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회사도 실손보험 가입 중인데...” 내 보험은 중지해 아껴라

이경은 기자 2024. 4. 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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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실손보험 갱신 고비 대처법
[왕개미연구소]

“바빠서 병원은 잘 가지도 않고 돈만 내는데, 3만원씩 냈던 실손보험료가 6만원이 되더니 올해부터 14만원이 됐어요. 계산이 잘못된 것 아닌가요?”(40대 후반 이모씨) “오십 넘으면 병원 갈 일 늘어난다고 다들 실손 유지하라고 그러는데, 보험료가 두세배씩 오르니 감당이 안 되네요.”(50대 최부장)

나이와 함께 3~5년마다 찾아오는 실손보험료 갱신 고비. 가뜩이나 고물가에 시달리는 중년 직장인들에겐 적잖은 부담이다. 특히 2017년 3월 이전에 가입해서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는 1~2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갱신 시점이 돌아올 때마다 보험료가 크게 올라 가입자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1~4세대로 나뉘는데, 현재 우리나라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65%인 2400만명이 1~2세대에 속한다.

그래픽=양진경

1~2세대 실손보험은 왜 ‘보험료 폭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갱신 때마다 많이 오르는 걸까. 보험사들의 설명은 이렇다. “실손보험은 1~5년마다 갱신되는데 가입자 연령이 높아지면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위험률이 높아지므로 보험료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특히 1~2세대 실손보험은 갱신주기가 3~5년으로 길어서 갱신 시점에 수 년치 위험률 상승분과 연령 증가분이 한꺼번에 반영되어 체감이 클 수 있다.”

보험연구원이 조사한 40대 남성 실손보험료 예상 시나리오에 따르면, 40대에 월 3만원대였던 실손보험료는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올라 70대엔 월 70만원에 육박한다.

반갑지 않은 불청객인 실손보험료 갱신 소식, 조금이라도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묘수는 없을까? 중년 직장인들을 위한 실손보험료 절감법에 대해 알아봤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회사에 단체 실손보험이 있는 경우

실손보험은 중복 보상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여러 보험사에 가입해 봤자, 보험료만 이중으로 나갈 뿐 이득이 없다. 단체 실손보험과 개인 실손보험도 마찬가지다.

만약 회사가 사원 복지 차원에서 단체 실손보험 제도를 시행 중이고 개인적으로 실손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내고 있는 상태라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중지시키면 된다. 단체 실손보험을 중지하면 회사가 내는 보험료의 일부를 직원 개인이 돌려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세금 등 여러 이슈 때문에 대다수 회사들은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 않다. 직장인 입장에선 단체 실손보험과 중복되는 보장 항목이 있는 본인의 실손보험을 잠시 중단시켜서 보험료를 내지 않다가 퇴직할 즈음 재개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1~4세대로 나뉜다./조선DB

개인 실손보험 재개 시점에는 내가 원래 가입하고 있던 실손보험 혹은 현재 팔리고 있는 실손보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기존에는 개인 실손을 일단 중단하면 현재 판매 중인 상품으로만 재가입이 가능했는데, 금융당국이 제도를 개선하면서 기존 실손으로 유턴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또 개인 실손보험을 중단할 때는, 보장 항목 전체가 아니라, 일부 항목만 골라서 해도 된다.

최근 실손보험료가 월 14만원으로 올라 고민이 컸던 회사원 이모씨는 “개인실손 보험료가 크게 올라서 살펴 봤더니 질병 입원비 관련 보험료가 7만원으로 가장 컸다”면서 “단체 실손보험에서도 같은 보장을 받을 수 있어서 해당 항목만 중지시켰고 월 보험료를 7만원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개인 실손보험을 중단하려면 각 보험사 고객센터로 직접 찾아가야 한다. 또 단체 실손보험과 개인 실손보험의 보장 항목이 같지 않으면 일시 중단이 안 될 수도 있다. 단체보험 가입 증명서(보험사에서 발급) 등 증빙 서류가 필요하다. 또 중단시킨 개인 실손보험은 퇴사 이후 1개월 내에 부활시켜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그 이후에는 되살리는 것이 불가능하고 새로 가입해야 한다.

참고로 2013년 4월 이후 판매된 2세대 실손보험에는 ‘15년 변경 주기’가 있다. 15년마다 보험사가 보장 내용을 변경할 수 있어서 15년 주기가 끝난 후 재개하면 원래 상품으로 되돌아가지 못한다. 2021년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은 변경 주기가 5년이다.

/조선DB

✅실손 환승 손익분기점은 10만원

1~2세대 실손보험은 보장이 좋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티면서 유지하는 것이 정답이다. 또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을 자주 찾는 사람도 예전 실손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유지 비용이 문제다. 실손보험은 갱신형이기 때문에 만기 시점(80~100세)까지 매달 보험료를 내야 한다. 가정 재무 상황이 어려운데도 무조건 비싼 보험료만 내면서 버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현재 팔리고 있는 4세대 실손보험은 비용 부담이 1~2세대에 비해 크게 적은 대신, 보장은 축소됐다. 만약 집 근처 내과에서 병원 진료비 8만원(급여 3만원+비급여 5만원)이 나왔다고 가정해 보자. 월 보험료로 5만원씩 내는 1세대 실손 가입자는 보험사에서 자기부담금(5000원)을 제외한 7만5000원을 돌려 받을 수 있다. 반면 월 보험료가 1만원대인 4세대 실손 가입자는 통원 자기부담금(급여 1만원+비급여 3만원)을 제외하고 보험사에서 4만원만 받을 수 있다.

양세정 재무설계사는 “현재 가입 중인 실손과 4세대 실손 예상 보험료의 차이가 10만원을 넘으면 환승 실익이 있다”면서 “단 4세대 실손은 1~2세대에 비해 보장이 축소되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전체적으로 해서 몸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 갈아타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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