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당선”… 유세도 안하고 토론회도 안가는 텃밭 與野 후보들

김경필 기자 2024. 4. 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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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여야의 ‘텃밭’에 출마한 일부 후보들이 사실상 ‘공천으로 당선 확정’인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루 한두 차례 유세로 일정을 때우는가 하면, 경쟁 후보와의 토론회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오만하게 군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그래도 당선은 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전남 지역 한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8일째인 4일 유세를 전혀 하지 않았다. 이 후보의 이날 공개 일정은 저녁에 지역 방송사가 진행하는 1시간 20분짜리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하는 것뿐이었다. 이 후보는 전날에도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만 유세를 하고 말았다. 그래도 이 후보의 당선 전망은 밝다. 여론조사에서 60%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쟁 후보들의 지지율은 많아도 20%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지역에서 현역 의원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한 후보도 ‘1일 1유세’로 선거운동 기간을 보내고 있다. ‘집중 유세’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상 하루에 3시간만 공식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다.

광주 서구 갑에 출마한 민주당 조인철 후보는 지역 선거방송토론위원회로부터 ‘토론회 불참’으로 과태료 1000만원을 물게 됐다. 지난달 29일 지역 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생방송 토론회를 1시간 30분 앞두고 돌연 불참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방송이 1시간 넘게 지연됐고, 방송사는 기자와 국민의힘 하헌식 후보 간 대담으로 형식을 바꿔 진행해야 했다. 전북 전주시 을에 출마한 민주당 이성윤 후보도 지난달까지 토론회에 4차례 불참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김부겸 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1일 “토론은 유불리를 따지는 자리가 아니라 후보가 얼마나 준비됐는지 유권자들이 확인하고 검증하는 엄중한 자리”라며 “불참은 옳지 않다. 우세 지역일수록 더 겸손해야 한다”고 했다.

반대로 대구·경북 지역에선 국민의힘 후보들이 법정 토론회 이외의 토론을 거부하고 있다. 대구 동구·군위군 을과 수성구 을 등 2곳은 국민의힘이 아닌 다른 정당 후보들이 지지율이 너무 낮다는 등의 이유로 지역 선관위 주관 토론회 참석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 군소 후보들이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토론회 동의를 요청했지만 모두 거부됐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은 4일 “대구는 모든 지역구가 조용하고 중·남구만 (국민의힘 후보가) NLL(북방한계선) 북한 주장 옹호했나 안 했나로 시끄럽다”며 “참 부끄럽다. 총선 주제가 이렇게 빈약해진 것은 무엇 때문일지 우리 대구가 스스로 돌아볼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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