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4년 전에도 훈련 중 ‘판박이’ 추락사고”…반복되는 사고 원인은?

양민철 2024. 4. 4. 17: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달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참관했던 공수부대 강하 훈련 중 다수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 북한군 지휘소대장 출신인 차리혁 씨(2014년 탈북)는 "낙하산 장비가 열악하다 보니 낙하했는데 제대로 안 펴져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며 "김정은이 참관하기 6개월 이전에 알려주긴 하지만, 1호 행사든 무엇을 하든 워낙 노후 장비를 사용하는 만큼 사고를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참관했던 공수부대 강하 훈련 중 다수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일 훈련장에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김 위원장 참관이 예정돼 있어 훈련을 강행했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강하 훈련 중 사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데,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원인은 뭘까요.

"2019년에도 유사한 사례"… 공군 저격병 강하훈련 당시 사망 사고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KBS에 "2019년에도 김정은이 자리한 공수 강하 훈련에서 (지난달과) 판박이 사망사고가 일어났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이 지목한 훈련은 2019년 11월 18일 북한 관영매체에 보도됐던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저격병 구분대들의 강하훈련'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저격병들이 강하를 정말 잘한다"면서 "생소한 지대에서 여단장, 정치위원들이 직접 전투원들을 이끌고 능숙한 전투 동작들을 펼치는데 정말 볼 멋이 있다"며 훈련에 만족감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2019년 11월 18일 보도된 ‘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저격병 구분대들의 강하훈련’ 사진.


그러나 당시 보도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 낙하산이 다른 낙하산과 달리 제대로 펴지지 않고, 한쪽으로 쏠린 채 낙하하는 듯한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이에 대해 특수전 전문가인 전직 군 관계자는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이는 분명한 비정상 낙하"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나 미국에선 북한이 훈련에서 쓰는 낙하산은 일종의 화물용 낙하산으로 좌·우측 기동이 잘 안 되는 형태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우선 낙하산 장비에서 사고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15일 북한 공수부대 훈련 모습. 일부 낙하산이 엉키거나 제대로 펴지지 않은 듯한 모습이 보인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80년대까지 사용했던 T-10(일명 '멍텅구리 낙하산')이라는 낙하산이 있었는데, 이걸 사람이 타고 강하하면 좌·우측 기동이 되지 않고 바람 부는 방향으로 떨어진다"며 "북한의 낙하산도 이러한 낙하산의 한 종류로 보고 있는데, 이는 (여럿이서) 낙하하는 중에 바람이 불면 낙하산 꼬임이나 엉킴 현상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전반적인 장비 노후화…'1호 행사' 못하겠다 하면 총살감"

북한군의 노후한 장비와 함께 최고지도자의 참관을 의미하는 '1호 행사'라면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도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전 북한군 지휘소대장 출신인 차리혁 씨(2014년 탈북)는 "낙하산 장비가 열악하다 보니 낙하했는데 제대로 안 펴져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며 "김정은이 참관하기 6개월 이전에 알려주긴 하지만, 1호 행사든 무엇을 하든 워낙 노후 장비를 사용하는 만큼 사고를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특히 (1호 행사는) 강풍이나 비가 쏟아져도 해야 하는 거고, 못하겠다고 하면 그건 총살감"이라며 "내가 목숨을 잃는다 해도 그 행사는 참가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1호 행사에 참여한다 하더라도 김 위원장과 단독 사진을 찍은 경우가 아니라면 이후에도 선물이나 별다른 혜택이 없다며, 최근에는 행사 참여를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열악한 복무 여건 속에 변변치 않은 최고지도자의 하사품과 기념사진 한 장을 위해 노후된 장비로 훈련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이 현재 북한군의 서글픈 처지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