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맞춤 식단·조리 로봇… 급식업체들 혁신 경쟁

최연진 기자 2024. 4. 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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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 새 사업 모델 구축
그래픽=백형선·Midjourney

‘탄수화물 대비 단백질 비율이 52%인 고기 완자와 두부조림 세트’.

현대그린푸드의 식단 제공 프로그램인 ‘그리팅 애슬릿’이 민첩성이 중요한 가드 포지션 농구 선수에게 적합하다고 내놓은 메뉴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식단 관리 프로그램 ‘그리팅 X’를 개발했는데, 이를 활용해 개인 특성에 맞춘 ‘초개인화 식단’을 짜는 게 가능해졌다. 현대그린푸드는 그리팅 애슬릿을 활용해 프로 농구 현대모비스 선수들에게 특화 식단을 제공한다고 4일 밝혔다. 선수의 체성분 분석 결과와 식습관, 알레르기 유무 등을 입력하면 AI가 식재료를 구별해 최적의 메뉴를 선정한다. 리바운드, 블록슛 등 순간적 힘을 요하는 동작이 많은 파워 포워드 선수에게는 단백질이 시중 간편식보다 2배 이상 들어간 소고기 볶음밥과 닭살 부추 무침이 추천되는 식이다. 이런 초개인화 식단을 도입하면 식자재 준비, 조리 공정 추가 등으로 급식 단가가 20%가량 더 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앞으로 초개인화 식단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AI 기반 서비스를 통해 미래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백형선

◇AI로 개인 맞춤형 식단 구성

대규모 급식 업체들이 AI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조리 로봇 개발 등 푸드 테크 고도화를 통해 혁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급식 업체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내 식당, 대학교 등 대규모 단체 급식이 중단되면서 2~3년간 고전하다가 엔데믹 이후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으로 구내식당 이용자 늘면서 최근에야 실적을 회복할 수 있었다. 부침을 겪는 과정에 급식 업계는 AI 등을 활용한 기술 혁신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모색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생과 인구 감소라는 근본적·구조적 한계에 맞닿아 있는 만큼 기술 개발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끊임없이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느 정도 실적이 회복되면서 이제는 전쟁 수준의 기술 경쟁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급식 업체에서 최근 가장 많이 언급되는 기술이 AI다. 그간 대규모 단체 급식을 통해 저장해온 데이터를 AI와 접목해 고객 특성에 맞는 식단을 만들고, 식자재 및 매장 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웰스토리는 AI 메뉴 추천 서비스를 개발·공개했다. 개인의 식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20가지 영양소를 분석하고, 메뉴 선호도를 파악해 최적의 메뉴를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것이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다양한 AI 기술을 적용해 조리 로봇으로 구성된 ‘미래형 스마트 키친’ 상용화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AI 스타트업 투자하고, 로봇 도입

아워홈은 AI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다. 지난달 액셀러레이터(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 기관) 씨엔티테크와 손잡고 푸드 테크 육성을 위한 벤처 투자 조합을 결성했다. AI, 데이터, 로봇 등에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을 직접 육성하고 이를 급식·외식 산업에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아워홈은 또 빅데이터를 활용해 식수를 예측하고 메뉴를 제안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 220여 점포에서 활용하고 있다.

아이들의 식생활을 분석하는 AI도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부터 AI를 활용해 어린이집·유치원에 다니는 영유아의 음식 섭취량, 영양소 불균형 등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AI 기술이 완성되면 어린이집뿐 아니라 영유아, 보호자까지 고객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급식 업체들은 또 인력난을 해소하고 조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로봇을 도입하는 등 푸드 테크 상용화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조리 로봇 전문 코너인 ‘웰리봇’을 오픈했다. CJ프레시웨이도 최근 한화로보틱스와 조리·배식을 담당하는 급식용 로봇 도입 확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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