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배구 유망주 신은안-김태경, 우리는 양효진-이다현 언니처럼.[인터뷰]
【발리볼코리아닷컴(수원)=김경수 기자】 "3년 뒤에 더 발전한 선수가 될 수 있다." 중고교 배구관계자들 뿐 아니라 프로팀에서도 눈여겨보는 선수가 있다.
수일여중 배구부 '높이'를 책임지고 있는 신은안과 김태경이 그렇다. 두 선수는 2009년생 동갑내기로 같은 중학교 3학년이고 포지션과 키도 같다. 신은안과 김태경 모두 신장 184㎝의 미들 블로커다.
수일여중은 지난달 21일 충북 단양에서 열린 2024 춘계중고배구연맹전(이하 중고연맹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만난 경혜여중에 세트 스코어 1-2(21-25, 25-19, 14-16)로 졌다(남녀중등부 경기는 3세트제로 치러진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는 경혜여중 최혜은이 선정됐다. 그러나 대회 기간 동안 신은안과 김태경은 주목을 받았다.
두 선수는 큰 키, 공격력, 유연한 풋워크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태경은 대회 공격상에도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한국 여자배구 미들 블로커를 책임질 수 있는 자원으로 꼽히는 두 선수를 수일여중체육관에서 '발리볼코리아닷컴'이 만났다.
배구 시작은 김태경이 신은안보다 빨랐다. 김태경은 초등학교 1학년, 신은안은 초등학교 4학년때 배구공을 처음 만졌다. 김태경은 아버지 권유로 배구를 시작했다.
아버지도 고등학교때까지 엘리트 선수로 배구부 활동을 한 경력이 있다. 김태경은 "무엇보다 배구가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신은안은 방과 후 유소년 클럽활동으로 배구를 시작했다가 수원 지역 초등학교 배구 명문교로 꼽히는 파장초에 스카우트되며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두 선수는 롤 모델이 있다. 공교롭게도 수일여중이 자리한 수원시를 연고로 둔 현대건설 소속인 미들 블로커다. 김태경은 양효진, 신은안은 이다현을 각각 꼽았다.
김태경은 "(양효진 선수는)블로킹을 할 때 상대 공격 코스를 정말 잘 보는 것 같다"며 "그리고 공격을 시도할 때 상대 수비가 커버안되는 곳을 잘 노린다"고 말했다. 신은안은 "(이다현선수는)같은 미들 블로커다보니 아무래도 V리그 경기를 볼 때마다 응원하고 더 눈여겨 본다"며 "공격할 때 스윙이라든지 폼이 멋있다. 코스 공략도 정말 잘하는 것 같다. 목적타 서브도 잘 넣는다. 멋있다"고 웃었다.
두 선수 모두 아직 기량이 만개한 건 아니다. 남은 중학교 시절을 포함해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더 발전해야한다. 강용석 수일여중 코치는 "기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김태경과 신은안에 대해 얘기했다.
김태경과 신은안은 자신의 장점에 대해 각각 블로킹과 점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점과 앞으로 보완해야할 부분에 대해서도 막힘없이 말했다. 김태경은 "후위로 갔을 때 수비에서 자주 흔들린다"고 했고 신은안은 "서브 리시브와 수비는 좀 더 연습해야한다"고 했다.
중학교 무대에서도 선수들 사이에 라이벌은 있다. 김태경과 신은안도 마찬가지다. 김태경은 손서연(경혜여중)을, 신은안은 박서윤(중앙여중)을 꼽았다. 박서윤은 신장 193㎝로 중학교 최장신 선수다.
신은안은 "신장 차이가 있다보니 체공 시간도 그렇고 나보다 더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김태경은 "2학년 선수지만 서브가 매우 강하다. 공격 때 타점도 높다. 블로킹도 잘한다"고 말했다. 손서연과 박서윤도 김태경, 신은안과 같은 포지션이다.
두 선수를 포함해 초, 중, 고교, 대학 선수들은 예전과 다른 환경에서 운동을 한다. 학생 학습권 보장으로 정규 수업을 다들은 뒤 부 활동에 들어간다. 초등학교의 경우 합숙 훈련 자체를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두 선수 모두 "힘이 많이 드는 건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운동을 하지않는 날도 당연히 허투루 보낼 순 없다.
휴식시간에 대해 김태경은 "집에서 스트레칭과 보강 운동을 한다"고 했고 신은안은 "줄넘기와 런닝에 좀 더 시간을 둔다. 그리고 되도록 잠을 더 자려고한다"고 전했다. 그래도 스트레스는 역시나 음식으로 푼다. 두 선수 모두 "매운 음식을 먹으면 기분 전환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깔깔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중학교 3학년 학생이다.
미들 블로커로 뛰고 있지만 두 선수 모두 뛰어보고 싶은 포지션이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다. 김태경은 "그 자리에서 하는 공격이 좀 더 쉽게 생각된다. 그리고 더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 것 같다"고 했다. 신은안은 "배구를 더 잘하고 싶기에 (아웃사이드 히터로도)뛰고 싶다"고 말했다.
준우승에 그쳐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중고연맹전은 두 선수에게 잊지 못할 경험이 됐다. 수일여중 선수들은 지난 2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유행) 여파로 출전할 수 있는 대회 자체가 거의 없었다.
선수단 합숙도 이번 대회가 처음이었다. 이런 가운데 수일여중은 지난해 9월 코트도 새롭게 바꾸며 선수단 지원에 나섰다. 두 선수는 "고은희 교장선생님과 이순옥 교감선생님에게 감사하다"고 얘기했다.
고마운 마음을 전한 이들은 또 있다. 김태경과 신은안은 "문혜숙 감독 선생님도 그렇고 안제헌 배구부장님에게도 정말 고맙다"며 "부원들이 운동하는데 있어 신경도 많이 써주고 늘 배려해준다"고 입을 모았다. 인터뷰를 마치며 두 선수는 "강 코치님에게도 당연히 고맙죠"라고 다시 한 번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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