는데 포기하면 지고, 투표하면 이긴다. 지인들에게 투표하라고 설득해서 (민주당이) 이기도록 해달라"고 독려했다. 이 대표는 5일 대전 중구에서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후보들과 함께 사전투표를 할 계획이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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