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 "KMR과 모노트리 3.0…글로벌 음악 회사로 성장할 것"[인터뷰S]

장진리 기자 2024. 4. 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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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 황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황현 모노트리 대표 프로듀서. 세상은 그를 '아이돌 음악의 아버지', '황토벤' 혹은 '벅차오름 장인'이라고 부른다. 샤이니 '방백', 소녀시대 '첫눈에', 온앤오프 '사랑하게 될 거야', '모스코 모스코', 에프엑스 '좋아해도 되나요', 주주 시크릿 '밤이 무서워요' 등 제목만 들어도 K팝 팬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수많은 명곡들의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감성까지 담보하는 '히트곡 장인'인 그는 자신을 비롯해 유지상(G-HIGH), 이주형 등 30인 이상의 작가진으로 구성된 '히트곡 명가' 모노트리의 대표이기도 하다.

모노트리는 최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음악 퍼블리싱 자회사 크리에이션 뮤직 라이츠(KMR)의 CIC(사내독립기업, 컴퍼니 인 컴퍼니)가 됐다. 음악인들이 모인 크루로는 이례적으로 법인 형태를 갖췄던 모노트리는 KMR과 함께 글로벌 회사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특히 KMR과의 만남은 황현이 모노트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 있을 시기, 운명처럼 이뤄진 기회이기도 하다. 한 명의 플레이어이자 회사의 대표로서 회사의 더 큰 도약과 성장을 고민하고 있을 당시 KMR의 제안을 받았고, M&A를 통해 독자적 형태의 창작이 가능하면서도 글로벌 성장까지 가능한 '특급 시너지'를 창출해냈다.

이와 같은 모노트리의 '변신'은 설립 10년차에 이뤄진 것이라 더욱 주목할만하다. 황현은 "앞으로 회사가 더 커질 수 있을 것 같고, 분명히 더 커질 잠재력이 있다고 믿고 있는데, 모노트리가 더 커지려면 제가 작가 활동보다는 경영을 더 해야 했다"라며 "'여기까지가 한계인가' 딜레마에 빠져 있었을 때 마침 SM의 요청이 있었고, 갈수록 K팝이 산업화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퍼블리싱 회사들이 큰 집단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세계시장에서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KMR의 CIC가 된 후 모노트리는 안팎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많은 긍정적 변화를 겪고 있다.

그는 "과거 모노트리만 있었을 때 할 수 없었던 걸 하고 있다. 해외 작가들과 교류가 쉽고, 우리 작가들이 과거 어떤 작가와 연락을 하려면 이메일을 여러 통 주고받고 그런 절차가 있었다면, 지금은 우리의 울타리 안에 그런 수많은 작가들이 있으니 그런 것에 대한 만족감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돌이켜보니 작가 관리에 대해서도 좀 놓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모노트리가 10명 남짓이었을 때는 '아카데믹(학구적인)'한 분위기였는데, 작가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그런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 그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았다. 이제 문서 작업에서 좀 벗어났으니 작가 관리, 작가 양성으로 더 신경을 쓰게 됐다"라며 "최근에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제아를 작가로 영입했다. 그룹 TRCNG로 활동했고, 루크(LUKE)라는 작가명으로 활동하는 최하영도 요즘 엄청난 활동을 보여주는 친구다. 공격적으로 더 좋은 작가들을 영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KMR은 SM엔터테인먼트(SM)의 3.0 전략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모노트리의 영입은 이러한 전략의 첨병이다. SM은 산하 자회사인 KMR에 황현이 이끄는 모노트리를 비롯해 강타의 스매시 히트, 엔믹스 '소냐르' 등 JYP 소속 가수들의 히트곡을 다수 쓴 더 허브 등 뛰어난 퍼블리싱 회사들을 대거 영입했고, 이를 통해 멀티 레이블 체제를 구체화하고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 작곡가 황현 ⓒ곽혜미 기자

황현은 "모노트리가 하나의 챕터를 마치고 새로운 챕터로 가는 느낌이다. 저는 나름대로 모노트리 3.0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초기에 시작했을 때는 각자의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던 점조직이었다. 이후 과거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쓰던 자리를 인수해서 모인 게 2.0이라고 한다면, 정체기를 맞고 딜레마에 빠졌다가 현재에 이르렀다. 이제 모노트리 3.0"이라고 소개했다.

회사의 대표이자 대표 프로듀서로서 맞이하는 '모노트리 3.0 시대'는 그에게도 특별하다.

황현은 "모노트리만 있을 때는 못 받는 일들이 많았다. 물리적으로 시간과 인원이 부족해서다. 예를 들어 프로듀싱을 해달라고 하는데 저한테 곡까지 쓰면서 프로듀싱을 해달라고 할 수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라면 모노트리 작가 풀을 활용해 제가 생각하고 구상하는 것들을 작가들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모노트리 안에도 너무나도 많은 데모가 있는데 제가 그걸 잘 골라서 A&R 형태의 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건 더 먼 미래의 이야기일 것 같고, 일단은 본업이 작곡가니까 곡을 열심히 쓸 것"이라고 했다.

최근 황현은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바로 유튜브 콘텐츠 '특전소녀전선'이다. '특전소녀전선'은 지하 아이돌, 스트리머, 메이드 카페 아르바이트생, 모델, 인플루언서 등 40명이 모여서 펼치는 퍼포먼스 아이돌 육성 프로젝트로, 황현이 이 프로젝트에 힘을 보탠다.

그는 "서브 컬처의 하나의 프로젝트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서브 컬처를 좋아했기 때문에 정말 재밌게 하고 있다"라며 "이걸 하게 된 건 어떤 사업적인 생각은 전혀 없었고, 그냥 낭만이었다. '재밌겠네?'라고 생각할 때 가장 큰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고, 실제로 재밌게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많은 프로젝트 중에서도 황현이 현재 가장 공을 들이고 애정을 쏟는 것은 바로 자식 같은 그룹 온앤오프다. 데뷔 이후부터 온앤오프의 모든 앨범을 프로듀싱하며 이들의 독보적인 감수성은 물론, 음악적 서사와 세계관까지 공고히 한 그는 8일 멤버들과 또 한 번 의기투합한 여덟 번째 미니앨범 '뷰티풀 섀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뷰티풀 섀도'를 대표하는 곡은 타이틀곡 '바이 마이 몬스터'. 미리 살짝 맛보기로 들어본 이 곡은 황현과 온앤오프의 '특급 시너지' 정점에 서 있는 곡으로,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의 '역대급' 오감 만족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황현과 온앤오프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이상적으로 합치된 이 곡은 황현에 의한, 온앤오프를 위한, 모두의 명곡이 될만하다.

'바이 마이 몬스터'에 대해 황현은 "트렌디는 모르겠고, 제가 제일 잘 쓸 수 있고, 아이들이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곡"이라고 했다. 그간 온앤오프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으며 거친 아이돌 무한 경쟁의 세계에서 살아남아왔고, '바이 마이 몬스터'는 이러한 온앤오프의 서사에 또 하나의 방점이 될 전망.

그는 "이 곡으로 인해 온앤오프가 화제성이 굉장히 많이 생겼으면 좋겠고, 그게 가능하다면 이 곡의 힘이 현재의 K팝신의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이 음악은 요즘 나오는 음악이 아니라서 더 재밌는데, 그렇다고 해서 올드하거나 그렇지는 않다는 게 재밌다"라고 설명했다.

▲ 작곡가 황현 ⓒ곽혜미 기자

온앤오프는 2017년 데뷔 이후부터 차근차근 국내외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 공든 탑을 쌓듯, 하나하나 공들인 활동으로 K팝신에서 '대체불가' 영역을 이뤘고, 매 앨범 타이틀곡부터 수록곡까지 뭐 하나 빼놓을 것 없는 '웰메이드 퀄리티'로 '믿고 듣는 온앤오프', '명곡 맛집' 수식어까지 구축했으나 황현은 아직 목이 마르다.

황현은 "사람들이 온앤오프를, 아이들의 실력을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 가끔씩은 화가 난다. 온앤오프를 몰라주는 게 화가 난다"라며 "결국 음악의 힘은 온앤오프로 느껴보고 싶다. 온앤오프도 마찬가지겠지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온앤오프가 결국은 해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음악이나 영화나 이런 건 졌지만 잘 싸웠다는 게 되지만 온앤오프는 멤버들의 현재 인생이니까 잘 싸운 건 없고, 그냥 진 것만 있다. 그래서 더 이상의 정신 승리는 안 된다.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건 멤버들의 청춘과 함께 자기의 청춘도 함께한 것 아닌가. 이들의 청춘이 모두 예뻤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피겨여왕' 김연아의 명언인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라는 말은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 '황토벤'의 지금을 만든 것 역시 일단 가보는 태도다. 당장 자신에게 주어진 일과 음악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다는 그는 "요즘에 사람들이 안 하는 음악이 뭘까, 사람들에게 잠깐 잊혀진 음악이 뭘까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바빠서 SNS도 많이 안 하고 이래서 제 근황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 제가 너무 외부에 나를 알리지 않았구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라며 "저를 궁금해하셨던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건 모노트리가 글로벌 음악 회사로 성장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라고 했다.

황현이 자신만큼 아끼는 온앤오프가 아이돌 최초의 동시기 입대와 전역을 한 후 2막을 맞은 시기에 모노트리 역시 새로운 챕터를 맞이했다는 것은 운명이라고 믿고 싶은 신기한 공통점이다. 그는 "온앤오프가 2막을 시작할 때 저도 새로운 새 막을 열었다는 게 너무나 신기하다"라고 했다.

이어 "나름의 목표가 생긴 게 K팝이 음악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많은 A&R 분들이 지금도 '곡을 주세요'라고 하고 있지만, 글로벌하게 뻗어나가고 싶다는 거다. 저도 한국 가수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태국 가수분들의 프로듀싱을 하긴 했다. 하지만 이 넓은 지구에 있는 더 많은 분들과 작업하고 싶다. 그런 것들이 서울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자연스러워져야 할 것 같고, 그게 목표"라고 글로벌 시장 속 활약을 예고했다.

▲ 작곡가 황현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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