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수록 손해”…단종된 ‘쏘나타 택시’의 극적 부활, 어떻게 성사됐을까 [세모금]

2024. 4. 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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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베이징에서 생산한 '쏘나타 택시'를 한국에서 판매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이에 앞서 지난 2일 노조와 쏘나타 국내 판매를 두고 합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일 쏘나타 택시 국내 도입을 두고 노조와 합의문 작성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중국 생산 네트워크를 활용해 만든 택시 모델을 국내로 도입하는 것"이라며 "국내 택시 수요에 대한 일회성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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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 “중형차 수급 어려움” 호소에 생산 결정
택시 판매 용도로만 생산…렌터카·장애인용 제외
현대차 중국 생산 네트워크 활용·가동 유연성↑
현대차가 베이징에서 생산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쏘나타 택시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현대자동차가 베이징에서 생산한 ‘쏘나타 택시’를 한국에서 판매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이에 앞서 지난 2일 노조와 쏘나타 국내 판매를 두고 합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일 쏘나타 택시 국내 도입을 두고 노조와 합의문 작성에 나섰다.

당초 사측과 노조는 중국에서 생산한 쏘나타를 국내에서 판매하는 것을 두고 갈등을 겪어 왔다. 팽팽한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노사가 극적인 합의를 끌어낸 데는 택시업계의 중형 차량 수급난 어려움 호소가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해 7월 택시용 7세대 LF 쏘나타의 단종을 결정한 바 있다. 7세대 쏘나타는 2014년 출시된 모델로 2017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한 차례 추가된 뒤 2019년 8세대 출시로 단종됐으나 택시 모델은 이후에도 계속 만들어졌다.

그러나 구형 차량인 만큼 부품 공급 부족 문제가 생겼고, 택시 한정 모델로 수익성도 크지 않자 현대차는 결국 단종을 결정했다.

현대차 쏘나타 택시 표시등 [현대차 제공]

택시업계는 이에 지난해 말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후속 모델 출시를 촉구하는 등 어려움을 호소했다. 택시업계는 “사실상 국내 유일 중형 내연기관 택시 모델이었던 쏘나타 LPG(액화천연가스) 모델 단산에 따른 구매비용 증가로 영세, 개인택시 사업자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노조는 조합원 고용 안정을 위해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완성차와 부품은 해외 현지 공장에서 수입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 같은 호소에 한발 물러섰다.

노사는 이번 합의문에서 “전국민적 교통수단인 생계형 택시를 공급해 고객들의 이동의 편의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임을 노사 간 확인하고, 이를 위해 택시 판매 용도로 국내 도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양측은 렌터카, 장애인용으로 활용하는 것은 제외하기로 했다.

또한 노사는 아산공장의 안정적인 생산 물량 확보를 위해 2022년 LF 택시 생산량 이상으로, ‘아이오닉7(ME)’ 생산량이 유지되도록 한다는 조항도 내걸었다. 현대차는 아산공장에서 쏘나타를 생산해 왔으며, 아산공장은 쏘나타 단산 이후 지난해 말부터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7 생산을 위한 준비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아울러 향후 쏘나타 단산 시 신차 등 대체 차종 투입을 포함한 생산 물량 확보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외부 상황이 변화해 쏘나타 택시를 다시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아산공장에서 생산한다는 조항도 달았다.

이외에도 노사는 쏘나타 택시의 판매 실적을 공유하고, 국내 도입 시 기존 신차와 동일하게 사후서비스(AS) 부품을 선공급, 확보해 부품 수급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쏘나타 택시 도입으로 현대차의 중국 내 공장 가동 유연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베이징 1~3공장, 창저우 공장, 충칭 공장 등 5개 공장을 운영해오다 현지 판매가 부진해지자 공장을 축소 중이다.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연 30만대 규모의 충칭공장을 팔았다. 현재 중국에 남은 공장은 베이징 2·3공장과 창저우 공장인데 창저우 공장도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산 쏘나타 택시는 베이징 2공장에서 생산된다. 베이징 2공장은 쏘나타 택시 물량을 소화하면서 안정적인 고정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현대차는 쏘나타 택시 외 다른 차종이 중국에서 생산,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중국 생산 네트워크를 활용해 만든 택시 모델을 국내로 도입하는 것”이라며 “국내 택시 수요에 대한 일회성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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