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 유료화 '만지작'… 판도 흔드나
구글 "AI검색은 돈 내라" 검토
"로그인 없이 챗GPT 사용"
오픈AI 등 'AI챗봇 검색' 봇물
'무료 검색·광고 노출' 시험대
구글이 인공지능(AI)을 장착한 새 프리미엄 유료 검색 서비스 준비에 돌입했다. 오픈AI가 앞서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챗GPT를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문턱을 크게 낮춘 것과 대비된다. 검색과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상호 영역을 침범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이 뒤바뀌려는 모양새다.
3일(현지시간) 구글이 AI를 장착한 검색 서비스에 사용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현재 구글 경영진은 AI 검색 유료 서비스에 대한 출시 시점 등을 논의 중이다.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 변화는 챗GPT 인기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
챗GPT는 2022년 11월 출시 이래 월 방문자 16억명을 돌파한 상태다. 특히 구글이 검색을 하면 광고를 함께 보여주는 것과 달리 챗GPT는 광고 없이 검색 내용만 요약해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구글이 오픈AI나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챗봇을 전면에 내세울 수 없다는 점이다.
작년 기준 구글은 매출액 3073억달러(약 414조원) 가운데 56%인 1750억달러(약 236조원)를 검색·광고에서 벌어들였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광고를 보여주지 않는 AI를 앞세울 경우 '도끼로 제 발등 찍기'가 된다. 구글은 광고 비즈니스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AI를 활용해 구독 서비스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대표적인 것이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생성형 검색 경험' 시범 서비스다. 검색 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AI가 검색 결과를 요약해 전달해주는 서비스다. 새로운 AI 검색 서비스는 유료인 대신 생성되는 문장의 길이가 더 길다. 또 종전 구독 서비스에 포함해 판매할 수 있다. 앞서 구글은 클라우드 유료 서비스인 '구글 원'에 AI 프리미엄 상품을 포함했다. 제미나이 고급 버전인 울트라, 클라우드 2TB 용량, 이미지 생성인 이매진2가 포함돼 있는 비즈니스용 구독 서비스다. 구글 관계자는 FT를 통해 "광고를 없애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구글 전반에서 구독 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계속 프리미엄 기능과 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구글이 유료 구독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는 데 반해, 오픈AI는 역으로 사용자 문턱을 낮추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챗GPT를 계정 없이 사용하도록 규정을 변경한 것이다. 이런 행보는 구독자 정체와 관련이 있다. 시밀러웹 등에 따르면 챗GPT 월간 방문자는 작년 5월 18억명에 도달한 뒤 올 1월 16억명까지 서서히 하락했다. 구글, 앤스로픽 등 타사 AI 챗봇이 쏟아지면서 경쟁이 격화됐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이에 대해 "모든 사람이 인공지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로그인 규정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기업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AI 챗봇을 출시하면서 검색 챗봇 산업이 다변화되고 있다. 앞서 앤스로픽은 사진, 차트, 문서, 기타 비정형 데이터를 올려 분석하고 답을 얻을 수 있는 '클로드3'를 출시했다. 클로드2가 지난해 7월에 나온 점을 고려할 때 매우 빠른 속도다. 오픈AI는 2022년 3월 GPT-3.5를 선보인 뒤 1년 뒤 GPT-4를 내놓았다.
또 검색과 챗봇 산업을 둘 다 모두 흔드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외 논문과 저널을 찾아 요약해 주는 사이스페이스(Scispace)는 구글 학술 검색을 겨냥하고 있고, 오픈AI 출신이 설립한 퍼플렉시티 역시 AI 검색 서비스를 내놓았다. 특히 퍼플렉시티는 자체 개발한 AI 모델뿐만 아니라 제미나이, 미스트랄, 클로드, GPT-4 등을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로 제공하고 있다. 월 20달러만 내면 대다수 AI를 한꺼번에 쓸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퍼플렉시티는 출시된 지 1년5개월 만에 월 사용자 5000만명을 확보했다. 마케팅 업체 WARC 미디어에 따르면 작년 검색 광고 지출비는 3504억달러(약 47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상덕 기자 /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전대통령 ‘압류 위기’에 흑기사 등장…2400억 통크게 쏜 ‘이 남자’ 누구길래 - 매일경제
- “비싼車, 타봤자 소용없더라”…속썩이지 않는 2천만원대 SUV, 엠블럼 바꿨더니 [왜몰랐을카] -
- “10년차 얼마 벌 것 같냐”…회계사 때려친 페인트공女의 깜짝놀랄 월수입 - 매일경제
- “계약서에 다 있잖아요”…자영업자 뒷통수 맞는 독소조항 잡으려면 [길 위의 자영업자③] - 매
- 조국혁신당, 결국 1등 올랐다…지지율 25%, 이대로면 ‘비례 12석’ 챙긴다 - 매일경제
- “여기가 어디야”…중국에 도착한 푸바오 포착, 안쓰럽네 - 매일경제
- “코스피 연내 3100 간다고?”...삼성전자 영업이익 8배 급증 전망 나왔다 - 매일경제
- “아파트 제치고 만족도 1등이라고?”…교통 좋고 살기 편하다는 ‘이것’ 뭐길래 - 매일경제
- ‘8호’ 중징계 받고도 ‘학폭 부인’ 송하윤, 인성논란도 터졌다 - 매일경제
- “기대치 넘어섰다” MLB 전문 기자, 이정후 호평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