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vs. KCC, 반전드라마의 승자는?

김종수 2024. 4. 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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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K와 부산 KCC가 6강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양팀은 시즌전 나란히 우승후보로 꼽히던 팀들이다. 특히 KCC같은 경우 기존 라건아(35‧200.5cm), 이승현(32‧197cm), 정창영(36‧193cm), 허웅(31‧185cm)에 최준용(30‧200.2cm), 송교창(28‧201.3cm), 이호현(31‧182cm), 알리제 존슨(28·201cm) 등이 합류하며 명실상부한 슈퍼팀이 완성됐다. ‘지는게 이상할 정도의 초호화멤버다’는 극찬이 쏟아졌고 올시즌 우승은 물론 왕조 건설까지 기대됐다.


SK는 KCC의 대항마로 주목받았다. 지난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이끈 김선형(35‧187cm), 자밀 워니(30‧199cm)의 원투펀치에 오재현(24‧187cm)이 매시즌 성장하며 가드진의 미래로 떠올랐고 포스트의 최부경(34‧200cm), 외곽의 허일영(38‧195cm) 등 안정적인 밸런스가 돋보였다.


거기에 더해 주전 포워드 안영준(29‧194.1cm)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데다 안양의 간판선수 오세근(37‧199.8cm)까지 가세했다. 때문에 양팀이 정규시즌 1위를 놓고 다투는 것을 비롯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만날 것이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선수들의 이름값에서 타팀을 압도했던 이유가 컸다.


하지만 스포츠는 꼭 예상대로만 돌아가지는 않는다. 많은 변수와 이변이 존재하기에 더욱 열광하고 깊이 빠져든다. SK와 KCC는 플레이오프는 진출했지만 당초 기대치에 비하면 적지않은 아쉬움을 남겼다. 1위는 커녕 각각 4위와 5위에 그치며 4강 직행에도 실패했다. DB의 1위도 이변으로 꼽히지만 두팀의 예상밖 부진도 이변이라면 이변이다.


물론 SK와 KCC의 올 시즌은 실패는 아직 아니다. 일단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명예회복을 할 기회는 얼마든지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에서는 아쉬움이 컸지만 전열을 가다듬고 플레이오프에서 위용을 떨친다면 반전 드라마를 쓰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해 보인다. 실제로 전력상 충분히 우승에 도전해볼 만한 두팀이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전했던 핵심 멤버들도 모두 출격 가능한지라 어쩌면 진짜 진검승부는 지금부터인지도 모른다. 다만 대진운은 좋지 않은 편이다. 플레이오프에서 최대 복병이 될지도 모를 두팀이 서로 맞붙게 되었고 이기는 쪽은 정규시즌 1위팀 DB와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놓고 자웅을 겨루게 된다.


양팀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붙은바 있는데 당시에는 김선형과 워니를 중심으로한 SK의 빠른 농구에 KCC가 변변한 힘도 쓰지 못하고 무너진 바 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양팀다 선수구성에서 상당부분이 바뀌었고 팀컬러 또한 변화가 생겼다. 거기에 팀상황상 변수가 많은지라 두팀중 어느 쪽이 가지고 있는 힘을 온전히 쓸 수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SK의 변수는 김선형과 오세근이다. 최준용이 친정팀을 향해 ‘노인즈’라고 저격한 배경에는 SK에 노장선수가 많은 이유가 큰데 그중에서도 중심을 이루는 선수가 둘이다.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팀 전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선형과 오세근이 플레이오프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전체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슬픈 현실이지만 스포츠계에서 노장들은 하루하루가 다르다. 나이를 잊은 듯 펄펄 날다가도 어느새 컨디션이 뚝 떨어져버리기 일쑤다. 상수이면서도 안정감적인 측면에서 그렇지않은 이유다. 현재의 김선형, 오세근이 그렇다. 시즌초까지만해도 둘은 여전한 상수를 꼽혔다. 노장이라고 평가절하하기에는 지난 시즌 보여준 활약상이 워낙 대단했기 때문이다.


지난시즌 김선형과 오세근은 각각 자신들의 소속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는데 일등공신이었다. 외국인선수를 제외한 토종선수 중 공헌도 1위라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썩어도 준치다’는 말처럼 올시즌 갑작스럽게 경기력이 급락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 팬들은 둘을 믿고 있다.


그동안 보여준 것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꾸준하게 경기력을 유지해야하는 정규시즌과 달리 플레이오프같은 단기전에서는 힘을 집중해서 쏟아낼 수 있다. 만약 김선형, 오세근이 지난 시즌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노련미를 발휘할 수 있다면 안영준, 오재현 등의 젊은 피와 더불어 높은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KCC의 반전요소는 송교창과 최준용의 양날개다. 둘은 리그를 대표하는 빅윙이다. 어지간한 빅맨의 사이즈로 스윙맨의 플레이를 펼친다. 제대로만 가동된다면 대부분 팀을 상대로 미스매치를 가져가는 것은 물론 원주산성으로 불리는 DB와도 대등한 높이 싸움을 펼칠 수 있다. 어쩌면 DB를 가장 괴롭힐 수 있는 요소가 가장 많은 팀이기도 하다.


반전확률은 SK보다 높다. 노장 김선형, 오세근과 달리 송교창, 최준용은 아직 한창인 젊은 나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크고 작은 부상이다. 정규시즌에서도 둘은 건강하게 함께 뛴 기간이 많지않았다. 번갈아가면서 부상으로 신음했다. KCC가 풀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못한 가장 큰 이유다.


이번 시즌 두팀은 6차례 맞대결 중 3차례 경기에서 5점 차 이하 경기가 펼쳐졌을 정도로 붙을 때마다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다만 결과적인 면에서는 4승 2패로 KCC가 우위를 차지했다. 몇시즌간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성적을 보여주고있는 SK냐, 초호화군단 KCC냐. 결전의 날이 밝아오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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