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100’에서 약자 응원했다고? ‘언더도그’ 주목하라

최순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2024. 4. 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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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Biz&Marketing] ‘언더도그’ 전략으로 소비자 마음 움직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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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의균

최근 넷플릭스가 공개한 ‘피지컬: 100 시즌2′는 참가자 100명이 체력전을 벌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사람들은 승산이 높아 보이는 강자와 맞서 싸우는 약자를 응원하고 힘겹게 역전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경영 현장에서도 시장을 지배하는 ‘탑도그(Top dog·강자)’에 도전하는 ‘언더도그(Underdog·약자)’는 소비자의 지지를 받으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곤 한다.

니루 파하리아 조지타운대 교수는 언더도그 효과를 ‘자아 일치(self-congruity)’ 이론으로 설명한다. 누구나 실패를 경험하지만, 성공을 위해 계속 도전한다. 그런데 사회는 공정하지 않고 불이익을 당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탑도그를 이기려 열정과 투지를 보이는 언더도그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승리를 바란다.

나이키, 아디다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언더아머는 언더도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타이거 우즈, 데이비드 베컴 등 최정상급 선수와 손잡았던 메이저 브랜드와 달리 언더아머는 언더도그 발굴에 집중했다. 2013년 당시 후원사를 찾지 못했던 NBA 선수 스테픈 커리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고, 흑인 발레리나 미스티 코플랜드를 응원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도전적인 언더도그 브랜드로 정체성을 확보한 언더아머는 2014년 미국 시장에서 아디다스를 제치는 성과를 거뒀다.

언더도그 시절의 경험은 고유한 자산으로 축적된다. 스타벅스는 시애틀 파이크 플레이스의 초라한 1호점을 역사적인 명소로 만들었고, 2008년 위기 땐 파이크 플레이스 로스트를 출시하며 부활을 다짐했다. 허름한 차고에서 시작해 IBM과 정면 대결했던 애플도 언더도그 정신이 뿌리 깊은 브랜드다. 최근 애플은 허술해 보이는 팀원들이 엉뚱한 아이디어를 완성해 가는 언더도그 광고 시리즈도 만들었다.

한국 기업은 여러 차례 실패와 좌절을 딛고 성공했음에도 스토리텔링에는 능숙하지 않다.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젊은 세대에게 역경을 극복한 드라마는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 제품과 기술 차원의 우수성을 넘어 울림을 주는 서사로 다가갈 때 고객과의 정서적 교감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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