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1' 일기예보 중징계에 MBC "몰상식한 결정"

노지민 기자 2024. 4. 4. 18: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서울시 미세먼지 농도 수치를 '파란색 숫자 1'로 표현한 MBC '뉴스데스크'에 법정제재인 관계자 징계를 의결한 것을 두고 MBC 측이 "코미디 같은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MBC는 이날 관련 입장문을 내고 "정치적 목적이 있을 수 없는 날씨 보도를 특정 정파의 민원 제기를 빌미로 심의 대상에 올린 것부터 언론 흑역사에 길이 남을 일인데 '관계자를 징계하라'는 코미디 같은 결정까지 나왔다"며 "(당시 일기예보는) 서울지역의 초미세먼지 최저값은 1㎍/㎥이라고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에어코리아(대기환경정보실시간공개시스템)가 표시한 내용을 정확히 반영한 정보 전달이었다"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BC "날씨 보도를 특정 정파 민원 빌미로 심의 대상에 올린 것부터 흑역사"
언론노조 MBC본부 "파란색은 환경부 지정 색…선방위, 특정 정당 심기 경호"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2024년 2월27일 MBC '뉴스데스크' 일기예보 갈무리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서울시 미세먼지 농도 수치를 '파란색 숫자 1'로 표현한 MBC '뉴스데스크'에 법정제재인 관계자 징계를 의결한 것을 두고 MBC 측이 “코미디 같은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선방심의위는 4일 지난 2월27일 '뉴스데스크' 날씨예보에 대한 MBC 측 의견진술을 들은 뒤 관계자 징계를 결정했다. 전체 위원 9명 중 5명(백선기·권재홍·손형기·최철호·김문환)이 관계자 징계, 3명이 행정지도(박애성·임정열·이미나), 1명(심재흔)이 문제 없음 의견을 냈다.

법정제재를 받은 당시 일기 예보는 “오늘 서울은 1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다”며 “멀리 있는 산들이 손에 닿을 정도로 정말 선명하다”고 쾌청한 하늘을 설명한 내용이다. 이를 두고 '날씨 정보를 전달하면서 특정 정당에 유리한 내용을 방송하거나 양쪽의 주장이 대립되는 특정 사안에 대해 일방의 입장 위주로 방송했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됐고, 국민의힘 추천 최철호 위원의 요청으로 해당 안건에 대한 신속심의가 이뤄졌다. 이날 법정제재를 결정한 선방심의위는 총선 전에 열린 마지막 회의였다.

MBC는 이날 관련 입장문을 내고 “정치적 목적이 있을 수 없는 날씨 보도를 특정 정파의 민원 제기를 빌미로 심의 대상에 올린 것부터 언론 흑역사에 길이 남을 일인데 '관계자를 징계하라'는 코미디 같은 결정까지 나왔다”며 “(당시 일기예보는) 서울지역의 초미세먼지 최저값은 1㎍/㎥이라고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에어코리아(대기환경정보실시간공개시스템)가 표시한 내용을 정확히 반영한 정보 전달이었다”고 했다.

MBC는 “선거방송심의의원회의 '관계자 징계' 조치에 대해 한 줌의 공감도 할 수 없는, 일말의 설득력도 갖지 못한 몰상식한 결정이라고 판단한다”라고 주장하며 “실정법을 흉기로 휘두르며 방심위와 선방위가 계속 MBC에 '징계'의 낙인을 찍는다면 MBC는 법과 상식의 이름으로 이를 지워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정치심의위원회'로 전락한 선거방송심의원회의 이번 결정을 수용할 수 없으며, 향후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면서 “누가 징계를 받고 누가 헌법파괴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지는 법원 그리고 역사의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운영하는 에어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파란색 계통의 색은 미세먼지 수치가 좋을 때 표기하는 환경부 지정 색”이라면서 “일기 예보에 파란색 1이 나왔다고 국민들이 특정 정당을 떠올리고 영향을 받을 것이란 생각 자체가 국민의 상식적 판단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해당 일기예보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을 언급한 뒤 “그러나 선방심의위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문제 삼고 민원을 제기하자 속전속결로 중징계를 의결했다. 이는 오히려 선방심의위가 편향된 시각으로 날씨 예보까지 정치적 색채를 덧씌우고, 특정 정당의 심기 경호에 앞장서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의견진술 과정에서 선방심의위 위원들은 MBC에 대한 편향되고 왜곡된 시각을 바탕으로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듯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날씨 예보뿐만 아니라 선거와는 아무런 관련 없는 보도들에 대해서도 생트집을 잡고 MBC에 대한 벌점 테러를 반복하고 있는 선방심의위는 이미 존재의 의미를 상실했으며, 사회적 흉기가 돼 버렸다”고 했다.

선방심의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의견제시, 권고), 법정제재(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프로그램 관계자 징계, 과징금) 순이다. 법정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감점 사유다. MBC는 오는 12월 재허가 심사를 앞두고 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