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량 ‘0’ 위기딛고 정부지원으로 회생…다시 도는 원전부품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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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시장이 다시 열리면서 산업계 분위기가 확 살아나고 있습니다. 정부 금융지원 덕분에 공장 신축, 기술개발, 고용 등 투자도 크게 늘리고 있고요."
피케이밸브가 이처럼 원전용 밸브 공장을 신축할 수 있었던 것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전 생태계 금융지원사업' 도움이 컸다.
전영찬 피케이밸브 대표는 "결국 영업과 금융이 핵심"이라며 "금융지원에 더해 정부가 체코 등 원전 해외수출에 성공해 판로까지 확장해준다면 원전 생태계 회복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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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고리에 납품하던 업계 1위
文정부 탈원전 정책에 직격탄
7년간 전체인력 13% 줄이기도
尹, 시설·운전자금 22억 지원
공장신축·고용 등 다시 기지개
“원전 시장이 다시 열리면서 산업계 분위기가 확 살아나고 있습니다. 정부 금융지원 덕분에 공장 신축, 기술개발, 고용 등 투자도 크게 늘리고 있고요.”
3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피케이밸브앤엔지니어링(피케이밸브). 봄비가 내리는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3월 준공된 원자력 발전소용 밸브 신축 공장은 ‘윙윙’ 소리를 내며 힘차게 돌아가는 드릴과 분주히 작업하는 직원들로 활기가 넘쳤다. 본관 옆 약 1500㎡(약 454평) 규모의 유휴 부지에 새로 지어진 공장에서는 원전 핵심 부품인 주기기와 보조기기용 밸브가 생산될 예정이다.
국내 산업용 밸브 생산 1위 기업인 피케이밸브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대대적인 원전 육성 정책에 맞춰 원전 생산능력을 35% 선제적으로 확대키로 하고 공장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원전 매출 비중을 10~20%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원전 시장은 기존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해체 시장까지 포함하면 1600조 원대로 추산된다.
피케이밸브가 이처럼 원전용 밸브 공장을 신축할 수 있었던 것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전 생태계 금융지원사업’ 도움이 컸다. 시설자금 13억8000만 원, 운전자금 9억 원을 기존 이자율의 절반 정도 수준으로 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자금 22억8000만 원에 자체 자금 14억4000만 원을 합쳐 피케이밸브는 공장 신축뿐 아니라 주조공장 보수, 자동화 라인 구축에 나선다. 노후화해 빗물이 새고 있는 공장 지붕을 보수하고 작업자들이 직접 크레인에 들어올려야 하는 공정을 자동화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10명, 내년 15명 등 매년 10명 이상 신규 채용을 실시하고, SMR 등 기술 개발에도 착수한다.
창원산단 입주 1호 기업으로 승승장구하던 피케이밸브도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고난의 시기를 보냈다. 1988년 원전용 밸브 국산화에 성공한 후 월성·고리·영광 등 국내 주요 원전마다 밸브를 납품하던 탄탄한 업력도 ‘0’에 가까운 발주량에 속수무책이었다. 한때 13%까지 올라섰던 원전 매출 비중은 지난해 3.2%까지 고꾸라졌다. 2016년 이후 원전 제품 생산 감소로 원전 인력을 전환 배치하고 신규 인원 채용을 줄인 탓에 지난해 전체 인력은 320명대에서 270명대로 13%나 급감했다. 송근수 피케이밸브 사업본부장은 “원전산업의 필수자격증인 KEPIC인증, 성능검증인증 등 자격 유지를 위한 비용 부담과 필수인원들의 이탈 우려가 컸고 발주가 없다 보니 원전 매출이 급감해 애로가 많았다”며 “정부 원전 활성화 정책으로 회사가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정부 때 건설이 중단됐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 건설 재개가 확정된 신한울 3·4호기는 피케이밸브를 포함한 원전 산업계에 ‘가뭄의 단비’다. 올 6월 발주가 시작되는데 계약 체결에 성공하면 이번 원전 밸브용 신축 공장에서 제작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 첫 납품을 예상하고 있다. 전영찬 피케이밸브 대표는 “결국 영업과 금융이 핵심”이라며 “금융지원에 더해 정부가 체코 등 원전 해외수출에 성공해 판로까지 확장해준다면 원전 생태계 회복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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