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워홀, 반 고흐…홍콩 곳곳에 깃든 거장의 숨결
아트위크 ‘ARTS In HK’ 맞춰
갤러리·미술관 등 잇단 특별전
신진작가 전면에 내세운 곳도
홍콩에서는 지난달 25~31일 열린 아트위크 ‘아트 인 홍콩(ARTS In HK)’을 시작으로 현재 다채로운 미술 전시가 열리고 있다. 아트 인 홍콩은 1년에 한 번 세계적인 미술장터 아트바젤 홍콩과 신진 작가·신생 갤러리들이 주로 참가하는 아트페어 ‘아트 센트럴’, 홍콩 빅토리아항 일대의 대규모 야외 예술 프로젝트인 ‘아트@하버’가 동시에 개최되는 주간이다. 홍콩의 갤러리와 미술관, 경매사 등은 세계 각지의 미술계 관계자들과 컬렉터들이 모이는 이 기간에 맞춰 연중 가장 중요한 미술 전시의 막을 올린다. 거장들의 작품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센트럴 지구 페더빌딩의 가고시안 홍콩은 아트위크 첫날 20세기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을 주제로 한 기획전 ‘ANDY WARHOL’S LONG SHADOW(앤디 워홀의 긴 그림자)’를 오픈했다. 5월 1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워홀의 1960~1980년대 주요 작품 21점과 그가 영감을 불어 넣은 작가 11명의 작품 14점 등 총 35점으로 꾸며졌다. 워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마릴린 먼로’ 연작은 물론 실크스크린 팝 회화라는 새로운 추상화 방식을 도입한 1964년작 ‘Flowers(꽃)’, 금융 아이콘을 순수예술의 영역으로 가져온 ‘달러 사인’ 연작도 전시됐다. 워홀의 오랜 동료였던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도 여럿 선보인다. 워홀과 자신의 모습을 나란히 그린 ‘Dos Cabezas(두개의 머리)’(1982) 등이다.
홍콩의 비영리 문화예술 단체인 퍼스트 이니셔티브 재단(FIF)은 ‘아트@하버 2024’의 일환으로 네덜란드의 반 고흐 헤리티지 재단과 특별전 ‘Voyage with Van Gogh(반 고흐와의 항해)’를 공동 기획했다. 지난달 28일 개막한 이 전시는 홍콩 침사추이의 홍콩문화센터 광장에서 오는 5월 31일까지 열린다. 시계탑이 매 정각 종을 울릴 때마다 대형 원통형 디스플레이에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등을 재해석한 미디어 아트 영상이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상영된다.
5월 1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서 라이건은 미국의 흑인 작가 제임스 볼드윈의 1953년 에세이 ‘마을의 이방인’에서 발췌한 글귀들을 화폭 위에 담은 ‘Stranger(이방인)’ 연작 10여 점을 선보인다. ‘마을의 이방인’은 볼드윈이 스위스 산골 마을에서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서구권의 인종차별과 식민주의를 분석한 글이다. 하우저앤워스 관계자는 “라이건은 캔버스 위에서 벌어지는 텍스트의 가독성 변화를 통해 인종 차별과 같은 문제를 완전히 설명할 수 없는 언어의 무능력을 탐구했다”고 설명했다.
탕 컨템퍼러리, 페이스갤러리 등과 함께 에이치퀸스 빌딩에 있는 갤러리 데이비드 즈워너 홍콩은 독일의 저명한 사진작가 볼프강 틸만스의 개인전을 5월 11일까지 연다. 틸만스는 시각예술가에게 주어지는 ‘터너상’을 수상한 최초의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 ‘The Point Is Matter(중요한 것은 중요하다)’에서는 홍콩, 중국 선전, 독일 베를린 등에서 촬영한 사진 작품을 포함해 변화하는 분위기, 시간의 개념 등을 탐구한 작품을 선보인다. 연출된 것인지, 순간을 포착한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인물 사진에서도 작가 특유의 빛과 색감이 두드러진다.
페이스갤러리 홍콩에서 5월 9일까지 열리는 카일리 매닝(41)의 개인전 역시 작가가 홍콩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다. 마찬가지로 젊은 여성 작가다. 매닝은 오는 8월 코오롱그룹이 운영하는 서울의 미술관 스페이스 K에서도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홍콩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지난해 미국 뉴욕시티발레단의 안무가 크리스토퍼 웰던과의 협업 당시 받았던 영감을 토대로 제작한 것들이다. 당시 매닝은 발레 공연 ‘From You Within Me(내 안의 당신)’을 위한 배경 그림과 의상을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서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춤을 추는 인물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작품은 마치 예술 공연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LG전자의 대형 OLED 디스플레이를 총동원한 미디어 아트 전시 ‘BOUNDLESS REVERIE(무한한 환상)’도 아트 카니발을 통해 열린다. 중국과 프랑스 수교 60주년을 맞아 중화권 공예품과 현대미술 작품들을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로 관람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관람객이 전시장 벽 화면에 손을 대거나 가까이 다가가면 화면의 영상이 바뀌면서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다. 방 하나를 전부 OLED 화면으로 가득 채운 공간도 마련됐다. 이 전시는 유료다. 성인 기준 일반 티켓 가격은 100홍콩달러(약 1만7000원)다. 그 밖에도 K11 뮤제아 빌딩에는 회화, 설치, 공예 등 다양한 작품이 곳곳에 상설로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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