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소각장 해결하는 사람 뽑겠다…‘포스트 노웅래’ 놓고 혈투 [민심로드 2024, 마포갑]

김혜진 매경닷컴 기자(heyjiny@mk.co.kr) 2024. 4. 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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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 ‘한강벨트’ 서울 마포갑 르포
지역 신인이자 영입인재 간의 대결
‘스윙보터’ 여야 모두 “우리가 승리”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서울 마포구 대흥역 부근에 위치한 이지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조정훈 국민의힘 후보 선거 사무소. [사진 = 김혜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러 차례 찾으며 공들인 곳이 있다. 바로 4·10 총선 핵심 승부처인 ‘한강 벨트’다. 특히 지역 신인들이 맞붙은 서울 마포갑은 ‘스윙보터’로 분류되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영입인재 이지은 전 총경을 전략 공천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신설 반대 시위를 벌인 총경 출신이다. 국민의힘은 합당 형식으로 영입한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를 공천했다. 조 후보는 세계은행에서 15년간 근무한 경제전문가다. 녹색정의당에서는 김혜미 후보, 개혁신당에서는 김기정 후보가 출마했다.

아현동·공덕동·용강동·대흥동·염리동 등을 포함한 마포갑은 현역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4선(17대·19~21대)을 지낼 정도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다.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여야 모두 마포갑에서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전 조선일보·TV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마포갑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국회의원 후보 지지’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46%, 조 후보 38%로 집계됐다. (휴대전화 면접 조사 방식, 응답률 10.4%,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서울 마포갑에 위치한 공덕역 근처 마포공덕시장. [사진 = 김혜진 기자]
“공덕시장 저녁되면 냄새나...재개발 필요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4일 매경닷컴이 만난 서울 마포갑 유권자들은 ‘재개발’과 ‘쓰레기 소각장(광역자원회수시설)’이 최대 현안이라며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강조했다.

마포갑은 뉴타운으로 대규모 신축 아파트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어 노후 주택·아파트 주민들은 재개발이 시급하다. 또 소각장 부지는 마포을에 위치한 상암동이지만 같은 마포구인 만큼 마포갑 주민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마포공덕시장에 장을 보러온 공덕동 주민 60대 A씨는 “이 시장이 있는 곳이 개발이 돼야 한다”며 “여기만 너무 낙후됐다. 저녁에 오면 냄새도 많이 나고 한다”고 토로했다.

생활용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30대 상인 B씨는 “여기는 빨리 재개발이 필요하다”며 “제일빌딩이랑 이 시장이랑 공덕 여기가 이 주변에서 제일 낡았다. 다른 데는 건물이 막 좋아진다. 이 후보가 인사 올 때마다 발전을 약속했는데 믿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도화동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C씨는 “마포는 재개발 이슈가 중요한데 아무래도 여당 의원인 조 후보가 되는 게 더 탄력을 받아서 빠르게 추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공덕역 입구에서 만난 40대 직장인 D씨는 “쓰레기 소각장 문제가 제일 심각하다”며 “소각장 문제 해결하라고 유세하는 후보 쫓아다니는 단체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현실적이고 희망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는 사람이 당선될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갑에 위치한 공덕역부터 대흥역까지 이어진 경의선공원. [사진 = 김혜진 기자]
“이재명 대표 싫어” “윤석열 대통령 싫어”...민심 갈렸다
여론조사에서 여야 후보 지지율이 접전을 벌이는 만큼 실제 민심도 갈리고 있어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공덕역부터 길게 이어진 경의선공원에서 만난 70대 염리동 주민 E씨는 “이 후보랑 조 후보가 막상막하라서 누가 이길지 모르겠다”면서도 “나는 민주당에 힘을 실어줄 거다. 이 후보가 경찰에 공무원 출신이라 정직할 것 같아서 뽑고 싶다”고 했다.

용강동에 거주하는 60대 F씨는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국민의힘에 투표할 것”이라며 “어차피 대통령을 뽑았으니까 일을 하게 해줘야 하는데 매일 탄핵한다고 그러고 국정조사한다고 그러면 정부가 일을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벚꽃 사진을 찍고 있던 대흥동 주민 20대 G씨는 “젊은 사람들은 다 똑같지 않나”라며 “젊은 사람들은 다 윤석열 싫어할 거다. 조 후보는 저번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로 당선됐는데 국민의힘으로 나오고, 마포 연고도 없어서 좀 생뚱맞다”고 비판했다.

정치에 관심이 많다는 염리동에 거주하는 30대 H씨는 “일단 이재명 대표가 싫다”면서 “이 후보도 ‘미니스커트 총경’으로 조직 문화에서는 변화를 이끌었겠지만 이게 국민 삶에 무슨 도움이 됐나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 대표로서 효용이 있나”라고 여당 후보에 표를 주겠다고 했다.

서울 마포갑에 걸린 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들 현수막. [사진 = 김혜진 기자]
‘정치자금 수수’ 공천 배제된 현역 노웅래 변수되나
마포갑의 현역인 ‘노 의원’도 이번 총선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아버지인 노승환 전 의원도 마포갑에서 국회의원으로 5선, 마포구청장으로 재선을 지내 노 의원 부자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그러나 노 의원은 6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지난해 3월 기소됐고 이번 공천에서 배제됐다.

대흥역 부근에서 만난 50대 I씨는 “범죄 경력이 없는 후보한테 투표할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에서 보면 깨끗한 사람이 거의 없다. 사람이 좀 깨끗해야지 우리가 후세대들한테 ‘이런 사람 찍었다’고 이야기 하지. 범죄자들이 잘되겠나”라고 노 의원을 겨냥한 듯 말했다.

아현동에 거주하는 40대 J씨는 “노 의원이 인상도 좋고 인사도 자주 다녔던 것 같은데 이렇게 돼서 아쉽다”며 “그래도 지금 정부를 견제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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