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안타, 지금은 그때의 내가 아니니까···KIA에서 다시 웃는 서건창 “야구는 멘털이다”[스경x인터뷰]

김은진 기자 2024. 4. 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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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서건창이 지난 3월31일 잠실 두산전에서 안타를 치고 달려나가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서건창(35·KIA)은 지난 3일 수원 KT전에서 홈런을 쳤다. LG에서 뛰던 2022년 9월21일 광주 KIA전 이후 처음이었다.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 560일 만에 때린 서건창의 홈런은 승부를 가른 결승타가 되었다.

서건창은 이날 7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개막 이후 3일까지 KIA가 8경기를 치른 동안 서건창은 6경기에 나갔다. 그 중 3경기에는 선발 출전했다. 포지션은 1루수였다. 1루수는 처음 서보는 낯선 자리, 그러나 서건창이 1루를 맡아주면서 KIA는 외야수 나성범과 1루수 황대인이 부상으로 모두 빠진 시즌 초반을 자연스럽게 채워가고 있다.

‘절반의 주전’으로 출전하면서도 서건창은 17타석에서 14타수 7안타(0.500)를 쳤다. 2루타가 3개나 된다. 5타점 6득점에 도루도 1개를 기록했다. 다시 야구하면서, 서건창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고 있다.

KIA 서건창이 지난 3일 KT전에서 홈런을 치고 득점하자 먼저 득점해 기다리고 있던 4번 타자 최형우가 매우 기쁘게 반겨주고 있다.



서건창은 육성선수 출신으로 프로 1군 무대를 뚫고 올라가 신인왕을 수상했고, KBO리그 최초의 200안타를 때리면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도 올랐고, 2루수로 골든글러브를 3차례나 수상한 스타 선수다. 그러나 어느 한 지점에서 모든 게 꼬여 자유계약선수(FA)로 신청 한 번 못 해보고 트레이드, 방출을 경험한 뒤 세번째 팀 KIA에 와 있다.

타격코치 출신인 이범호 KIA 감독은 물론 홍세완 타격 코치 모두 서건창에게 마음을 쓰고 있다. 서건창이 거쳐온 과정, ‘고향’으로 돌아와 마지막 도전을 하는 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서건창은 “좋은 감독님, 좋은 타격코치님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는다. 타격코치님과도 캠프에서부터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고 시간을 많이 가졌는데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나는 거 같다. 말을 많이 걸어주시고, 내가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KIA는 LG에서 방출시장으로 스스로 나와 있던 서건창을 영입하며 강한 내야 백업을 구상했다. 2루 전문인 서건창을 1루도 보게 함으로써 내야 선수층을 더 확보하고자 했다. 공교롭게도 준비한 그 그림을 시즌 초반 KIA는 잘 활용하고 있다. 백업으로 영입했는데 주전으로 기용하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1루수로 전환을 준비했던 이우성이 외야로 나가야 하는 경우, 서건창이 1루수로 선발 출전하는 패턴이다. 서건창의 타격 페이스 자체가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성범이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에는 또 다른 상황들로 이어지겠지만 현재 서건창은 사실상 주전이다.

KIA 서건창이 타격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프로야구 역사의 유일무이한 200안타를 친 서건창은 “그때는 그때고,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내가 아니다. 그런 부분에서도 딜레마가 많았는데 겨울에 잘 정립된 것 같다”고 했다.

과거는 잊기로 하고 KIA에서 다시 야구인생을 시작하고 있는 서건창은 인터뷰를 할 때마다 “재미있게 야구하고 있다” “즐겁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그리고 지난 3일 560일 만에 홈런 뒤에는 “야구는 멘털인 것 같다”고 했다.

서건창은 “(지금 잘 되는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고향 팀에 와서 편한 마음이 드는 게 첫번째 같다. 내가 홈런 치는 타자는 아니지만, 그동안 부진했고 자신감이 많이 결여된 상태였는데 오늘 홈런이 기폭제가 되면 좋겠다.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홈런인 것 같다”며 “어릴 때보다 야구가 어려워진 것 같고 나도 거기에 너무 빠져서 나 자신을 힘들게 한 시기가 있었다. 야구가 정말 어려운 이유는 멘털이 중요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웃었다. 서건창은 지난 3년과 달리 KIA에 온 지금, 야구가 잘 되는 이유를 아주 잘 알고 있다.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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