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회사도 실손보험 가입 중인데...” 내 보험은 중지해 아껴라
[왕개미연구소]
“바빠서 병원은 잘 가지도 않고 돈만 내는데, 3만원씩 냈던 실손보험료가 6만원이 되더니 올해부터 14만원이 됐어요. 계산이 잘못된 것 아닌가요?”(40대 후반 이모씨) “오십 넘으면 병원 갈 일 늘어난다고 다들 실손 유지하라고 그러는데, 보험료가 두세배씩 오르니 감당이 안 되네요.”(50대 최부장)
나이와 함께 3~5년마다 찾아오는 실손보험료 갱신 고비. 가뜩이나 고물가에 시달리는 중년 직장인들에겐 적잖은 부담이다. 특히 2017년 3월 이전에 가입해서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는 1~2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갱신 시점이 돌아올 때마다 보험료가 크게 올라 가입자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1~4세대로 나뉘는데, 현재 우리나라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65%인 2400만명이 1~2세대에 속한다.
1~2세대 실손보험은 왜 ‘보험료 폭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갱신 때마다 많이 오르는 걸까. 보험사들의 설명은 이렇다. “실손보험은 1~5년마다 갱신되는데 가입자 연령이 높아지면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위험률이 높아지므로 보험료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특히 1~2세대 실손보험은 갱신주기가 3~5년으로 길어서 갱신 시점에 수 년치 위험률 상승분과 연령 증가분이 한꺼번에 반영되어 체감이 클 수 있다.”
보험연구원이 조사한 40대 남성 실손보험료 예상 시나리오에 따르면, 40대에 월 3만원대였던 실손보험료는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올라 70대엔 월 70만원에 육박한다.
반갑지 않은 불청객인 실손보험료 갱신 소식, 조금이라도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묘수는 없을까? 중년 직장인들을 위한 실손보험료 절감법에 대해 알아봤다.
✅회사에 단체 실손보험이 있는 경우
실손보험은 중복 보상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여러 보험사에 가입해 봤자, 보험료만 이중으로 나갈 뿐 이득이 없다. 단체 실손보험과 개인 실손보험도 마찬가지다.
만약 회사가 사원 복지 차원에서 단체 실손보험 제도를 시행 중이고 개인적으로 실손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내고 있는 상태라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중지시키면 된다. 단체 실손보험을 중지하면 회사가 내는 보험료의 일부를 직원 개인이 돌려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세금 등 여러 이슈 때문에 대다수 회사들은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 않다. 직장인 입장에선 단체 실손보험과 중복되는 보장 항목이 있는 본인의 실손보험을 잠시 중단시켜서 보험료를 내지 않다가 퇴직할 즈음 재개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개인 실손보험 재개 시점에는 내가 원래 가입하고 있던 실손보험 혹은 현재 팔리고 있는 실손보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기존에는 개인 실손을 일단 중단하면 현재 판매 중인 상품으로만 재가입이 가능했는데, 금융당국이 제도를 개선하면서 기존 실손으로 유턴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또 개인 실손보험을 중단할 때는, 보장 항목 전체가 아니라, 일부 항목만 골라서 해도 된다.
최근 실손보험료가 월 14만원으로 올라 고민이 컸던 회사원 이모씨는 “개인실손 보험료가 크게 올라서 살펴 봤더니 질병 입원비 관련 보험료가 7만원으로 가장 컸다”면서 “단체 실손보험에서도 같은 보장을 받을 수 있어서 해당 항목만 중지시켰고 월 보험료를 7만원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개인 실손보험을 중단하려면 각 보험사 고객센터로 직접 찾아가야 한다. 또 단체 실손보험과 개인 실손보험의 보장 항목이 같지 않으면 일시 중단이 안 될 수도 있다. 단체보험 가입 증명서(보험사에서 발급) 등 증빙 서류가 필요하다. 또 중단시킨 개인 실손보험은 퇴사 이후 1개월 내에 부활시켜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그 이후에는 되살리는 것이 불가능하고 새로 가입해야 한다.
참고로 2013년 4월 이후 판매된 2세대 실손보험에는 ‘15년 변경 주기’가 있다. 15년마다 보험사가 보장 내용을 변경할 수 있어서 15년 주기가 끝난 후 재개하면 원래 상품으로 되돌아가지 못한다. 2021년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은 변경 주기가 5년이다.
✅실손 환승 손익분기점은 10만원
1~2세대 실손보험은 보장이 좋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티면서 유지하는 것이 정답이다. 또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을 자주 찾는 사람도 예전 실손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유지 비용이 문제다. 실손보험은 갱신형이기 때문에 만기 시점(80~100세)까지 매달 보험료를 내야 한다. 가정 재무 상황이 어려운데도 무조건 비싼 보험료만 내면서 버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현재 팔리고 있는 4세대 실손보험은 비용 부담이 1~2세대에 비해 크게 적은 대신, 보장은 축소됐다. 만약 집 근처 내과에서 병원 진료비 8만원(급여 3만원+비급여 5만원)이 나왔다고 가정해 보자. 월 보험료로 5만원씩 내는 1세대 실손 가입자는 보험사에서 자기부담금(5000원)을 제외한 7만5000원을 돌려 받을 수 있다. 반면 월 보험료가 1만원대인 4세대 실손 가입자는 통원 자기부담금(급여 1만원+비급여 3만원)을 제외하고 보험사에서 4만원만 받을 수 있다.
양세정 재무설계사는 “현재 가입 중인 실손과 4세대 실손 예상 보험료의 차이가 10만원을 넘으면 환승 실익이 있다”면서 “단 4세대 실손은 1~2세대에 비해 보장이 축소되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전체적으로 해서 몸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 갈아타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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